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얄밉게도 다시 구름 속으로, 춥다 추워.
마님과 함께 나갔던 뚝뚝이가 돌아와 다시 묶인다.
미련한 녀석. 조금 눈치만 있다면 다른 녀석들처럼 내 풀어줄 수도 있으련만.
가까이 다가가면 반가워 지붕위로 오른다. 산보가자 할 때도, 맛있는 것 던져주려 할 때도 지붕위로 뛰어올라 꼬리친다.
어쩌면 미련한 덕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많이 산보 데리고 가는 녀석이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그런 면에서 제일 손해 보는 것은 뚝디.
워낙 말을 잘 들으니, 산보 데리고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냥 풀어주면 저 밑으로 내려갔다 얼른 돌아오곤 한다.
현관 앞에 있기에 나와 눈 마주치기 제일 많이 하지만, 그게 무슨 실속이 있던가.
책에도 있더라. 개들은 먹이 주는 주인보다 자길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주인을 더 좋아한다고.
먹이 관점에서는 뚝틀이가 이득을 제일 많이 본다. 레일 줄도 제일 길고, 또 그 줄은 부엌 앞에서 시작한다.
요구르트 핥는 것도 거의 다 이 녀석 차지고, 기간 지난 빵도 마찬가지다.
다른 녀석들처럼 사납지 않고 붙임성도 많아 방문객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도 거의 다 이 녀석 차지다.
하지만, 이 녀석들 오늘 하나같이 다 생각에 잠겨있는 듯 우울하게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냥 내 눈에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