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책을 뒤적거리기 며칠. 도대체 더 이상 읽을 수가 없다. 현대시라는 것이 다 이런 것일까? 아니, 이래야만 '요새 시'인가?
예전에 미대생들 졸업작품전에 가본 적이 있었다. 그 어느 하나에도 좋은데 멋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양심상. 문외한?
한때는 내 그렇게도 현대음악을 좋아하고 찾아다니며 즐겼는데, 소위 요즘 전위음악에선 그런 감흥을 느낄 수가 없다. 전혀. 고루함?
베토벤이니 뭐니 그런 사람들의 작품과 비교되기가 부끄러우니, 그냥 막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것일까? 작곡가라는 명함을 박아놨으니.
루벤스는커녕 고흐나 고갱 그런 사람들 흉내조차 낼 수 없으니, 그냥 막 저래보는 것일까? 나는 화가랍니다 그렇게 자기소개 하고 싶으니.
실력 들통날 것이 두려워, 교과서 류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시를 쓴답시고 저렇게 유치하게들 '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평론가? 예찬론자? 그들 역시 뭔가 남들과 다르다며 자신들이 설 자리를 만들고 지키기위한 '한 통속 위선자'들은 아닐까?
깊은 생각, 아름다운 감정, 그런 것들이 샘솟듯 쏟아져나오는 그런 세상은 이미 역사 속에만 있을 뿐, 오늘은 마냥 혼돈 그것뿐?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저 현대니 전위니 컨템퍼러리니 하는 것들이 아직 우리생활을 강제로 점령하는 그 정도는 아니니.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옛 책, 옛 그림, 옛 음악이 아직 우리 주위에 풍성히 남아 우리 손 닿기를 기다리고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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