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川洋子의 ‘博士の愛した数式 (2003년)’의 영어판. 어쩌다 그렇게 됐다. 일본 소설을 영어로 읽기. 하지만, 일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야구선수 이름들의 일본 발음만 빼면 그냥 미국 이야기 그런 분위기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역시 미혼모가 된 ‘나’ 파출부가 들어간 곳은 천재수학자였던 예순 넘은 교수의 집. 17년 전 교통사고에 머리를 다쳐, 그전 기억은 생생한데, 그 후의 기억은 최대 80분만 지속 가능. 그의 전공은 整數, 특히 素數. 이 소설에서는 사람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나, 교수, 또 내 열 살 난 아들(루트는 교수가 붙여준 그의 별명일 뿐), 그런 식이다. 어떤 면에선 이 사회에서 버려진 세 사람의 주인공. 이들 사이에 공통 대화는 숫자와 야구뿐. 하지만 이들 사이에 싹트는 애틋한 감정.
출근 첫날, ‘나’의 생일을 묻고 2월 20일의 220과 자기 반지에 새겨진 숫자 의 284와의 연결점, 즉 약수의 합은 284. 284의 약수의 합은 220을 이야기하는 교수의 모습에서 전에 보았던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이 떠오르기도 하고, n이 2보다 큰 자연수일 때 xn + yn= zn 방정식을 만족하는 0이 아닌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야기에선 Gödel Escher Bach가 떠오르기도 한다. 소설 마지막에 이르러서의 야구카드 이야기에선 미국 어린이들이 이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던지 그때의 생각도 나고.....
무슨 스토리나 극적인 장면 격한 감정 그런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잔잔한 한편의 시를 감상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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