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라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재미있는 작품.
우선 왜 제목이 Twelfth Night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당시 귀족사회에서는 크리스마스로부터 시작되어 새해에 이르는 12일 동안 잔치가 계속되곤 했는데, 그 열두 번째의 밤이 절정이었다고. 이 작품에 그런 내용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 그 축제기간에 상연될 그런 흥겨운 작품이라는 의미로 이런 제목을 붙이지 않았는지.
하도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라, 이번에는, 여기에서는 그 흐름을 정리해두는 그 정도로.
Orsino and Viola by Frederick Richard Pickersgill
오빠를 잃은 슬픔에 잠겨있는 Olivia, 그에게 구애하는 공작 Orsino.
난파당한 배에서 구조되는 Viola(A1). 올리비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쌍둥이 오빠 Sebastian(A2)을 잃은 자신의 슬픔도 달랠 겸 그 집에 자리를 구해보지만, 여의치 않자, 남장을 하고 Cesario란 이름으로 공작의 집에.
공작을 사랑하게 되는 A1, 총명한 젊은이 A1이 마음에 드는 공작.
사랑고백을 대신 전해 달라, 올리비아의 집으로 A1을 보내는 공작.
하지만, 오히려, 이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는 청년 A1에 반하는 올리비아.
이제 와서 갑자기 자기가 남장여인이었다고 밝힐 수도 없게 된 A1은....
(잠시 다른 장면)
또 다른 한 편, 다른 곳으로 흘러가 구조된 쌍둥이 오빠 A2도
친구 안토니오의 도움을 받아 이 공작이 다스리는 땅에 발을 딛게 되는데,
그 친구는 이곳과 전투를 벌인 적이 있고 지금도 수배 중인 인물이라,
약속장소 정해놓고, A2의 손에 지갑을 쥐어주며, 나중에 보자 헤어지고...
끊임없이 애절하게 사랑을 호소하는 올리비아에게,
자기는 공작의 심부름꾼일 뿐, 그 사랑 받아들일 수 없다, 거부하는 A1.
올리비아의 또 다른 흠모자 얼간이 기사의 결투 신청.
A1와 그 기사 사이에 결투가 벌어지려는 순간, 근처를 지나던 안토니오.
친구를 위해 나서지만, 그의 얼굴을 알아본 관리에게 체포되어 체념하고,
A2(사실은 A1)에게 지갑을 달라는데, 지갑?
겁에 질린 쌍방, 이참에 결투를 접고.....
어슬렁어슬렁 구경 다니는 A2 앞에 나타난 광대는
모르는 체하는 A1(사실은 A2)의 야비함에 항의하고,
토비와 앤드루는 이때다 하며 달려드는데,
그곳에 나타나 두 사람의 무례를 나무라는 올리비아.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은 A2,
갑자기 자신에게 다정해진 그에 놀라는 올리비아,
본 적도 없는 미모의 여인의 환대와 구애에 놀라는 A2,
둘은 성당으로 달려가 신부 앞에서 식을 올리고.....
공작 앞에 끌려온 A2의 친구.
자기를 구해준 분이라 반가워하는 A1.
비록 지난 번 전투에서 그의 함대가 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의 용맹스런 적장 안토니오를 기억하는 공작.
자기가 풍랑에서 구해주고, 또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까지 동행해온 A1의 안면몰수를 꾸짖는 안토니오.
무슨 소리, 여기 이 A1은 지난 석 달 동안 나에게서 떨어져 있은 적이 없는데...
아니옵니다. 저는 지난 석 달 동안 그와 떨어진 적이 없사옵니다.
그때 나타나는 올리비아, 다시 시작되는 구애, 매몰차게 말을 끊는 올리비아, 당신이 오직 내 이 시종 A1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내 나름대로 보복을 해야겠다고 A1을 끌고 가는 공작, 가지 말라고 A1을 붙잡는 올리비아, 뿌리치고 가는 A1, 나를 속인 것이냐 울부짖는 올리비아, 내가 속였다고? 그럼 신부님을 모셔올까? 나의 남편아? 뭐, 남편? 나타나는 신부님. 입 맞추고 반지 교환한지 두 시간도 안 지났는데... 뭐? 둘이 결혼을? 나를 속이고? 분기충천 공작. 그런 일은 절대로 없었다고 부인하는 A1.
그때 달려오는 피투성이 얼간이 기사. 누가 이 짓을? 공작님의 시종이... 어?! 당신! 왜 날 이렇게 만든 거요! 내가 당신을? 시치미 떼지 말고...
그 뒤를 따라온 A2, 올리비아에게 이 사람들 팬 것을 사과하며, 자기가 참을 수 없었다고....
닮은 꼴 A1과 A2에 놀라는 사람들. 두 사람 설명에, 모든 것 밝혀지고, 공작은 이제 본래의 여성모습으로 돌아온 A1에...
이야기가 너무 진지하거나 진부한 모습으로 진행되는 것을 피하려, 셰익스피어는 몇 몇 인물들을 이 작품에 끌어들인다. 올리비아 삼촌 토비 벨치 경. 또 다른 구혼자 앤드루 에이규치크 경, 올리비아 집의 하인들, 그리고 물론 광대도.
말이 Sir지, 토비는 술어 절어 사는 건달. 올리비아와 맺어주겠다며 시간 끌면서 앤드루의 가진 것 빨아내고, 그것도 모자라, A1과의 결투를 부추겼다가 잔뜩 겁주고, 그래서 그냥 결투 흉내만 내게 해달라고 빌면서 A1에게 바치는 말 한 필을 중간에 가로채는 것도 이 토비.
하인들도 마찬가지. 고상한 척하며 아니꼽게 구는 집사 말보리오에게 올리비아가 그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가짜 편지를 써서, 그녀가 가장 혐오하는 차림에 행동만을 골라하게 하는 그들.
거기에 어리광을 가장하여 진실을 일깨워주곤 하는 광대.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당연히 대사.
공작과 올리비아 사이에 사람을 두고 전해지는 대사들.
그럴 듯한 말로 앤드루를 묶어놓는 토비의 그 현란한 꾐의 대사들.
어리광을 가장하여 진실을 일깨워주곤 하는 광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읽어내려가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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