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크누트 함순의 ‘흙’

뚝틀이 2016. 1. 7. 01:38

Knut Hamsun(1859-1952), Growth of the Soil 1917

 

미국 어린이들의 역사책을 읽은 적이 있다.

옛날 옛적에 사람들이 베링해협을 건너..... 들판에 밭을 일구고,

거기에서 걷어낸 돌들로 짐승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울타리를 쌓고..... 사과나무를 심고.... 마을 한 가운데에 교회를 세우고....  

 

노벨문학상은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게 주는 것이지만, 그래도 함순은 이 작품으로 수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은 자들의 판단력이 흔들리곤 한다는 사실을 여러 곳에서 보곤 하지만,

함순도 자기 정도가 되면 ‘민족의 갈 길’에 대해 한 마디 해야한다고 생각했는지,

적극적으로 나치의 앞잡이로 나섰다가, 결국 ‘민족의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그래도 궁금했다. 이 사람이 쓴 노르웨이 판 ‘서부 개척사’는 어떨까.

     The long, long road over the moors and up into the forest—who trod it into being first of all?

     Man, a human being, the first that came here. There was no path before he came.

     Afterward, some beast or other, following the faint tracks over marsh and moorland, wearing them deeper;

     after these again some Lapp gained scent of the path, and took that way from field to field, looking to his reindeer.

     Thus was made the road through the great Almenning—the common tracts without an owner; no-man's-land.....

역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도 있을까, 타임머신에 실려 여행을 했던 그때 그 경이로운 느낌이 되살아난다.

‘완벽하게 느린’ 이야기 진행. 하지만 전혀 답답하지가 않다. 아니 오히려 차분하게 읽힌다.

‘긴박감’ 그런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까지 밋밋한 것은 아니다.

‘순박한 시골노인’이 들려주는 '사회사 이야기'라고나 할까?

 

 

-제1부-

 

황야를 건너질러 숲으로 향하는 길고 긴 길, 여기를 처음으로 걸어 들어간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그가 오기 전에는 당연히 길이란 것이 없었겠죠.

그가 지나간 길을 짐승들도 밟았을 겁니다.

황야와 늪을 가로지르는 희미한 자국들이 점점 더 깊어졌겠죠?

그 후, 아마, 순록을 찾아 산과 들을 헤매던 라플란드Lapp 사람들이 이 길 냄새를 맡았을 겁니다.

주인 없는 땅, 그 거대한 알메닝Almenning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시작되었을 겁니다.

 

숲속으로 한 사람이 들어섭니다.

그가 한 때 감옥에 있던 사람인지, 아니면 마음의 평화를 찾기 원하는 철학지인지, 그건 모를 일입니다.

나무들이 얼마나 알차게 들어서있는지, 땅은 비옥한지, 물에서는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지,

그가 살피며 걷고 또 걷습니다.

마을에서 하루 이틀 거리 정도 떨어진 곳,

바위가 모자채양처럼 튀어나와 비를 가려주는 곳에 그가 멈춰 서더니,

메고 다니던 톱을 꺼내 나무를 자르기 시작합니다. 집을 지을 목재를 마련하는 것이죠.

 

때때로 유목민이 그가 잡은 터를 지나가곤 하는데, 그들에게 던지곤 하는 그의 물음은 정해져 있습니다.

    "혹시 이 근처에 여기 와서 일을 도와줄 여인은 없을까요?"

글쎄, 이런 외진 곳에서 원시생활을 하는 것도 마다않을 여자가 있기는 있을까요?

 

어느 날 한 여인이 옵니다. 지나가는 길에 들렸답니다.

물론 여기는 ‘지나가는’ 길목 그런 곳은 아닙니다.

다음 날 아침이 지났는데도 여자는 떠나지 않습니다.

여자의 이름은 잉어Inger, 남자의 이름은 이삭Isak입니다.

 

남자는 말이 없습니다. ‘과묵함’으로 표현되는 것보다 더 말이 없습니다. 그저 짐승같이 일만 합니다.

여자도 투박함이 타고난 자기 스타일인 듯 보입니다. 무슨 일이든 억척같이 다 해냅니다.

