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ann Hesse (1877 – 1962) Narziß und Goldmund, 1930
마리아브론Mariabronn 수도원에 젊은 교사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나르치스Narziß, 이 수도원에서 평생을 보내기로 결심한 상태입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시기심 많은 교사가 나르치스와 갈등을 일으켜, 수도사 다니엘Daniel이 두 사람 사이에 중재에 나서야 했습니다.
그때 다니엘의 결론, ‘나르치스에게는 윗사람에게 대한 공경심이 없다.’
이어진 그의 코멘트,
“당신보다 더 미련한 사람이 당신의 상관이 된다면, 그것이 당신 ‘건방 증세’에 특효약이 될 것이다.”
이 수도원에 골드문트Golmund라는 신입생이 들어옵니다.
나르치스처럼 골드문트도 미남이고, 나이도 비슷해, 둘이 금방 서로에게 끌립니다.
또, 두 사람은 서로가 상대방에게 위험요소가 된다는 것도 느낍니다.
나르치스는 사색가요 금욕주의자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사랑의 표현이 설 자리가 없지요.
골드문트를 아끼기는 하지만 그것을 표하지는 않습니다.
나르치스가 ‘사색’의 사람이라면, 골드문트는 ‘사랑’의 사람입니다.
골드문트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반응을 볼 수 없자, 점점 반항적으로 되어갑니다.
나르치스가 골드문트를 타이릅니다.
“중요한 것은 두 존재가 동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바탕에서 서로 이해하는 것이야.”
나르치스에게는 자신의 ‘반대극성’인 이 골드문트가 자신을 ‘보완하는 존재’입니다.
나르치스의 생각에 골드문트는 아직 어립니다.
자신은 ‘완전히’ 깨어있는데, 골드문트는 ‘반만’ 깨어있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날, 상대방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나르치스가 골드문트를 심하게 나무랍니다.
“넌 어린 시절을 잊었어! 네 영혼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네 어린 시절을!”
골드문트는 이 나무람을 자기에게 마귀가 들었다고 비난한 것이라 생각하고,
수도원 구석으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합니다
수도사 다니엘이 나르치스를 불러 들려줍니다.
골드문트의 어머니는 집시무희였는데, 방탕기질 때문에 아버지가 그녀를 쫓아냈다.
아들의 그리움을 없애려, 아버지는 항상 어머니의 나쁜 점만 환기시켜주곤 했다.
골드문트를 여기로 들여보낸 것도 어머니로부터 떼어놓기 위한 방편이었다.
나르치스가 묻습니다.
그럼 아들이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는 것까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요.
사실 골드문트는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나곤 합니다.
그가 항상 그 꿈에서 듣는 이야기,
“넌 어렸을 적을 잊었구나!”
그런데, 나르치스가 그와 똑 같은 말을 해, 그렇게 큰 충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골드문트는 늘 어머니 생각만 합니다.
사실 그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애정도 별로 없습니다.
그가 이 ‘피난처’에서 일생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제 나르치스는 칩거상태에 들어가, 누구와의 접촉도 끊게 됩니다.
두 사람이 한동안 갈라져 있어야할 시점에 왔습니다.
나르치스가 골드문드에게 말합니다.
“우리 둘이 더 이상 논쟁할 필요가 없게 되었어. 이제, 네가, 너와 나 사이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또 너의 아버지 쪽과 어머니 쪽의 근원적 차이, 즉, ‘영혼’과 ‘마음’이라는 차이를 알게 되었으니 말이야.”
그리고 덧붙입니다.
“어머니에게 물어! 그 이미지에게 물어! 그리고 항상 들어!”
어느 날, 안셀름Anselm 신부가, 골드문트에게 숲속의 약초를 따오도록 합니다.
골드문트가 숲속에서 리제Lise라는 여인의 유혹으로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제 그는 나르치스를 만날 필요도 없이 이 여인과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여인이 그에게, 이제 곧 남편이 자기를 찾으러 올 테니, 떠나라고 합니다.
