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3뚝이

뚝틀이 2011. 12. 8. 14:29

햇살은 얄밉게도 다시 구름 속으로, 춥다 추워.

 

마님과 함께 나갔던 뚝뚝이가 돌아와 다시 묶인다.

미련한 녀석. 조금 눈치만 있다면 다른 녀석들처럼 내 풀어줄 수도 있으련만.

가까이 다가가면 반가워 지붕위로 오른다. 산보가자 할 때도, 맛있는 것 던져주려 할 때도 지붕위로 뛰어올라 꼬리친다.

어쩌면 미련한 덕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많이 산보 데리고 가는 녀석이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그런 면에서 제일 손해 보는 것은 뚝디.

워낙 말을 잘 들으니, 산보 데리고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냥 풀어주면 저 밑으로 내려갔다 얼른 돌아오곤 한다.

현관 앞에 있기에 나와 눈 마주치기 제일 많이 하지만, 그게 무슨 실속이 있던가.

책에도 있더라. 개들은 먹이 주는 주인보다 자길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주인을 더 좋아한다고.

 

 

먹이 관점에서는 뚝틀이가 이득을 제일 많이 본다. 레일 줄도 제일 길고, 또 그 줄은 부엌 앞에서 시작한다.

요구르트 핥는 것도 거의 다 이 녀석 차지고, 기간 지난 빵도 마찬가지다.

다른 녀석들처럼 사납지 않고 붙임성도 많아 방문객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도 거의 다 이 녀석 차지다.

 

 

하지만, 이 녀석들 오늘 하나같이 다 생각에 잠겨있는 듯 우울하게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냥 내 눈에 그렇게?

'그날그날 - 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식  (0) 2011.12.10
있는 그대로가  (0) 2011.12.08
싫은 것들  (0) 2011.12.08
스카이라이프  (0) 2011.12.05
젠장  (0) 201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