글쎄 이런 사이를 ‘운명의 동지’라고나 할까요?

사랑은 바보도 현자로 만듭니다.

잉어에게 단 하나 흠이 있다면 그녀가 언청이라는 사실.

말할 땐 얼굴을 돌리지만, 쉿 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 男과 女는 염소를 키워 젖을 얻고, 땅을 갈아 감자밭 옥수수밭을 일궈냅니다.

남자는 틈날 때마다 나무를 베어놓았다, 한 번 왕복에 며칠 씩 걸리는 마을로 내려가 팔곤 합니다.

이번엔 그녀가 집을 비우더니, 며칠이 지난 후에 소 한 마리를 끌고 옵니다.

자기가 키우던 소라고 하는데, 남자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부인이 ‘꼭’ 필요한 것이라며 목록을 적어주며 남편을 마을로 보냅니다.

이삭이 며칠 후 그것들을 사 돌아오니, 그녀 품에 아기가 안겨 있습니다.

그들의 첫아들 엘레세우스Eleseus의 모습입니다.

 

얼마 후, 여자의 먼 친척이라는 올리네Oline가 이곳을 찾아옵니다.

그녀는 이 두 사람이 사는 모습 그 ‘풍족함’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봅니다.

남편이 궁금한 것부터 물으니, 그 소는 자기가 키우던 것이 맞다고 합니다. 남자의 ‘묵은 체증’이 풀립니다.

올리네는 두 사람의 결혼신고도 맡아 처리해주고, 아기가 세례를 받도록 하는 절차도 밟아줍니다.

 

다음 해, 여자는 다시 남자를 심부름 보내고, 둘째 아이 시베르트Sivert를 낳습니다.

첫 아이 때와 마찬가지 진행이었습니다.

올리네가 또 옵니다.

그런데 그녀의 짐 속에 토끼(hare)가 있습니다.

 

또 해가 바뀌고 어느 날, 여자는 남자를 마을로 보내고∙∙∙∙∙∙∙

거기까지는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애기엄마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집니다.

아기가 언청이(harelip)입니다. 그녀가 아기를∙∙∙∙∙∙∙∙

돌아온 남편,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남자는 말을 아낍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올리네가 찾아와 며칠 머무르는데,

어느 날 두 여인 사이에 험악한 ‘토끼논쟁’이 벌어집니다.

그 며칠 사이에 ‘올빼미’ 같은 올리네가 아기가 유기된 곳을 찾아냈던 것입니다.

 

 

* * * * *

 

‘나라’로부터 땅을 불하받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이삭의 땅은 대략 사방 1km.

담당공무원은 가이슬러Geissler와 브레데Brede, 그들이 이삭의 목장에 지어준 이름은 셀란라Sellanraa입니다.

가이슬러가 이 집에 왔다가 아이들이 가지고노는 ‘돌멩이’를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부부의 재산이 계속 불어납니다. 염소와 양은 물론 이젠 소와 말까지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동물우리에 유리창을 끼워 넣으니, 분위기가 훨씬 밝아집니다.

부부는 이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시계까지 들여놓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혹 올리네가 밀고하지나 않을까 불안에 떨며 지냅니다.

사랑은 현자도 바보로 만듭니다. 그럴수록 두 사람의 서로 아끼는 마음은 더욱더욱 짙어만 갑니다.

결국, 잉어는 영아살해죄로 8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임산부의 몸인데도 트론이엄Trondhjem 감옥소에 갇힙니다.

 

올리네는 떠나지 앉고 셀란라에 머무르면서 허드렛일을 봐주는데, 그녀의 빼돌리기가 계속됩니다.

치즈도 없어지고 염소도 양도 사라지지만 현장을 잡을 수도 없고 내밀 증거도 없는 이삭으로선 어쩔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일손 하나가 아쉬운 정황상 이삭은 올리네의 머무름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목소리 높여 양의 마리수를 세는 것인데,

그때마다 올리네는 못 들은 척 못 본 척 딴청합니다.

 

셀란라 아래쪽에 새로운 정착민이 들어옵니다.

땅을 사서 들어온 사람은 브레데, 가이슬러의 조수였던 사람입니다.