한번 ‘사랑’을 맛 본 골드문트는 이제 ‘이 세계’의 정복 길에 나섭니다.
그가 여행하던 중 한 성에 들리게 되는데,
마침 여기 성주가 자신의 자서전을 라틴어로 써 줄 사람을 구하고 있어, 골드문트가 그 일을 맡습니다.
그 집에는 두 딸이 있습니다. 언니는 리디아Lydia 동생은 율리에Julie.
그가 먼저 언니에 접근하는데, 리디아가 거절하자 이번에는 동생 쪽으로 갑니다.
그러자 질투가 난 언니가 적극적으로 나와, 몸을 허락하고, 골드문트는 자매를 다 범하게 되는데,
결국 이들의 실토로 쫓겨나, 다시 숲속을 방황합니다.
골드문트가 빅토Victor라는 사람을 만나는데,
이 사람이 그의 물건을 훔치려하고, 둘이 싸우다 결국 골드문트가 그를 죽이게 됩니다.
골드문트는 다시 여행길에 오릅니다.
(그의 ‘편력’은, 여기에 적을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여성에 대해 노골적이고 대담하게 펼쳐집니다.)
어느 날 그가 느끼는 바가 있어 참회의 기도를 드리려 성당에 들어섭니다.
고해성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거기서 그는 비애의 성모상Mater Dolorosa을 보고 강한 충격을 받습니다.
그 조각가가 장인 니클라우스Meister Niklaus라는 것을 알아낸 그는 자기를 제자로 받아줄 것을 간청합니다.
나르치스를 닮은 인형을 깎아 보여, 가능성을 인정받아 도제생활을 시작합니다.
재능이 있는 그, 솜씨가 일취월장 늘어납니다.
‘사치스러운 생활에 안주, ‘틀에 박힌 작업’만 계속하는 스승,
일 년이 지나자, 이제 그에게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골드문트가 나르치스를 모델로 작품 ‘사도요한’을 만듭니다. 보기 드문 걸작입니다.
자신의 후계자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니클라우스는 자기 딸과 결혼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골드문트의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어머니를 모델로 ‘영혼의 형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스승을 떠나 다시 여행길에 오릅니다.
어느 날 생선가게 앞에 서있는 골드문트,
그의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 왜 사람들은 이렇게 감정이 없지?
저 생선의 고통어린 입, 또 놀란 눈이 보이지 않는가?
그의 생각에 변화가 옵니다.
‘만물의 어머니’,
이 세상에 삶과 죽음, 슬픔과 고통을 주는 존재에 대해 파고들고 싶습니다.
이제 세상의 쾌락 유혹 다 떨쳐버리고, 오로지 그 ‘어머니’만을 따르고 싶습니다.
여행 중, 그가 로베르트Robert를 만납니다.
페스트가 창궐하는 마을, 골드문트는 시체가 쌓여있는 그 ‘장관’에 ‘매료’됩니다.
사실 모두가 빨리 여기를 떠나야 하지만, 로베르트는 못 떠납니다. 곡간에 쌓여있는 양식이 아까워서요.
골드문트는 그와 함께 먹을 것 풍부한 그곳에서 ‘사치스런’ 나날을 보냅니다.
여기에 헬레네Helene가 다가옵니다.
로베르트는 그녀로부터 병이 옮을까 걱정이 되어 접근 못하도록 하지만,
골드문트는 그녀와 숲속의 집에서 함께 지냅니다.
사람들이 임신한 그녀를 겁탈하러 합니다. 골드문트가 그들과 결투를 벌입니다.
헬레네가 ‘욕정어린’ 표정으로 그 싸움을 지켜봅니다.
골드문트는 그녀의 경탄어린 표정에 놀랍니다.
“이브의 얼굴이었어. 어둡고 무거운 얼굴.
갑자기, 피에 굶주린, 욕망의 눈을 크게 뜬 얼굴.”
