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 같은 유대교이지만, 적대관계에 있는 서로 다른 종파에 속해있기에, 전에는 만날 기회가 없었던 두 소년, Reuven과 Danny. 두 학교 사이의 야구시합. 친선게임이 아니라 일종의 거룩 살벌한 聖戰 분위기. 타석에 나선 대니는 고의적으로 투수 류번을 겨냥해 공을 날리고, 안경을 향해 날아온 그 공을 피하지 못한 류번은 병원으로 실려 가는데.....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유대인과 유대인의 모습을 알리려함 그것이다. 제목의 chosen은 이 두 소년을 지칭함일 수도 있지만, 또 選民의 의미도 있지 않은가. 유대인의 풍습과 그 유대교 내부의 종파적 갈등을 소개하는데 온 에너지를 쏟아 넣는다. 러시아에서 쫓겨나 폴란드에 정착했다가 미국으로 집단이주하게 되는 과정, 폴란드 시절 생겨난 Hasid 종파의 성격, 절대적 지도자 tzaddik의 역할, 그리고 물론 나치독일 하에서의 대학살 그 모습.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의 탄생 그 과정.
목적이 그렇다 해도 이야기는 재미있어야하지 않은가. 한쪽 눈 실명위험에 놓인 류번, 그를 문병하러온 대니, 이것이 이 둘의 첫 만남. 하지만, 그 전의 진행이 있었다. 아버지의 품을 벗어나려는 대니, 그가 지적호기심으로 도서관을 찾다 우연히 ‘독서 지도’를 받고 있던 사람이 바로 류번의 아버지. 이 후는 이 두 유대인 소년 사이의 우정 이야기다. ‘유리알 유희’, ‘데미안’, ‘골트문트와 나르치스’의 향기를 머금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어져나간다. 탈무드 공부에 열심이고 信心이 가득한 두 ‘모범생’의 이야기가.
대각선적 인물 설정이 흥미롭다. 어렸을 적 엄마를 잃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고 있는 류번, 그에 반해 대니 쪽은 여동생 남동생 또 엄마 아빠도 있는 정상적 구성. 하지만, 류번은 자상한 아버지 밑에서 진보적 사고방식의 교육을 받고 있는데 반해, 대니는 광신적인 하시드 종파의 절대적 지도자 짜디크의 자리에 앉은 아버지 밑에서 오직 탈무드에 대한 토론 뿐 부자간의 ‘사적인’ 대화는 전혀 허용되지 않는 후계자로의 영적훈련만 받고 있는 처지이고.
진행과 결말 역시 대각선적이다. 아들의 친구 만남을 축복해주는 류번의 아버지, 아들이 ‘다른 길’로 들어서 순수성을 잃지 않을까 경계심을 늦추지 않다, 이스라엘 건국에 적극 나서는 시온주의자 류번의 가족과 절연을 명령하는 대니의 아버지. 그렇게도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왔건만, 영적 후계자 그 ‘감옥 인생’이 두려웠던 대니는 ‘대화 그 자체’를 거부하던('無言을 듣는다'는 방법으로 자식을 교육시키는 것이 이 종파의 믿음) 아버지를 떠나 심리학 쪽 자유직업을 향하게 되고, 수학과 논리를 좋아하던 류번은 아버지의 바람이었던 대학교수에의 길을 버리고 오히려 랍비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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