자기 상관 가이슬러가 눈독 들였던 '돌멩이' 그 광석을 탐내하던 브레데,

상관이 공금횡령으로 자리에서 쫓겨나자, 이때다 하고 들어와, 근거지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이삭은, 어떤 개간 작업도 않고 '빈둥대기만 하는' 이 사람이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가이슬러가 이삭을 찾아오곤 합니다.

‘친절하고 자상한’ 그는 아이들에게 선물도 사주고,

또 부인 잉어의 감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합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잉어가 딸 레오폴디네Leopoldine를 데리고 옵니다.

언청이 수술 후 달라진 그녀의 모습, 예전 ‘여장부 일꾼’ 그 흔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니, 얼굴뿐이 아닙니다. 이젠 말투와 사고방식까지 바뀌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감옥소에서 배운 재봉기술로 예쁜 옷 예쁜 장식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곤 합니다.

사람들에게 감옥소 '경력'이 마치 '세상을 본 경험'이라도 되는 양, 아니 6년간 학교라도 다닌 양, 떠들곤 합니다.

하긴 거기서 남편과는 비교될 수도 없는 ‘높은’ 사람들을 보았고, 또 그 ‘웅장한’ 교회를 봤으니,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그녀가, 도시사람들이 다 그러하듯, 자기에게도 하녀가 하나 있어야겠답니다.

 

가이슬러가 결국 이삭에게 ‘거금(사실은 푼돈)’을 쥐어주며 그의 땅 일부를 사들입니다.

‘순박한’ 이삭은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그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판 것입니다.

 

 

* * * * *

 

이곳에 커다란 변화가 밀려옵니다.

스웨덴으로 건너가는 통신선로 가설을 위한 전신주 공사가 시작되고, 수많은 인부들이 몰려옵니다.

부부가 그들에게 숙소를 빌려주고 우유와 치즈를 팔면서 돈을 쌓아갑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이곳 ‘유일 여성’인 잉어의 인기가 치솟는다는 것.

 

이삭에게 통신선로 점검과 보수를 맡아달라는 제의가 회사로부터 들어오지만, 그는 지금 하는 일도 힘에 부치다며 거절합니다.

농사를 짓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이런 기회를 마다하는 이삭,  그들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잉어가 자주 ‘자리’를 비웁니다. 그녀와 눈이 맞은 사람은 브레데.

그는 이삭과는 달리 여기 높은 임금에 끌려 농장일은 완전히 접었습니다.

높은 임금 못지않게 그를 이리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잉어에 대한 흑심입니다.

그가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잉어가 교도소 생활을 했다는 것.

 

또 새로 들어온 정착민, 악셀 스트룀Axel Ström, 이 사람은 독신입니다.

이삭이 그랬던 것처럼 이 사람 역시 ‘파트너’가 될 여자를 구한다는 소문을 사방에 내보지만, 성과가 없습니다.

브레데가 그에게 가 자기 딸 바르보Barbo를 하녀로 쓰는 것은 어떻겠냐고 합니다.

도시에서 '의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딸을 불러들이기 위해서입니다.

삐쩍 마른 바르보. 악셀은 이 여자의 ‘도시 여자’ 풍모에 반해버리고,

어쩌면 이 여자와 결혼을 하게될지도 모릅니다.

 

행방이 묘연하던 가이슬러가 다시 나타나 자기가 샀던 땅을 거액에 팔면서,

그 거래 상대방에게 매매가격의 1/10을 이삭에게 ‘권리금’으로 지불하게 만듭니다.

 

다시는 아이를 갖지 않겠다던 잉어에게 아기가 또 태어납니다.

아기 이름은 레베카Rebecca.

이제 이삭도 어쩔 수 없어 하녀를 들여놓습니다. 하녀의 이름은 옌신Jensine.

 

잉어는 아들 엘레세우스를 도시로 내보내 일을 배우게 하는데,

아들은 '도시생활'에 필요한 돈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엄마는 남편 몰래 돈을 빼내 보내곤 합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삭.

하지만, 언변이 늘어난 잉어를 이제 말로 당할 도리가 없습니다.

