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에서 대통령 테마가 대세라며 글들이 올라온다.
퇴임사에서 '무슨 업적인가를 남기려' 애쓰지 않았다는 것을 자기 최대의 업적이라는 퇴임사를 남기는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청년실업에 책임 질 사람은 바로 '투표하지 않은' 젊은이라는 후보도 있고.
말이야 바른 말. 말의 성찬. 어제 오늘 일인가.
나라에는 대통령이지만 가정에는 가장이고 개인의 생활에는 자신이다.
책임. 책임이란 무엇인가. 단순한 의무?
오랜 시간 살아왔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눈 쌓인 저 산이 햇살 듬뿍 안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이 무엇인지. 그 판단기준은 무엇이고, 그 경계선은 어디에 놓여있는지.
남을 탓하는 것? 그건 분명 아니다.
며칠 아니 몇 주일 컴 문제에 매달려있자니 우울증까지 생긴다.
이런 바이러스니 스파이웨어니 만든 작자들 도대체 누군가. 왜 이렇게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 괴롭히는가.
사실 생각해보면 컴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문제'들. 그때도 '문제'를 만든 그 누군가를 탓해야하는가?
혹 그 '문제' 또 '괴로워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이 그에게 기쁨을 주지 않았는가?
옳고 그름을 떠나, 그 '누군가'는 즐겁지 않았는가 말이다.
혹 내 자신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의 존재가 되었었고,
또 나 자신의 기쁨이란 어떤 과정에 '다른 사람'의 실망과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가?
삶의 진리를 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사를 보는 것이다. 철학이나 문학 그런 것과 달리 역사는 '사실'이었으니까.
그 어느 역사책에 그 시대 사람들의 '정의지수'라든지 '행복지수'가 있는가. 고려의 평민 또는 백제 위정자의 무슨지수 그런 것이 있었던가.
아니면, 적어도, 그 시대 사람들의 선악지수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성격은 '살아남는' 것이다.
한 사람의 '삶의 공간'이 다른 사람의 '삶의 공간'과 겹쳐지는 것. 거기에는 조화보다 갈등이 더 순리다. 이기는 자와 지는 자.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은 나약한 자들의 위안거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너무 억울해하지 말아라. 그 '세상의 부조리'가 바로 '삶의 불가사이'한 점이니.
위로나 정당화가 무슨 소용 있겠나.
삶의보다 더 적나라한 진실은 동물세계다.
아프리카 그 어느 동물이 '불공평한' 게임진행을 원망하거나 우리 집 뒷산 저 토끼가 야생 고양이에 대한 불평 늘어놓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자연의 섭리 동물의 삶에서도 역사 속 인간의 삶에서도 옳은 것과 그른 것 그런 것은 없다.
없는 것을 따지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 나약함의 증거 아닌가.
'법' 그것이 인간사회의 다른 점이라고?
룰 옵 게임. 좋은 말이다. 스포츠에나 있는 말이지만 말이다.
법철학을 이야기하는 것 역시 무의미하다. 그 법이 어느 환경 어느 분위기에서 만들어졌는데. 그 법을 누가 만들었는데.
다시 컴으로 생각이 돌아온다. 동물들은 컴을 쓸 줄 모르니.
컴이 돌아가는 것은 '법칙'에 따름이다.
이 '법칙'이 '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바로 '컴 속의 삶'이고. 명확한 룰이 있으니, 컴 삶은 자유라고? 거기에 동의할 사람 얼마나 될까.
그 '룰의 원리'를 아는 사람은 그 허점을 아는 사람이고, 그 '룰'이 있기에 그것을 깨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고,
그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제국이 있고 사람들이 거기에서 '편안함'을 느끼기에 리눅스라는 '이상향'은 그냥 이론에 머물러있을 뿐이고.
탐정소설. 요즘 오랜만에 코난 도일의 '고전적' 탐정소설에 푹 빠져있다.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 자들과 대결을 벌이는 '슈퍼맨 셜록 홈즈'.
하지만, 그것은 '어떤 일이 일어난 다음'의 이야기다.
'어떤 일을 막은' 이야기로만 소설을 쓴다면 그 무슨 재미겠는가.
더 근본적으로 그가 어떤 사건을 해결했다고 해서 그런 종류의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막았다는 그런 이야기도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도, 한 가닥 바람. 우리의 진짜 삶에도 그런 슈퍼맨이 있을까?
그런 슈퍼맨 역할을 해야 하는 바로 그 사람들 역시 '룰의 원리'를 알기에 그 '룰'을 지켜줄 수 없는 사람들 아닐까? 없다. 기대할 필요도 없다.
정의란 무엇인가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 그런 것 따지는 자체가 옳지 않다.
우리의 삶에는 그저 '삶'이 있을 뿐이다.
있는 것 닥쳐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냥'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부끄럽지 않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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