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밤하늘. 공기도 맑고 반짝이는 1,2등성도 풍성한 밤하늘. 매년 이맘때쯤이면 다시 꺼내들곤 하는 별자리 책.
이렇게 읽고 또 읽은 책이 또 어디 있던가. 이태형의 '별자리 여행'. 꽂혀있는 별자리에 관한 책도 참 여럿이지만, 그 중에는 실제 밤하늘을 찍은 큼직하고 화려한 그림으로 가득한 Mellinger의 The New Atlas of the Stars, 또 불을 끄면 야광효과로 마치 정말 밤하늘의 별들을 보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 별자리 그림이 그것도 월별로 자세히 나와 있는 Ratcliff의 'The Night Sky Revealed'같은 '정말 값비싼' 책들도 있지만, 그래도 손이 자꾸 가는 것은 아무추어 천문가인 저자가 쓴 바로 이 책.
나온 지 20년도 넘은 책이라 인쇄상태도 좋지 않고 더구나 막상 가장 중요한 별자리 그림이란 것이 보기 불편할 정도로 흐릿하지만 그래도 이 책에 이렇게 손이 자꾸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 '정'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사실 내 '별 볼 일 없는' 신세를 벗어나 그 추운 겨울 밤 밖에 놓인 평상위에서 이불 둘둘 감고 누워 신화로 가득한 그 반짝이는 밤하늘 그림에 '입문'하게 되었던 것도 바로 이 책 덕분 아니었던가.
그래도 이 책이 이렇게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눈높이' 책이라서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자신이 아마추어 별 관측자였던 그 경험을 살려 읽는 사람의 마음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기에 그 궁금증을 푸는데 꼭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제공하려 책을 다듬어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 초보 수준의 내용만 들어있는 것도 아니다. 읽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마치 양파껍질 벗기듯 '읽혀지는 내용'이 더 풍부해지며 지식의 깊이가 점점 더해지게 하는 것에는 분명 학생시절부터 아마추어 천문회를 이끌며 새내기들을 이끌곤 하던 그 경험이 깊고 진하게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야생화 사냥에 봄여름가을을 바쁘게 지냈지만, 그래도 그것은 낮의 일이고, 하늘의 별은 일 년 사시사철 언제나 있으니, 당연히 이 책뿐 아니라, 저자 이태형의 잔잔한 말 한마디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남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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