분을 참지 못한 그가 그녀를 공중 높이 쳐들었다가∙∙∙∙ ∙∙∙∙ 그냥 땅에다 쾅 내려놓습니다.

그 후로는 그녀가 몰라보게 고분고분해집니다.

 

이삭의 큰아들 엘레세우스가 '악셀의' 바르브로에게 눈독을 들입니다.

바르브로도 자기의 ‘유일한 사진’까지 그에게 주며 마음을 여는 것처럼 보입니다.

 

올리네가 또 얼굴을 내밀고, 숨넘어가듯 소식을 전합니다.

시베르트가 죽어가는데, 자기와 같은 이름의 이 집 작은 아들에게 ‘엄청난 부’를 넘겨주려한다고.

시베르트가 서둘러 그곳으로 가보지만 그는 죽어가기는커녕 정정하기만 합니다.

할 일이 많다며 다시 발길을 돌리는 조카에게 외삼촌이 실망,

대신 형 엘레세우스를 이리로 보내라 합니다.

엘레세우스가 단숨에 그리로 달려갑니다.

 

'일'이라는 것엔 관심이 없던 브레데는 이제 파산상태,

그의 집과 땅이 그동안 그에게 돈을 빌려줬던 은행과 그가 물건을 가져오곤 했던 상점주인들에 의해 차압됩니다.

이삭이 이 물건에 관심을 보입니다. 몰라보게 착실하진 엘레세우스에게 사줄까 하는 마음에서죠.

하지만 요즘 달라진 이 아들, 사실은 마음을 잡은 것은 아니라,

도시에서 지게 된 빚을 갚으려 아버지에게 손을 벌리려 연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엄마는 이 ‘배운’ 아들을 시골에서 썩히지 않고 도시로 내보내 관리로 만들려는 생각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어느 날, ‘복잡하기 짝이 없는’ 비싼 제초기를 들여온 날,

그 ‘복잡한’ 매뉴얼을 읽어나가며 기계를 작동시키는 아들의 모습을 본 아버지,

이제 그를 붙잡아둘 생각을 접고, 따라서 브레데의 농장 경매에 참여하려던 마음 또한 접게 됩니다.

그 농장은 바르브로와 결혼을 꿈꾸는 악셀이, ‘장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에, 낙찰 받습니다.

 

-제2부-

 

악셀과 바르브로 사이의 갈등이 계속됩니다.

브레데의 가족은 그 집에 계속 살고 있고, 바르브로는 계속 가족에게 돈을 빼돌립니다.

이제는 아예 적반하장입니다. “당신이 아버지의 집을 빼앗은 것으로도 모자라, 그의 밥줄까지 끊지 않았어?”

브레데가 근무태만으로 해고당하고, 악셀이 그 일을 두 배의 보수로 맡은 것을 말함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르브로가 사라집니다.

처음에는 물에 빠져 아기를 사산했다고 하다가,

원치 않는 아기를 버리는 것은 도시사람들은 죄로 여기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그녀 자신에게 이미 이런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납니다.

 

바르브로가 치과에 가겠다며 집을 나서자,

악셀은 그녀가 멀리 갈 수 없도록 돈을 ‘아주 조금’만 줍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그녀가 베르겐Bergen에 가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악셀이 이제 브레데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하는데, 브레데는 어떻게든 이 겨울은 좀 나게 해달라고 합니다.

 

악셀이 벌목작업 중에 나무에 깔립니다.

바로 눈앞에 있는 도끼가 있지만, 손이 거기에 미치지 못합니다.

눈이 계속 내리며 그의 몸을 덮어, 이대로 가면 그냥 눈 속에 묻혀버릴 상황인데, 마침 브레데가 그 옆을 지나,

악셀이 그에게 살려달라고 외치지만 그는 못 그냥 들은 체 사라집니다.

 

무슨 일이 있는 곳엔 항상 ‘귀신같이’ 나타나곤 하는 올리네, 그녀가 어떻게 알았는지 악셀에게 다가옵니다.

그녀가 눈을 헤치고 도끼를 찾아주고, 악셀이 한쪽 다리가 마비된 상태로 나옵니다.

