미술

티치아노

뚝틀이 2013. 4. 16. 11:05

티치아노Tiziano Vecelli(?未詳 - 1576, 英美에서는 Titian),

이 사람은 내게 미술에 또 그리스-로마 신화에 눈뜨게 한 은인이다. 

 

 

파리에 처음 갔을 때.

루브르 박물관이란 곳은 들러야하는 필수 코스 아니던가.

그냥 한 번 빙 둘러 볼 생각으로 들어가

‘이’ 그림 ‘저’ 그림 쭉 들러보다,

발걸음을 딱 멈춘다.

 

이 그림을 보던 순간,

거의 몸을 떨 정도의 그 압도적 감동.

무슨 말이 필요하랴.

 

 

 

밖에 나와 그림엽서 사들고

거기에 인쇄된 이름 티치아노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Crowning with Thorns, 1542  

 

 

 

 

 

취리히Zürich에 둥지를 틀고, 그 다음에 갔던 뮌헨München.

 

 

 

박물관인지도 모르고

일단 들어가고부터봤던

Alte Pinakothek.

 

거기에서 ‘또’ 만난

이 그림.

 

그 당시엔,

당연히,

같은 그림인 줄

알았었다.

 

(지금 보면

 구도,배경, 표정, 자세,

 그리고 '붓질'이...)

 

 어쨌든,

 그후,

 내 여행에서

'해야할 일'의

 비중이 바뀐다.

 크게 바뀐다.

 

‘길거리 관광’에서

 박물관 순회에

 더 무게가 실리며...

 

The Crowning with Thorn, 1570-75

 

 

 

마드리드에 갔을 땐 돈키호테의 동상이 서있는 광장 근처 한 번 휘 둘러보고,

곧바로 프라도 박물관Museo del Prado으로.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스...

그런데, 혹 여기에도 티치아노 그림이? 그의 자화상을 그곳에서 만났다. 

 

그런데, 거기에 걸려있던 이 그림, 'Danae'. 

아마 그저 무슨 외설물 정도로 알았을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티치아노.

공주는 있으나 왕자가 없어 걱정을 하던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우스, 그가 듣는 신탁,땅 끝에서 온 외손자에게 살해당할 것이라.

겁이 난 왕, 처녀인 딸이 아이를 낳지 못하게

청동 탑에 가두지만,

'바람둥이' 제우스는

金비로 모습을 바꾸어 그 곳에 스며들어

다나에를 임신시키는데

그녀가 낳은 아들이 바로 영웅 페르세우스.

딸과 외손자를 차마 죽일 수 없는 왕은

이 둘을 상자에 넣어 바다로 던져 버리는데...  상자가 바닷가에 닿고, 어부가 키워...

그 후.....

창던지기 대회에 참가한 페르세우스가 던진 창이 우연히 그 자리에 와 있던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우스를 꿰뚫고....

Danaë and the Shower of Gold, 1554

 

 

지금이야 이렇게 다나에Δανάη가 페르세우스Περσεύς의 어머니라는 것도 알고,

클림트Gustav Klimt의 그림 'Danaë'조차  알고있지만,

그때 느낌, 세상에, 이런 큼지막한 ‘나체’ 그림이....

사실 그 전에는 매년 덕수궁에서 열리는 국립미전이나 가봤을 정도였고,

서양미술을 접해 본 것이라곤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얌전한’ 그림이나 ‘교양’을 위해 사들곤 한 포켓북의 작은 그림들이 전부였는데...

귀국하자마자 제일 먼저 산 책이 그리스-로마 신화. 그럼 그 전엔? 그런 것에 필요성 전혀 못 느꼈었다.

독재타도 구호 외치며 길거리로 나가기에 정신없었고 또 등록금 마련 아르바이트에 몸이 가라앉을 판인데 무슨 얼어 죽을...

    

 

 

티치아노의 출생년도는 아무도 모른다. 본인은 1474년생이라 했다지만

그의 활동내역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은 73년부터 90년까지 다양하다.

사실 그런 것은 ‘나이’를 따질 때나 필요하고, 여기선 그저,

그가 살던 당시 베네치아 공화국은 경제적 또 문화적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그의 창작시기는 베네치아 회화의 황금기와 맞아 떨어졌다는 그 정도 사실만이....

 

9살 때부터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성인이 되기 전’ 어느 땐가 당시 베네치아 최고의 화가 지오르지오네Giorgione의 문하생이 됨.

 

그의 ‘초기 작품’이다. 오랫동안 지오르지오네의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고.

                                          Christ Carrying the Cross, 1505

 

1513년에 자신의 작업장을 열었을 때 그린 그림들.

                                                     Sacred and Profane Love, about 1514

 

 

 

 

모델료를 지불할 여유가 없었던 당시의그.

