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민감 예민 과민

뚝틀이 2017. 11. 7. 16:42

은행에 일 보러갔다가 중간에 화가 나서 그냥 나왔다.

집으로 돌어오는 길에 옆지기가 묻는다. 그래도 참고 일을 다 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물론 그렇다. 나도 안다. 잘 안다. 원래 감정에 휩싸여 행동하는 것은 자신에게만 손해라는 것을.

왜 그렇지 않겠는가. 어떤 일을 보려할 때 그것은 사전에 여유있게 생각해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고,

감정을 참지 못하고 그 일을 뒤집는다는 것은 그 생각해놓은 일을 스스로 충동적으로 틀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그래도 난 아까 그 은행원의 서비스에, 그 서비스 정신에, 아니 나를 훈계하듯 대하던 그의 태도에 화가 났다.

하지만 소위 진상고객 그런 오해가 없도록 신경을 쓰며 '절제된' 불쾌감을 표시하는 정도로 끝냈다.

생각해본다. 내 원래부터 이렇게 예민했던가? 감정적인 것을 말함이 아니다. 문자 그대로 감각이 날카로웠던가를 생각함이다.

민감한 것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어떤 면에서는 날카로운 감각기능이 생체의 본능일 수도 있고 그로서 위험이라는 상황을 피할 수 있으니...

하지만 최근들어 내 이토록 예민해진 것은 왜일까. 보통이라면 그려러니 하고 그냥 참고 지나갈 일 그 정도의 경우에도 말이다.

이것은 어쩌면 모든 것을 삶의 의미 그 자체와 결부시키게 하는 현재 나와 내 주위를 감싸고 돌고 있는 상황 탓인 듯.

어쨌든 오늘 내 행동은 그동안 그곳에 갈 때마다 쌓이곤 했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라고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기엔 지나친 과민반응.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하다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 오늘 내 지나친 행동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또 다른 한 편 왜 내가 화를 냈는지 그 직원이 어떻게 했어야 정상이었는지 내 나름대로의 설명을 곁들여.


또 있다.

다른 곳에 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운전 중 걸려오는 전화, 대개는 몇 번 울리다가 끝나는데, 계속 울리는 신호음.

전화기를 들어보니 모르는 번호. 스팸전화가 하도 많아 전화기를 또 하나 마련했던 것인데...

이런 전화는 웬만해선 받지 않곤 하는 내 습관. 그런데 계속 울리는 벨.

아하 이렇게 오래 울리면 스팸전화는 아니고 분명 나와 통화해야 하는 어떤 사람으로부터의 전화로구나. 운전 끝난 다음에 받지 뭐.

저녁 때 걸려온 전화. 아까 그 모르는 번호. 무슨 일일까 받아보니 내가 카드를 놓고 갔다고.

저런 아까 그때 잠깐 차를 옆으로 세워놓고 전화 받았다면 그곳에서는 가까웠는데...

이제 다시 내려가 그곳으로 가야하니...... 

..

'그날그날 - o'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반도 전쟁 가능성  (0) 2017.11.09
트럼프의 여의도 연설  (0) 2017.11.08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0) 2017.11.04
삶 삶  (0) 2017.11.01
27 ingeniously easy hacks  (0) 2017.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