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안톤 체호프의 ‘거울’

뚝틀이 2013. 6. 10. 13:30

http://en.wikisource.org/wiki/The_Looking-Glass_(Chekhov)

 

지주이자 장군(지난 번 다른 소설에도 나왔었지만, ‘변화가 없었던’ 제국러시아에서 지주는 당연히 귀족이었고 그들의 자제는 인맥형성을 위해 ‘가장 큰 조직’인 군에 입대하고, ‘엘리트의 표상’인 장군이 된 후에는 고위관리로.... 이런 ‘선순환’의 사회 틀 속에서...장군=귀족=지주=고위관리)의 딸 넬리Nellie. 창백하고 긴장된 모습, 반쯤 감긴 눈, 자고 있는지 깨어있는지... 거울을 보고 있는 그녀. 부드럽고 매혹적인 눈웃음을 보이는 한 미남, 그녀의 약혼자. 잿빛 배경의 장면은 계속되어, 황홀함, 달콤함, 혼란.... 한 지붕 밑에서 같이 살게 되는 그.

 

어느 추운 겨울 밤, 마을의원 루키치Stepan Lukitch 박사의 대문을 두드리는 그녀. 한참 후 고개를 내미는 하녀, 전염병 환자들은 진찰하고 돌아와 잠에 빠져 있다고, 깨우지 말라 했다고. 그녀를 밀치고 안으로. 의사의 침실. 남편이 위독하다고... 지난 사흘 동안이나 티푸스 환자들을 보고 왔다며 자신도 환자라는 의사. 애원하는 그녀. 체온계를 보여주며 40도나 되는데 어떻게... 옆 동네 의사에게 가보라고. 거기까지 또 20킬로미터나 가면 너무 늦다고. 당신을 직무태만으로 고발하겠다고.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의사. 그에게 옷을 입히고 구두를 신기고...

The earth was wrapped in darkness. one could not see one's hand before one's face. . . . A cold winter wind was blowing. There were frozen lumps under their wheels. The coachman was continually stopping and wondering which road to take.

어떻게, 어쨌든 집에 도착. 남편이 어떤지 들여다보고 나오니 의사가 헛소리를 하며... 세상에!

아까 이야기 나왔던 다른 마을 의사에게로Zemstvo doctor...

 

아이들. 독감, 성홍열, 디프테리아... 이러다간 대여섯 녀석 중 하나는 죽을 텐데...

죽어가는 남편... 나도? 안 되지. 둘 중에 하나는 남아 장사를 지내줘야지. 이런 불행이...

관, 양초, 일꾼들... 죽은 남편의 얼굴이 멍하게 들여다보는 그녀.

 

쿵! 무엇인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거울.

"I must have fallen asleep," she thought with a sigh of reli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