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Martin Bojowald의 '빅뱅이전'

뚝틀이 2011. 10. 26. 00:48

원제는 'Zurück vor den Urknall : Die ganze Geschichte des Universums'

 

그동안 빅뱅이나 시간과 공간을 다룬 책 몇 권을 읽었었지만, 논리적으로 수긍하기보다는 그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불쌍한' 독자의 입장이었다. 일반상대성 이론도 빅뱅 그 순간은 물리적으로 접근불가 '특이점'이다. 부피는 없고 온도와 밀도가 무한대인 특이점에서 우주가 탄생했다는 이야기인데, 하물며 빅뱅 이전에는 어땠을까를 생각하는 것이야.

 

저자 보요발트는 독자에게 빅뱅 그 순간에 '함께' 접근할 것을 권유한다. 수학식으로 다룰 수 없다고 '특이점'이라 이야기하며 포기하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은가. 시간과 공간이 정말 그 '점'에서 멈추는 것은 아닐 텐데, 그 경계조건을 허물 무슨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는 여기에서 원자핵과 블랙홀을 나란히 놓고 양자역학의 개념을 꺼내들며 루프양자우주론(Loop Quantum Cosmology)을 제안한다. 중력에 대항하는 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특이점'이라는 제약조건도 사라지고, 따라서 '빅뱅 이전'도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물론 저자의 세부적인 생각을 이 교양도서로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이르면, 어렴풋하게나마 예상했던 대로, Big Bounce로 가려는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이르게 된다. 시간의 양자화 대신 공간의 양자화라는 좀 생소한 개념을 이해하기는 힘들어도, 그에 이어지는 우주의 인플레이션, 우주의 수축과 붕괴, 블랙홀 묘사는 그냥 생각 없이 따라가도 되는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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