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

뚝틀이 2011. 1. 30. 15:00

작가가 꿈인 젊은이 뜨례쁠레프, 집 정원에서 공연준비, 외삼촌 소오린에게 자신의 연극관 또 어머니의 자기도취와 몰이해에 대한 불만 토로.

한 때 유명여배우였던 어머니 아르까지나, 아들의 일이라면 사사건건 데까당이니 부르죠아지니 비난만. 통속작가 뜨리고린과 사귀는 중.

역시 나아준 엄마가 아닌 어머니 밑에서 궁색하게 지내는 부유한 지주의 딸 니나. 공연의 단독 주연. 하지만, 부모는 배우생활 철저히 반대.

마을 의사 도른 사랑하는 영지관리인 부인 뽈리나, 뜨례쁠레프를 사랑하는 그의 딸 마샤. 마샤를 사랑하는 가난한 학교선생 메드베젠꼬.

공연 시작. 대사가 시작되자, 비꼬는 말 연신 내뱉으며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 계속하는 어머니. 막 내리라 소리치고 사라지는 아들.

여자 친구 니나가 뜨리고린에 접근하는 것에 분노, 그녀의 발밑에 죽은 갈매기 던지며 자살을 시도하는 뜨례쁠레프.

아들과 연인 사이의 결투 분위기 감지하고 모스크바로 떠나는 아르까지나, 이별의 순간 쪽지로 그 작가에게 자신을 바칠 것을 선언하는 니나.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의 허망된 꿈을 접으려 구애자 메드베젠꼬와 결혼하는 마샤. 딸의 진심을 알고 괴로워하는 그의 엄마 뽈리나.

집 나와 모스크바로 온 니나와 동거에 들어가는 뜨리고린, 아이가 죽자 다시 아르까지나에게. 순회극단 삼류배우로 전락하는 니나.

2년 후, 유명 작가로 떠오른 뜨례쁠레프.

의사가 약 처방까지 포기할 정도로 위중해진 외삼촌의 마지막을 대비해 다시 영지로 돌라온 모두.

며칠 망서리다 찾아온 니나, 그에게 다시 옛정을 호소하는 뜨레예쁠레프, 마음은 오직 뜨리고린이라며 사랑을 거부하는 니나.

방밖에서 들려오는 이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의 다정한 소리조차 참을 수 없어 자릴 뜨며 작별을 고하는 니나.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 귀에 들리는 탕 탕 탕.

 

마음이 답답해진다. 읽어서도 이런데, 이 연극을 보면 어떨까.

뒤엉킨 삶. 기존 연극계와 문학계에 대한 환멸, 그 기성세대의 대표격인 유명 배우 어머니와 그의 애인 통속작가, 자신의 애인이 오히려 그 단세포적 어머니에 아부하며 그의 애인에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아야만 하는 자신의 처연함. 자살은 실패로 끝나고, 연인은 결국 떠나고.

다른 각도에서의 삶. 실제 경험한 적 없는 것을 단지 상상으로만 써내려가야 하고, 무엇을 보아도 누구와 대화를 나눠도 이것 혹시 소설의 재료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한 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이 쫓겨야만 하고, 지금 이 순간도 나를 우러러보는 이 어린 여자와 어쩌면 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작가, 거기에 넘어가 자신을 바치겠다는 젊은 배우 지망생, 이런 살아있는 경험의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자신을 놓아달라고 한물 간 애인에게 애원하는 작가. 젊었을 때는 기쁨이 뭔지 몰라 놓쳤고 이제는 만회해 보고 싶어도 건강이 따르지 않는다는 퇴직자 외삼촌에게, 나이 육십 넘어서도 자기 삶 불평하는 것은 죄악 아니겠느냐 면박 주는 마을 의사. 삶의 또 다른 모습. 자살 시도 조카가 자신을 찾도록 여행이라도 시켜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오라버니의 말에도 가진 것 움켜쥐고 한 푼의 용돈조차 허용 않는 계모. 보헤미안 생활을 허용치 않겠다며 역시 한 푼 주지 않는 배우지망생의 계모. 혼자 살기도 힘든 액수로 여섯 식구를 부양해야하는 학교선생과 겉껍질 결혼한 그 부인의 딸. 삶 힘은 경제력에서 나온다는 철학의 그 의사 손을 잡는 영지 관리인의 부인, 돈 돈 돈 그 모습들. 뒤바뀐 처지. 별 볼일 없어 보이던 어린 작가는 명성을 얻고, 한때 날렸던 그 통속작가에 쏟아지는 관심은 온통 그의 애인의 아들에 관한 것뿐. 애송이 그 때 연정이 아직 변치 않았음에 놀라지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감추려 해보지만, 그 통속작가의 '탈선'이 자신에겐 아직 '사랑'일 뿐임을 숨길 수 없음을 밝힐 수밖에 없는 여인. 희망과 의미가 뜻을 잃어버린 삶. 소설과 희곡의 차이. 희곡은 일종의 시 모음집이라고나 할까?

 

(追)러시아어로 읽은 것은 아니지만, 등장인물 호칭이 하도 어지럽게 뒤섞여서, 읽기 연습 겸, 나오는 사람 따로 뽑아 놓고 계속 들춰보며......

Ирина Николаевна Аркадина, по мужу Треплева, актриса.
Константин Гаврилович Треплев, ее сын, молодой человек.
Петр Николаевич Сорин, ее брат.
Нина Михайловна Заречная, молодая девочка, дочь богатого помещика.
Илья Афанасьевич Шамраев, поручик в отставке, управляющий у Сорина.
Полина Андреевна, его жена.
Маша, его дочь.
Борис Алексеевич Тригорин, беллетрист.
Евгений Сергеевич Дорн, врач.
Семен Семенович Медведенко, учитель.
Яков, работник.
Повар.
Горнична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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