아마도 대개의 화가들이 그랬듯이

창녀들을 모델로 썼지 않았을까, 그런 설명.

 

 

어쨌든 聖畵 속 인물들도

‘예쁘게’ 그려야한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Salome(Judith), 1515 

 

 

 

이 시기, 그는 지오르지오네風의 화법에서 벗어나려 애를 쓴다.

더구나, 지오르지오네가 1510년에 또 벨리니가 1516년에 세상을 떠난 후, 이제 ‘라이벌’과의 작업 비교 평가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그의 ‘새 스타일’ 첫 번째 작품인, '성모 승천'.

   

 

 

 

 

 

 

 

 

 

 

 

 

 

 

 

 

Basilica di Santa Maria Gloriosa dei Frari의

높은 제단에 그린 이 그림이

당시 화단에 충격을 주었다고.

 

지상과 천국,

일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

이들이 각 ‘층’에 대비되며...

  

 

 

 

Assunta(the Assumption of the Virgin), 1516–1518

 

 

 

이 작업을 눈여겨본 주교는 그를 벨리니의 후임자로 세운다.

 

 

                                          

멀리 배경에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떠난

테세우스의 배가 보이는데,

 

한 눈에 그녀에 반한 酒神 박카스가

치타가 끌던 마차에서 뛰어내리자

그녀가 피하려 한다. ....

 

결국 그녀는 하늘에 올려져

‘왕관자리’에...

(이 별자리 자세히 보려는 내게 

 망원경 지름신이...)

 

 

 

 

 

 

 

 

 

Bacchus and Ariadne, 1520–23

 

 

 

그의 명성은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작업의뢰는 밀리고, 일에 진척이 없는데 불만인 의뢰자는 돈을 돌려받았다가 다시 돌려주며 부탁하고....

또 그의 작품을 소장하려는 여러 귀족가문에서는 압력까지 넣어가며....

 

 

1533년 그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 5세로부터 궁정화가로 임명된다.

 

 

 

 

 

 

 

 

 

 

 

 

 

 

 

 

 

 

 

 

 

 

 

 

state portrait of Emperor Charles V, 1548

 

 

(그림이 마음에 든 황제, 그에게 작위를 내린다.)

 

 

 

    

티치아노의 그림 중에 가장 선정적이라고 이야기되는 이 그림, '비너스'. 

  

                                                     The Venus of Urbino, 1538

‘가벼운’ 설명 하나, ‘Art & Critique'에서 옮겨온다.

“The lush, naked Venus directs at the viewer a liquid gaze full of sweet surrender and yearning tenderness.

 She seems to be completely at ease with her inclined to corpulence form,

 displaying a confidence and openness that make her even more charming and desirable;

 her body, tilted slightly towards the viewer, throat exposed, lies in a pose of suggestion, or perhaps a demand.”

   (후에 마네가 이 그림과 ‘같은 분위기’의 ‘올랭피아’를 그렸다가 말도 못하게...)

 

 

1545년, 티치아노는 교황 바오로 3세의 초청을 받아서 로마를 방문하고,

1548년, 카를Karl V세와 그의 아들 필립Philip II세를 따라서 제국의회가 있는 아우구스부르크Augusburg로 가,

           그 후엔 죽을 때까지 필립 2세의 일만 맡는다.

 

    

 

큐피드가 자고 있는 장면이 의미하듯,

아도니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는 비너스.

아도니스는 결국 이 사냥 길에서....

 

 

 

 

 

 

 

 

 

Venus and Adonis, 1555-1560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우리 집 오는 아이들에게

하늘 별자리 보며

내 즐겨 들려주는 이야기.

 

예날 옛적

이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가 있었는데....

 

그의 부인 카시오페이아

자기가  네레이드 못지않게

아름답다고 뽐내다가

海神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홍수가... 괴물이... 재앙이....

 

결국,

공주를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라는

신탁에 따라,

안드로메다

해변 바위에 묶어 두는데....

 

 

Perseus and Andromeda, 1554

 

 

페가수스를 타고 날아가던    

페르세우스가     

저 아래 묶여있는     

안드로메다를 보고     

그녀를 구출해...  

 

해피엔딩?    

 

화가난      

포세이돈은      

카시오페이아를      

하늘로 올려      

케페우스 왕 옆      

의자에 앉혀      

거꾸로 매달리게....  

 

허영의 대가란.... .

 

 

 

 

 

아르테미스와 칼리스토

이번엔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칼리스토Callisto

목욕神 아르테미스(Diana)를 섬겨,

평생 처녀로 남아있기로 맹세하는데,

또 제우스가 말썽을...

아르테미스의 모습으로 변해...