겁탈하려던 사람에 물린 헬레네는 페스트에 걸리고, 골드문트는 그녀가 숨을 거둘 때까지 품에 안고 있다가,(가능???)
그 집에 불을 지르고 떠납니다.
골드문트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흑사병의 참상은 처참하기 그지없습니다.
그의 생각이 바뀝니다.
전에는 죽음을 엄한 아버지나 죽음의 사자에 의한 형벌로 여겼지만, 이제 죽음은 사랑입니다.
몸서리 쳐질 정도의 사랑입니다.
골드문트는 다시 니클라우스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도 역시 딸을 간호하다 페스트에 희생되었습니다.
골드문트가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여자들을 찾아 나섭니다.
아그네스Agnes란 여자를 만납니다.
그런데, 이 여자는 이 지역 사령관의 애인,
골드문트가 체포되고, 그 다음날로 사형이 집행되게 되었습니다.
탈출 가능성을 찾아 온갖 궁리를 다 하고 있는데,
죽기 전 마지막 고해성사를 받으러 신부가 들어옵니다.
그는 본 골드문트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다름 아닌 나르치스.
그가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것입니다.
다음 날, 나르치스는 사면을 얻어냅니다. 조건은,
당장 이곳을 떠날 것!
나르치스는 골드문트를 이끌고 마리아부론 수도원으로 돌아옵니다.
나르치스는 이제 수도사입니다.
골드문트가 말합니다.
자기는 ‘추상적’인 것을 싫어한다고. 언제나 ‘이미지’로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지와 상관없이 개념이나 공식을 다루는 일.
이미지가 끝나는 곳, 바로 그곳이 철학이 시작되는 곳.”
나르치스가 그에게 말합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네 자신을 한 번 완성시켜보라고.
골드문트가 조각과 그림에 전념합니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가 기도를 게을리 했다는 것을 책할 뿐입니다.
제단이 골드문트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나르치스가 그의 작품에 감탄합니다.
골드문트가 나르치스에게, 자기가 본 페스트 현장, 그 끔찍한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나르치스가 대답합니다.
“나는 창조주가 완벽한 존재라고 믿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창조된 세상’’까지 완벽하다고는 생각지 않아.”
둘의 이야기가 계속되다, ‘하나님의 형상’은 육신이 아니라 영혼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합니다.
그러자 나르치스가 말합니다. 우리가 다시 친구가 되었다고요.
골드문트가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랑이 그리워지는 것이죠.
그런데 그가 처음으로 고백합니다.
젊은 여인들의 사랑을 얻기엔 자기가 이제 너무 늙었다고.
조수 에리히Erich가 성모상을 만든 것을 본 골드문트, 그에게 일을 맡기고, 다시 여행길에 나섭니다.
여름이 지난 어느 날, 골드문트가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옵니다.
말에서 떨어져 갈빗대가 부러졌답니다.
그가 나르치스에게 실토합니다.
사실은 아그네스가 근처에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었는데, 그녀가 자기를 알지 못한다고 선언하더라고.
그 충격에, 또 실망이 하도 커, 부상당했다고 둘러대고 돌아온 것이라고.
부상은 당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상한 몸’입니다.
나르치스는 이제 그에게 가망이 없음을 알게 됩니다.
골드문트의 마음은 편합니다.
‘죽음’이 자기를 데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자기를 데리러 오기에.
평생 어머니의 이미지를 조각하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자기를 조각해왔답니다.
‘어머니’는 그 신비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답니다.
나르치스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는 골드문트의 마지막 말.
“‘어머니’가 없이 어떻게 죽을 수 있지?”
'뚝틀이 식 책 요약'의 목록을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뚝틀이식 책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0) | 2018.06.06 |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0) | 2018.06.06 |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밤에는 쥐들도 잔단다. Nachts schlafen die Ratten doch.’ (0) | 2018.05.20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의지할 곳 없는 아이, Der hilflose Knabe' (0) | 2018.05.20 |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0) | 2017.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