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금값이 하루사이에 2%넘게 폭등했다는 소식이 매체마다 가득하다.
중동 산유국들과 러,불,중이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결제수단을 마련 중이라는영국 인디펜던스 지의 ‘오보’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오보는 무슨 오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어제 오늘 이야기던가.
작년에 배럴 당 100불을 넘던 때의 설명도 오일 값이 오른 것이 아니라, 달러화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었다는 이야기였고,
이번 이 현상도 금값폭등이 아니라 달러가치폭락이라는 이야기 아닌가.
작년엔 오일, 금년엔 금, 이런 식으로 ‘달러의 실체’가 자꾸 확인되다보면 언제 어디서 ‘생각지도 않았던 방아쇠’가 당겨질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 관리들이 자꾸 ‘무역흑자로 생긴 달러를 묻어둘 곳은 미국국채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것은 ‘다른 방도’를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
‘자원 확보 전쟁’이라는 것도 사실 그런 현상 아닌가.
아무리 흥청망청 돈을 써대도 그 돈이 다시 ‘저축 장소’로 흘러들어오는 그런 ‘이상한 순환’이 반복되고,
아무리 돈을 찍어내고 ‘자동적 고통분담’이라는 세뇨리지 효과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거침없는 방탕을 즐기고 있는 저 미국이
이제 ‘달러를 더 이상 기축통화로 인정할 수 없음’이라는 분위기 확산으로 ‘순환’과 ‘분담’이라는 신기루의 실체를 ‘몸으로 느끼게’ 된다면?
어제 390억 달러의 국채입찰에서 외국중앙은행들이 49.1% 물량을 가져갔는데, 이는 지난 평균물량 53.6%보다 낮아진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더 무서운 것은 '비합리적 현실'이 가능하다는 인간사회의 특성이다. 미국이라고 한국과 다르겠는가.
아니 어쩌면 미국이라 더, 현실적일일지도 모르는 것이 오바마라는 '미국 노무현'이 어떻게 나라를 이끌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미국발 카오스는 아주 당연한 코스. 그 혼란 속에서의 경제흔들림이 지금의 저 불안정한 상황과 결부되면서 일어나는 소비왕국의 역할상실,
내수능력이 하루아침에 생겨날 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수출할 곳이 '증발'해 버리는 그런 상황에서의 중국,
미국과 중국이라는 시장이 사라져버린 후의 망연자실 한국,
그것도 서서히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이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는 그 진실을 ‘어느 날 갑자기’ 깨닫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그림이다.
나라경제는 그렇다 치고, 나 개인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물론 빚을 청산해야 한다는 그런 기본 중의 기본 말고, ‘내 재산’을 적극적으로 지키려면?
아예 살고 있는 집까지 팔고 전세로? 여차하면 쉴 지붕 마련할 수 있도록 시골에 땅이라도?
그런 바보스런 생각보다 뭐 현실적으로 그럴듯한 대안은?
유로화 엔화가 오른다니(물론 달러에 대해 그렇지만, 우리야 어차피 달러에 묶인 경제권에서 살고 있는 신세이니) 그런 것들을 사둬?
금이 좋다니, 골드리슈 뭐 그런 것?
사실, 아무리 그럴듯한 이론으로 설명해봐야, 이런 것 역시 투기성 듬뿍 아닌가.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성격이 바로 투기성이고, 이런 투기엔 ‘개미들 백전백패’가 불변의 진리인데.
뭐 진지한 방법은 없나? 눈 딱 감고 은행의 정기예금. 아니 은행도 못 믿을 수 있으니까, 우체국 저금?
그런데, 이런 식은 너무 ‘소극적’ 아닌가. 뭐 ‘적극적’인 방법은 정말 없을까?
사람이 생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증요법 방식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에 그때그때 ‘우왕좌왕’하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근본’ 뼈를 튼튼히 하고 살을 키우는 방법.
그럼 후자의 방법으로는?
글쎄. 누구나 수긍하는 어떤 것이 있다면, 벌써 기사로 책으로 이곳저곳 눈에 띄었을 테니, 사실 그런 것도 없다는 이야기 아닌가.
이 답답한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지? 어쨌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힘이란 무엇이고 기초체력이란 어떤 것이지 잊지 않는 것. 역사를 보면 '준비된 자'에게 있어선 혼란기가 오히려 기회이곤 하지 않았나.
이럴 때일수록 과감하게 자신의 전공힘을 탄탄히 키우는 것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불안 속의 '우왕좌왕'을 벗어나지 않으려면, 시간을 짜내어서라도 역사책을 읽고 철학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형상태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정치와 경제의 기본을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차분한 시간을 갖는 것.
원칙도 명료하고 생각도 쉽지만, 실천은 의지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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