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비밀장소. 재작년 알게 된 그곳. 물매화, 자주쓴풀, 솔체 등 각종 가을 꽃들이 어울리는 문자그대로의 '야생화 천국'. 작년 가을. 놀란 가슴. 희망근로사업인지 뭔지의 일환으로 그곳에도 '환경 정리 사업'의 손길이. 급하게 이곳저곳 알아보며 핫 라인까지 동원해 결국 제초제 살포를 막기는 막았는데, 금년은 완전히 칡넝쿨 환삼덩굴에 개망초 마타리 달맞이꽃등 생활력 왕성한 녀석들의 잔치마당. 정리란 무엇인가. 정리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일시적 현상. 이 세상 변화의 와중에 생긴 빈틈은 언제나 이런 '꼴 보기 싫은 녀석'들 차지. 자연 혼자서 스스로 잘 다스려나가고 있는데, 이렇게 인간의 손길로 그 세계를 파괴해버리는 것이 과연 '정리'일까? 자연의 소중한 자원이 이렇게 사라져버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그 어떤 장치도 우리에겐 없단 말인가? 우리 문화수준의 현 주소는? 무식해서 없애버리고, 야생화 사랑한다며 사진 찍느라 그 서식지 파괴 서슴치 않고..... 그러면서, 전국 곳곳 지자체마다 엄청난 규모의 야생화 단지를 경쟁적으로 만들어가고, 그런 곳마다 예외없이 몇년 후면 잡초만 우거진 황무지로 변해가고..... 그 수많은 야생화 전문가나 동회회의 자문만이라도 구해보는 자세만 있다면 이런 바보스러운 혈세 낭비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 민도? 아니면, 외형중시의 민심에 편승한 정치의 현실? 아니면, 내 일 아니면 나 몰라라 하는 '오늘 이 순간 살아남기'에 바쁜 우리 민초의 한계? 이 어찌 야생화의 세계로 표상되는 생태계에만 해당되는 이야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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