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하루키 무라카미의 ‘빵가게 재 습격’

뚝틀이 2013. 6. 10. 13:32

무라까미 하루끼 Murakami Haruki 村上春樹(むらかみ はるき)의 소설, The Second Bakery Attack パン屋再襲撃, 1986.

                     http://ctina.com/bakeryattack.html

 

선택? 그른 선택이 옳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옳은 선택이 그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법.

고로, 생긴 일은 이미 생겨난 일이요, 생기지 않은 일은 아직 생기지 않았을 뿐.

결혼한 지 보름정도 되었던가?

      I had a job in a law firm at the time, and she was doing secretarial work at a design school.

      I was either twenty-eight or twenty-nine--why can't I remember the exact year we married?--

그 시절, 밤2시, 참을 수 없는 허기.

냉장고 아무리 뒤져도 먹을 것이라곤.... 할 수 없이 맥주(난 4캔, 아내는 2캔)나 꺼내 마시다, 얼떨결에 총각시절 이야기를...

(이 작가 몇 살 때 작품이지? 유치하게 오즈의 마법사니 프로이트니... 찾아보니 86년 작, 그가 49년생이니...)

치약 살 돈도 없던 가난한 시절, 일하기도 싫었던 시절, 친구랑 같이 빵가게 습격하기로..

성공?

    "Well, it was kind of a success. And kind of not. We got what we wanted.

     But as a holdup, it didn't work. The baker gave us the bread before we could take it from him."

그냥?

아니, 일종의 타협. 클래식 마니아 그 빵가게 주인,

지금 나오는 이 바그너의 탄호이저와 나르는 홀란드인 서곡 LP를 끝까지 앉아 듣는다면 원하는 만큼 다 가져가도 된다고.

그래서 그렇게 싱겁게 빵을 얻어 나왔고 며칠 동안 그 빵만 계속 먹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저주가....

저주?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아니 별로.....(아내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는 없는 일.)

그냥.... 다시 학교로 돌아가, 사법고시 공부를 했고, 시험에 붙고, 당신을 만났고, 결혼을 했고...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아내의 눈빛, 하지만 다행히 다그치지는 않고...)

    "But even so, we had this feeling that we had made a terrible mistake.

     And somehow, this mistake has just stayed there, unresolved, casting a dark shadow on our lives.

     That's why I used the word 'curse.' It's true. It was like a curse."

그 저주가 나에게도 옮겨진 모양이야. 당신과 함께 산 지 보름밖에 안 됐는데 더러운 커튼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것 같고....

그건 저주가 아니라.... 나의 말에,

아냐 저주야. 이걸 풀려면, 다시 또 한 번, 이번엔 진짜로 빵가게를 털어....

시내를 아무리 뒤져봐야 이 시간에 열려있는 빵가게는 없고.... 맥도널드 가게로 들어가....

돈을 주겠다는 지배인, 빅맥 30개를 달라는 우리, 이해 못하겠다며...

콜라 값은 지불,

    "We're stealing bread, nothing else."

밖으로... 난 6개, 아내는 4개, 허겁지겁 삼키듯...

또 할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