그러자 브레데가 얼굴을 내밀더니, 자기는 몰랐었다고 시치미를 뗍니다.

악셀은 처음에는 그의 도움 제의를 거절하지만,

혼자서는 걸을 수 없는 그, 결국 그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 * * * *

 

또 한 사람, 아론센Aronsen이 이곳으로 들어오는데,

이 사람은 개간이니 농사니 그런 것은 전혀 모르고, 고기잡이로 한 몫 벌었다는데, 넓은 정원부터 꾸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대한’ 상점을 짓더니 간판을 내겁니다. 상호는 스토르보그Storborg.

여섯 가구 밖에 없는 이곳에 이렇게 큰 상점을 짓다니∙∙∙∙∙∙∙∙

사람들은 의아하면서도, 어쨌든 이제 이곳 생활도 편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엘레세우스가 다시 도시로 나가지만, 그가 염두에 두었던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차지했습니다.

겉멋만 들린 그, 과시욕에 가진 돈은 금방 바닥이 납니다.

하지만, 이제는 엄마도 어쩔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돈을 보낼 수 없다는 아버지의 말을 전할 뿐입니다.

아들은 차라리 도시에서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희망이 없는 산골에는 다시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이삭은 자기 농장에 집계속 을 지어나갑니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석조건물을 짓는데, 거기에는 당연히 전문 일꾼이 필요합니다.

 

그때 또 ‘일’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광산 일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잉어는 그들에게 우유와 음식을 팝니다.

잉어가 착실한 부인이 되었다고요? 천만에. 그동안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이번에는 노래도 한 가닥 이야기도 구수하게 잘하는 구스타프Gustaf와 눈이 맞습니다.

아론센, 그에게는 이 광산에 대한 사전정보가 있었던 모양, ‘아낄 줄 모르는’ 일꾼들로부터 돈을 긁어 담습니다.

 

‘앞을 내다보는’ 또 한 사람, 그는 당연히 가이슬러입니다.

이 구리 광산 주변의 땅은 그가 이미 다 매입해놓은 상태입니다.

광산회사가 그의 땅을 매입하려 하자 100만 크로네를 요구하고, 회사가 꿈쩍도 않자 25만 크로네를 부르지만,

회사 쪽에서는 2만5천 크로네에서 꼼짝 않고, 결국 흥정은 깨지고 맙니다.

시굴작업도 중단되고, 사람들이 다 떠나가는데,

잉어는 어떻게든 떠나는 구스타프를 붙잡아보려 하지만,

그는 '어떤 일에도 끝이 있는 법'이라며 가볍게 굿바이하고 사라집니다.

 

 

* * * * *

 

갑자기 조용해진 이곳. 쓸쓸한 분위기만 감돕니다.

아론센이 상점을 처분하려 하지만 원매자가 없습니다.

 

잉어가 구스타프에서 깨어나 이삭에게 고백을 하려하지만,

여기 이 집에는 이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사라진지 오랩니다.

 

시베르트 아저씨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에게 ‘엄청난 부’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빚만 남겼습니다.

올리네는, 어떻게 자기에게 한 푼도 남겨놓지 않을 수 있는지, 그를 원망합니다.

 

이 스토르보그의 수석점원 안드레센Andresen이 이삭의 딸 레오폴디네에게 마음을 두고 있습니다.

이삭은, 어쩌면 아들 엘레세우스가 이 가게를 사서 맡기겠다고 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브레데의 자리로 악셀의 동생 프레드릭Fredrik이 들어옵니다.

 

바르브로의 영아살해사건이 결국 노출됩니다.

마을의 유지 하이에달Heyerdahl 부인이 변론에 나섭니다.

부인의 능변으로 재판 분위기가 바뀌며, 이제는 오히려 엉뚱하게 악셀에게 죄가 씌워질 상황이 되는데,

    (이 변론 부분이 아주 길다. 미혼모 입장에서의 이야기가 女權 전반적인 문제로 번지게 되고......

     같은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도.... 당시는 문학이 민중을 계몽하던 시대.)

가이슬러가 나서서야 엑셀이 그 위험성에서 겨우 벗어납니다.

결국 바르브로도 무죄, 악셀도 무죄.

