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옮기기 그렇게도 힘들었던 300-400kg짜리 통나무들을 조립하는 작업, 오늘은 그동안 미뤄왔던 크레인으로.
우선 2층 부분에 들어서는 골격부터.
이제 그 첫 기둥.
우선 이 기둥을 지탱할 버팀목 하나 대충 세워놓고,
너무나도 당연한 필수 작업, 수직으로 세운 후, 다시 보조목으로 고정 시키기.
그런 방식으로 또 하나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도리를 올리는데,
이런 한옥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괘 틀기.
빡빡하게 들어가도록, 여유를 주지 않게 작업하는 것이 바로 요체.
현장에서 만든 나무 떡메로 내려치며 끼워넣고,
그렇게 괘를 맞추느라면 때로는 그 힘으로 틀어져 나오는 기둥의 위치를 따시 깔깔이로 조여 맞추고,
그렇게 또 하나의 기둥을 세우고, 그 기둥 위에 도리를 놓고,
다시 또 빡빡하게 괘를 맞추려 옆에서 때리고,
위에서 때려넣고...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작업.
그런데 이 양반 5m 높이 저 나무 위에서 내려치는 폼이....
문뜩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내 할 수 없는 일도 있지만, 제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내 절대 하지 않을 일도 있는데,
이런 균형잡힌 운동신경....
이런 서커스 단원 못지 않은 자신감과 유연성..
더구나 이 자신에 찬 힘찬 내려침.........
이렇게 '고공'의 공간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내려치고,
다듬느라, 매화꽃 날리는 옆에서 톱밥가루 날리며.....
저 위 '다른 세상'에서 차원 다른 일 하는 이분에게 밑에서 뱅뱅 돌며 이런 저런 소리 늘어놓는 내가 부끄러워지기도.
어쨌든 그러는 사이 대들보도 올라가고...
전면 기둥도 대충 자리에 세우지고.....
어떻게든 오늘의 '단계'를 마치려, 정규 시간 훨씬 넘기며 일은 계속되고....
동물 영화를 보면 갓 태어난 임팔라 제대로 서지 못하고 어정쩡한 폼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제 자세를 취하듯,
오늘 대충(그렇다고 일을 대충 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했지만 이 단계에서는 그것이 한계인 그런 '대충') 그런 자세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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