 

아이 가진 것이 탄로나 쫓겨난 그녀,

동굴에서, 아르카스를 낳고 키우는데.... 

 

제우스의 부인 헤라가 그걸 알게 돼,

칼리스토를 곰으로!

 

어느 농부가  남겨진 아르카스를 발견해

훌륭한 사냥꾼으로 키웠는데... 

 

숲에서 홀로 지내던 곰 칼리스토,

어느 날 아르카스를 보게 되고,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지만,

 

자기 어머니라고 알아볼 리 없는 아들은

잔뜩 겁에 질려 활을....  여기서 잠깐!

 

Diana and Callisto, 1556-1559

 

      (경매에 나온 이 작품의 감정 결과, 어디엔가 하청을 주었던 모양이라고... 

       커튼부분이 너무 싸구려 물감으로... 티치아노, 이 무렵 나이가 나이였었나?)

(자기 제우스)아들이

어머니를 죽이게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

이 둘을 하늘에 올려

큰곰자리작은곰자리로 만들었다고....

 

 

이제 다시 성화 한 점.

                      A Sacred Conversation Madonna & Child with Saints Luke and Catherine of Alexandria, 1560

 

 

유럽이 잉태되는 순간 

                                           The Rape of Europa, 1562

 

聖 수태고지 

     

                         Annunciation, 1564                                                Titian Self-Portrait, c.1567

 

  

  

    

 

 

 

 

 

"Three Ages of Man"

 youth는dog,

 maturity는 lion,

 old는 wolf... 

 

 글쎄...

 

 

 

 

 

 

 

 

 

 

 

 

The Allegory of Age Governed by Prudence,

c. 1565–1570

  

 

이번엔, '루크레치아'

  

 

한밤중에 방에 침입한 남자의 말.

 

"내 요구에 응하던지 거절하든지 그건 너의 선택.

 만약 거절한다면 너와 네 노예를 죽이고

 불륜장면을 목격한 내가 분노에 차서 그랬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겠다. "

 

 몸을 허락할 수밖에 없는 이 여인,

 다음날 아침 남편에게 또 아버지에게

 겁탈당한 내용을 상세하게 들려준 후,

 

복수를 부탁하면서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 자살하는데

 

여인은 로마귀족 루크레치아,

남자는 로마王 타르킨의 아들.

 

분노한 로마시민들은 왕을 추방하고 공화정을 세우고...

(BC 509년)

실화 반 전설 반의 고대 로마 이야기.

 

 

 

 

Tarquin and Lucretia, 1571  

 

 

 

 

악테온의 죽음

사냥꾼 악테온이 어쩌다

요정들에 둘러싸여 목욕을 하고 있는

여신 아테나의 裸身을 보게 된다.

 

어떤 인간도

자신의 나신을 봤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 여신은

쫓아가는 요정들을 피해 도망가는 그를

숫양으로 변하게 한다.

 

자기 사냥개들의 짖으며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반가워하는 악테온,

 

그는 아직

자기 몸이 숫양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니.....

 

(일설에 의하면 목욕과는 상관없고,

자신의 사냥 솜씨를 너무 뽐내는

악테온을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그냥 놔둘 수 없어서...)

 

The Death of Actaeon, 1559-1575

 

 

오만의 대가

사티로스는  

술의 신 박카스를 수행하는

半人半獸.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염소)

술과 여자를 좋아함(satyric:好色漢).

 

사티로스,  마르시아스는

여신 아테네가 버린

피리를 줍는 ‘행운’을 얻는다.

열심히 연습해 우쭐해진 그,

아폴론에게 연주실력을 겨루자 제안.

심판은 뮤즈가 맡고,

패배자는 승리자의 처분에 따르기로.

 

한 차례씩 연주, 무승부.

아폴론의 제의, 

악기를 거꾸로 쥐고 연주하자고.

 

아폴론은 리라를 거꾸로 쥐고 연주,

그러나 피리는 거꾸로 쥐고는...

마르시아스가 패배.

 

승리한 아폴론,

마르시아스를 나무에 묶은 채

살가죽을 모두 벗겼고,

마르시아스의 몸에서 흐르는 피는

그를 불쌍히 여기는 이들이 흘리는 눈물과 합쳐져서 강이 되었는데,

그 강이 마르시아스강.

    

The Flaying of Marsyas, 1575

 

 

 

1575년, 이제 노쇠해진 그.

           자기가 그렇게도 아끼던 Crucifix in the Frari에 묻히고 싶어, 그 성당에 ‘피에타’ 헌정.

           그런데 그 그림에 자기와 자기 아들을 그려 넣었다고. 

      

                                                    Pietà, 1575

 

1576년, 페스트 창궐, 사망. 

           그의 대저택은 이때 도둑들이 ‘창궐’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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