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걷기는커녕 앉아있기도 불편할 정도로 몸이 엉망인 상태.
오늘은 보기에 흉할지라도, 할 수 없이, 현장에 스티로폼 위에서 편한 자세로.....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오늘 중요한 바닥재 주문에 또 실수.
지난 두 번의 실수에서는 나에 대한 자책감이 견딜 수 없이 컸지만, 오늘은 거의 무감각. 케세라세라.
다행히 반품이 가능했지만....
아무리 공사가 중요해도 이제 눈 딱 감고 좀 쉬어야하지 않을까 생각 중.
아침 일 시작하기전 어제 반죽했던 것 열어보았으나 너무 된 상태라, 물을 더 붙고 묽게 만들고,
또 짚을 너무 많이 섞었다는 지적에 따라, 부랴부랴 집에 있던 진흙을 더 가져와 반죽을 시킴.
집 짓기 시작하고, 오늘 처음 인부 '해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 시작 하면서 '나는 원래 이런 짓과는.....' 식의 불평을 늘어놓는데,
더 이상 이 사람을 놔두어서는 분위기가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지금 즉시 여기를 떠나시라고 단호히.
새로 나온 사람이고, 현장 경험도 없는 것 같아, 지난 며칠 위험한 일 전혀 시키지 않고, 일종의 보호모드로 '모셨는데'....
주변의 질책까지 가세한 이 상태에서 이 사람 너무 코너에 몰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진흙 버무리기에 나선 이 사람 그냥 모른 척.
현장 일을 진행하다보면,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할 경우가 발생하곤.
어제도 며칠 전 조적 팀 그 사람들이 일당외 추가의 수고비를 요구하는 것을 거절했더니, 집으로 찾아오겠다고....
밤 늦게 3뚝이 모두 요란하게 짖는 소리에 나가볼까도 생각했었지만, 그냥 무시.
오히려 내가 당했다고 생각하고, 그 사실을 그들에게 분명히 밝힌 경우에까지에도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공사현장의 현실.
일종의 벌로 받아들였을까, 거의 두 시간 후에 밖에 나와보니, 이 사람 아직도 장화로 진흙을 밟고 있고....
하지만, 어쨌든 이 사람은 오늘로 마지막.
시험 삼아 한 블록 벽에 작업해 보기로. 흙손에서 진흙이 흘러내리려 할 정도로 묽어야 하는데, 짚이 너무 많이 섞여서.....
윤회장, 내일이 마지막 날.
다른 현장의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어쨌든 작별 선물로 오늘 한 블록에 시범작업을 해보이기로.
다음 블록에서는 눌외 사이를 좀 더 넓히고, 흙손에서 흘러내릴 정도로 짚을 덜 섞으라 하며.....
적어도 이번 초벽치기에서 얻은 벽 모양은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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