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Augusta Huiell Seaman의 ‘The Girl Next Door’

뚝틀이 2013. 6. 23. 02:15

요즘 내 감성이 여려져서일까? (extremely subtle and brittle, indeed)

전 같으면 펼쳐볼 생각도 않았을 이런 風의 소설에 이렇게 빠져들기는 처음.

첫 페이지 시작 때 무엇인가 착 달라붙는 느낌이더니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거의 한 순간도 책을 덮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

지금의 ‘순간적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다른 사람에게도 권할 책’ 리스트 최상위에 올려놓고 싶을 정도다.

 

이야기를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스포일러의 성격을 우려해서가 아니라, 줄거리를 정리하는 동안 내 감흥이 깨질 것 같다는 생각에 짧은 형태로....)

어차피 스토리에 반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문체 그 잔잔한 흐름에 반한 것이니....

 

 

뉴욕으로 이사와 고모 미너바Minerva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마샤Marcia의 집에

    찾아온 고향 노섬Northam에서의 친구 재닛Janet.

단짝 친구와의 약속을 어찌 그리 쉽게 내팽겨 치고 연락 없이 지낼 수 있는가,

    속사포처럼 미너바에게 불평을 쏟아내는 재닛.

마샤의 대답, 이야기를 좀 들어봐.

    모든 것이 새로워 여기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미스터리도 하나....

앞집을 가리키며, 마샤가 들려주는 ‘어리석은 베니딕트 家, Benedict's Folly’ 이야기.

    이 일대에서 가장 부유한 집이라고. 하지만, 베니딕트 사후에,

    모든 창문의 셔터는 항상 내려져있고, 모든 가구에는 헝겊이 씌워져 있고,

    아무도 저기 들어가 본 사람이 없고, 적어도 한 여인이 살도 있는데,

    그녀가 밖으로 나올 때는 항상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베일을 내린 채...

얼마 전, 가게에서 주인을 봤는데, 적어도, 목소리 하나는 매우 아름답더라고.

그런데, 얼마 전에 한 밤중에 정원을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었는데...

오랜 만에 만난 친구에게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해 주는데,

    맞은 편 그 집의 창의 셔터가 열리고.... 

    창가로 가 마주 봤더니, 급히 다시 셔터가  내려지는데,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또래의 소녀.

    스스로 갇혀있을 리는 없고....

    납치되어 묶여있는 것일까?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동한 두 소녀, 스스로의 힘으로 그 집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밝혀내기로.....

 

 

얼마 후, 우연히 집 앞에서 마주치게 되는 그 집 소녀.

가게로 가는 길을 묻은 그 소녀. 주인이 아파서 자기가 장을 봐야한다고.

안내해주는 두 소녀.

    보아하니 영국에서 온 모양. 화폐 단위도 모르고, 물가에 대한 감이 전혀 없고..

헤어질 때, 고마웠다 말하는 그 소녀,

    다음에도 자기가 장을 보게 되면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그때는 자기 창살에 흰 손수건을 매어놓겠다고.

 

하지만, 그런 신호의 기미도 없었고,

다음 날 그를 문 앞에서 마주치지만, 

바로 앞을 지나가면서도 전혀 눈도 주지 않고.....

 

그 후 어느 날, 신호.

당황해 하는 그녀의 말. 주인이 몹시 아픈데, 어쩌면 좋을지.

의사를 부르는 것도 거부한다고.

증세를 들어보니 말라리아.

함께 약방으로 향하는 세 소녀. 약을 받고 돈을 지불하는 두 소녀.

한사코, 자기가 지니고 있는 영국 돈 받기를 고집하는 그 소녀.

주인이 외부인과 인사를 나누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자기는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기 싫다고.

  

우리 친구하지 않을래? 내 이름은 마샤 Marcia Brett, 이쪽은 재닛Janet McNeil. 네 이름은?

자기는 세실리Cecily Marlowe, 영국에서 왔다고. 어떻게 이 집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엄마가 생전에 베니딕트란 이름을 입에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더 이상 쓸 수가 없다. 여기 뭐라고 쓰는 것은 이 소설을 읽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라....)

어려운 단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잔뜩 기교를 부린 문장들도 없고, 끝까지 반전다운 반전이 없이 계속되는 잔잔한 이야기....

 

 

 

 

 

 

 

 

 

 

 

 

 

         

1917, http://www.gutenberg.org/files/39896/39896-h/39896-h.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