올리네가 분노합니다.

    ‘이유가 이해도 될 수 있는’ 누구는 8년형을 받았는데∙∙∙∙∙∙∙.

그녀는 지금 악셀의 집에서 ‘생명을 구해준 은인’ 자격으로 일을 도와주고 있는 중입니다.

 

상점주인 아론센이 여론조성 작업에 나섭니다.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원흉은 가이슬러다.

     그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고집하는 바람에 회사가 철수했다.

하지만 그는 견디지 못하고 그 상점을 ‘헐값’에 이삭에게 넘깁니다.

그런데, 가이슬러가 결국 그 땅을 팔고, 이제 광산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문이 나,

다급해진 아론센, ‘웃돈’을 얹어줄 테니 다시 팔라고 사정하지만, 엘레세우스는 그럴 수야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광산에 거는 희망은 다 헛된 것으로 드러납니다.

이번에는 공사가 그 반대편인 스웨덴 쪽 바닷가로부터 진행되어오기 때문에 이곳 상권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이삭은 이제 이곳에 또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 어느 새 도합 10개의 농장이 생긴다는 사실을 반깁니다.

 

사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는 엘레세우스,

달라는 대로 다 외상을 주다가, 이삭의 현금재산까지 날립니다.

이젠 이삭도 예전 같으면 가뿐히 옮겼을 바위조차 어쩌지 못할 만큼 부쩍 늙었습니다.

잉어에게는 시베르트와의 하녀 옌신의 관계가 걱정, 그 하녀의 존재가 자꾸 눈에 거슬리는데,

이번엔 입장이 바뀌어 이삭이 그녀를 내보내는데 반대합니다.

 

바르브로는 자기를 구해준 하이에달 집에서 하녀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성은 어쩔 수 없어 밤마다 자리를 비우다 결국 부인에게 발각되어 쫓겨납니다.

이제 정말로 갈 곳이 없어진 그녀, 사람들 눈길을 피하느라 비를 쭉 맞으며 밤길을 걸어 악셀의 집에 도착합니다.

올리네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악셀은 돌아온 그녀가 반갑기만 합니다.

올리네와 바르브로 사이에 말싸움이 벌어지고,

결국 올리네가 쫓겨나게 되는데,

그녀는 그날 밤에 죽습니다.

 

이삭은 부인이 쫓아낸 하녀 옌신을 찾아 나섭니다.

엘레세우스가 그를 따라나서는데, 그들이 묵은 곳은 브레데가 운영하는 여관.

엘레세우스가 그 여관에 자기 트렁크를 맡기고, 곧 다시 와 찾아가겠다고 한 후,

아버지의 눈에 띄지 않게, 뒤에 쳐져, 옌신을 데려가는 그를 따라가 집에 도착하자,

동생 시베르트에게, 자기는 이제 미국으로 떠난다며, 아버지 몰래 엄마를 불러내 달라고 합니다.

형을 만류하던 동생, 할 수 없이 안으로 들어가더니, 얼마 안 있어 ‘돈 보따리’ 하나를 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엄마가 아니라 아버지가 준 것, 아버지는 더 이상 말릴 생각이 없다며 아들을 축복해줍니다.

 

 

* * * * *

 

가게는 예상대로 레오폴디네와 결혼할 지도 모르는 안드레센이 맡게 되었습니다.

그가 혹시 있을지 모르는 고객을 찾아 물건을 팔러 산으로 올라가는데, 시베르트도 그를 따라나섭니다.

둘은 거기서 가이슬러를 만납니다. 그가 들려주는 말,

    "My son about your own age.... I'm more a sort of fog.

     Know what's the right thing to do, but don't do it. But he's the lightning....."

    (이어지는 ‘긴’ 이야기.

     성실한 사람, 너의 아버지 또 너... 등 등장인물' 정리로,

     현대소설이었다면 작가의 '부연설명' 없이 독자의 몫으로 남겨졌을 그런 내용.

     또 그 이후에 나오는 마을사람들의 모습은 일종의 에필로그 성격, 여기 '줄거리'에서는 생략.)

 

 

http://www.gutenberg.org/cache/epub/10984/pg109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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