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효용성

뚝틀이 2010. 9. 13. 23:22

오늘도 역시 몸은....

 

꽃들이 지는 모습을 본다. 벌과 나비를 끌어들이려 애쓸 때, 있는 힘 다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려 할 때, 그런 때가 언제 있었냐는 듯 매몰차고 무정하고 잔인하다. 미련없이 포기해버리는 그 모습. 살아가기에 온 힘을 집중한다는 뜻은 목적을 다한 것 효용성이 떨어진 것엔 가차없이 그 영양공급줄을 끊어버린다는 뜻이기도. 이것이 식물의 자기관리를 통한 생존비법. 어디 꼭 꽃뿐이랴. 이제 곧 시작될 낙엽의 계절. 구조조정의 계절. 포기의 계절. 차단의 계절. 어디 식물에서 뿐 아니라, 냉혈적 인간조직에서도 역시 마찬가지 아니던가. 차갑게 차갑게 효용성이 다한 존재 그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고 잊어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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