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트럼프의 여의도 연설

뚝틀이 2017. 11. 8. 13:11

트럼프의 국회연설을 ABC방송 생중계로 보고 있다.

영어도 알아듣는다는 건방진 마음에서가 아니라 동시통역자의 날카로운 목소리 톤이 싫고 또 두 목소리가 섞이는 것이 싫어서다.

내 관찰력이 부족한 탓일까. 이 사람 원고를 보지 않는다. 그의 앞에 놓여있을 법한 LCD 투명판도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의 표정으로 볼 때, 마치 그의 미국선거 유세과정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즉흥적 연설 방법이 떠오른다.

일단 의례적인 서두. 전쟁의 완전파괴 그 폐허속에서 피어나 발전해온 한국의 기적적 발전과정.

미국도 지금 사상최고의 주가, 또 17년 만의 최소를 기록한 실업자 수. 자신의 취임 후 1년.

자신의 역점. 강한 군대의 육성. 막대한 투자를 통한 무기의 정예화. 미래를 위한 투자.

88올림픽, 그 후 최초의 자유선거에 의해 대통령을 선출한 역사. 그 후의 발전상. 

엔지니어의 역동성. 과학자들의 역할. 현재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음악가들,

특히 자신의 골프장에서 우승한, 또 세계1위로 등극한 여성 골퍼 박성현의 이름을 들어가며.... 아니 또 1~4위를 차지한....

이어 북한의 인권문제를 추상적이 아니라 실제의 '끔찍한' 예와 통계를 하나하나 들어가며 설득력을 높이려 애쓰는 모양이다.

중국인의 피가 섞인 애를 낳았다고 처형당하는 예. 이런 나라를 왜 중국이 감싸고 돌아야하는 거지?

시도 때도 없이 가택수색을 당하는 이북의 가정. 외국 미디어를 보면 처형을 당하고....

이렇게 자세히 얘기를 계속해나가는 것은 마치 이북에 화해제스처를 쓰는 현 정권과 의원들에게 정신차리라 경고하는 그런 모양새다.

화면 옆에 쏟아져 나오는 리플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증오. 진실을 전파하는 트럼프여 고맙소 그런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이어지는 남과 북의 경제 규모 비교. 시대가 변하며 확대되어가는  격차. 통제된 사회가 아닌 자유주의의 역동성 강조.

아직도 원고를 보는 그 어떤 낌새도 볼 수 없다. 이 사람 정말 내용을 철저히 파악하고 준비를 많이 한 모양이다.

이 정도로 이 표정을 유지하고 하려면 자기 자신을 설득시킬 정도로 , 또 철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과거 미국과의 협상. 그 약속의 신의를 저버리고 핵 개발에 몰두해온 이북의 배신의 역사. 미국의 '약함'을 믿고....

더 이상 늦추다간, 늦추면 늦출수록 더욱 선택의 폭이 좁아질 것이고. 과거에 쭉 그랬듯이 그들의 미사일 핵무기 개발은 계속될 것이다.

계속되는 이북의 도발. 한국에 대해, 또 미국인에 대해... 도끼사건. 프에블로. 웜비어.

우리는 '약함'을 보여준 과거의 대가가 얼마나 큰 지를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이제 과거를 직시하고 더 이상 그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내게는 이렇게 들린다.

'여러분 이제 더 이상 약하게 반응하면서 전쟁을 미뤄나갈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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