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無所有

뚝틀이 2010. 9. 13. 11:34

법정스님의 無所有. 오래 전부터 책상 근처에 놓여있었지만 손이 가지 않았던 책. 스님이 쓴 수필집에 무슨 큰 내용이나 철학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엇인간 설득력 있는 '외침'을 기대했던 것은 사실. 하지만, 역시 차분하고 '조용한' 수필집 하나 읽었네 하는 그저 그런 덤덤한 느낌. 하긴 글로서 자신의 주장을 '맛있게' 펼 수 있을 만큼 짜임새 있는 필치를 휘두를 수 있는 문학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느 세계에나 그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가 있는 법. 그런 세계에 익숙해진 잣대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에 한계가 있고, 사용할 수 있는 표현 수단 역시 한계가 있는 스님이라는 신분의 신문기고 글모음에서 '무엇인가'를 기대했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었겠지.

한 십 년 전인가 조선족 누군가가 불러 중국 전역을 사로잡았다던 체제 반항적 노래' 一無所有' 그 헤비메탈 굉음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으니, 설득조의 속삭임과 단말마적 포효는 결국 相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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