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의 용어는,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건설 현장에서 인부들이 쓰는 용어는, 거의 일본어.
이유는 간단하다. 건축주를 왕따시키려.
어쨌든 오늘 작업은 포클레인을 이용한 주변 땅 고르기, 일본말로 나라시, 均し.
정시 도착, 차에서 내려오는 굴삭기.
6년 전 우리집 지을 때 수 많은 기사를 써보았지만, 긍정적 태도로 성실히 일했던 이 사람이 기억 나
여기 기초 공사 때도 일을 부탁했던 그 사람.
오늘 이루어질 주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위치로 가 작업량을 가늠해보는 기사.
포클레인이라고 꼭 땅 파는 용도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무거운 목재를 '먼 거리'로 운반해
정리하는데도 유용. 이 작업을 인력에만 의존한다면...
기계에 의존하다보면 사람의 힘이라는 것이 보잘 것 없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니면 생각이 풀어지는 것일까.
장면 1 : 가볍게 툭툭 일하다가, 예의 그 덤벙덤벙 A 때문에 B 팔목 부상.
장면 2 : 지나가던 인부의 知人이 건네주는 캔 맥주. 어~! 현장에서는 금주인데,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면서도 싱글벙글.
장면 3 : 그 사이 완전 역전 된 작업 모럴. 몰라보도록 변한 B는 스스로 할 일 찾아다니는 반면, A는 시키는 일마다 '토'를 달고...
장면 4 : 식사 후, 포클레인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는 동안 사라진 이들. 캔을 손에 든 채, 멋쩍어하는 이들. A는 이미 눈동자까지.....
장면 5 : 배관 작업 지시. A는 45도가 무엇인지 90도가 무엇인지. B는 아예 ‘저~기’서 비틀비틀.
보다 못한 포클레인 기사가 나서서 배관을 하는 진풍경.
머리에 오가는 생각.
- 하긴 지난 번 우리 집 지을 때, 아예 큰 대자로 누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딴 사람까지 일 못하게 했던 그 양반.
- 역시 지난 번 우리 집 지을 때, 혼자 술 마시고 엉엉 대성통곡을 하던 그 아줌마.
- 그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솟구치는 분노
장면 6 : 급속히 부어오르는 B의 상처. 위기 상황. 급하게 C를 불러 B를 근처 의원으로 실려 보내고..
장면 7 : 오후 4시 반. 포클레인 기사는 돌아가고. 응급처치 받으러 갔던 두 사람, 오늘 의원들 쉬는 날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늦었다며....
이들을 데리고 마지막 정리 작업 좀 해보려 했지만, 계속되는 A의 질문 “이거면 됐어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 일을 시킬 수 있겠는가.
어제도 작살 또 며칠 전에도 역시 작살냈던 드릴 값. A 인건비에서 정말 며칠 일당 확 빼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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