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제9부~제10부)

뚝틀이 2015. 11. 19. 01:00

 

제9부 예비조사

 

뾰뜨르 일리이치가 생각합니다.

‘10 루블을 빌려갔던 사람이 피투성이로 돈 뭉치를 들고 오다니, 이건 그냥 모르는 체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지.’

그가 일단 마로자프의 집으로 향합니다.

하녀 피예냐에게서 듣는 이야기,

“드미트리가 공이를 들고 나갔는데, 다시 왔을 때 그는 피투성이였고, 자기가 누구를 죽였다고 했다.

 모크뢰로 떠나는 그에게 제발 그루솅까를 해치지 말아달라고 무릎 꿇고 빌었다.”

 

일리아치의 생각,

'당연히 표도르 까라마조프의 집으로 가봐야 하지만, 만일 거기 아무 일도 없으면?

 그럼 공연히 소란만 떨어 나만 조롱거리가 되는 꼴!'

그래서 이번엔 혹흘라코프의 집으로 갑니다.

하지만 이 ‘따발총 부인'으로부터 듣는 말,

“빨리 그의 아버지의 집을 찾아가봐라. 아니, 차라리 먼저 경찰에 신고해라.”

 

그가 미하일 마까라비치 마까로프Михаил Макарович Макаров에게로 갑니다.

그 경관 주위에 이미 여럿이 모여 ‘그 사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르파가 스메르쟈코프의 발작 전 외침을 듣고 일어났는데,

남편이 옆자리에 없기에 그를 찾다 나왔다가,

주인이 죽어있는 것을 창으로 들여다봤고,

그 외침에 놀라 달려온 옆 집 별장지기와 그의 딸의 도움으로 그리고리이를 발견했다.

사건 현장엔 그루솅까 앞으로 된 돈 봉투가 있었지만, 그 내용물은 비어있었다.

 

드미트리가 외칩니다. 자기는 무죄라고.

그루솅까가 울부짖습니다. 저 사람 또 저 사람 아버지를 그들의 애정을 이용하여 괴롭힌 자기가 잘못이라고.

“맞아! 이 창녀가 원흉이야!” 마까라비치가 그녀를 후려치려하는데,

“수사를 다 망칠 셈이냐? 절차를 따르라!” 수사관 니꼴라이Николай가 말립니다.

 

드미트리가 말합니다.

"내가 하인을 죽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버지를 죽인 일은 절대 없다."

검사 이뽈리트Ипполит가 그리고리이는 살아있다고 하자, 그가 이 말에 뛸 듯이 기뻐합니다.

"그 노인이 저를 안아서 키웠단 말예요. 이제 제 마음이 편해졌으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갑자기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된 기분입니다.

"당신이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죽여 버리겠다고 떠들고 다닌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질투 때문인가?"

"맞다."

"3천 루블 때문이기도 하고?"

"그보다 훨씬 많다. 수만 루블일 수도 있다.

 단지 내가 워낙 3천 루블이 급해..... 내가 나쁜 사람이었다."

"지금 참회하는 것인가?"

"아니다.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다는 것을 후회하는 말이다."

 

수사관 니꼴라이가 말합니다.

"마음을 열고 협조해줘서 고맙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면 당신에게도 유리할 것이다."

드미트리가 이제 자기 말을 끊지 말라며 전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수사관은 같이 웃어주며 분위기를 맞추는데, 검사는 웃음 없이 그의 말 마디 마디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들의 집요한 추궁이 계속되자 드미트리가 소리칩니다.

"그래, 그래, 적어라!

 내가 아버지를 죽일 생각으로 마조로프네 집에서 공이를 들고 나갔다. 이제 시원한가?"

하지만 그가 왜 3천 루블이라는 액수를 필요로 했는지,

또 총을 맡기고 10루블을 빌린 지 단 몇 시간 만에 어디서 어떻게 3천 루블을 얻을 수 있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사생활에 관한 부분이라 절대 이야기해줄 수 없다고 버팁니다.

 

드미트리는 자기가 어떻게 담을 넘었는지,

아버지가 창으로 머리를 내밀었을 때, 자기 심정이 어땠는지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차가운 눈으로 그를 보는 수사관들 앞에서, 일종의 발작기가 나는지, 주머니에서 공이를 꺼내들고...

그러다가 정신이 버쩍 들어,

"자, 이제 뭘 듣고 싶은가요. 내가 그 공이로 내려쳤다는 그런 이야기요?

 천만에! 그때 악마가 졌어요. 아니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기도를 하셨든지."

이야기를 계속하라는 그들에게,

"날 알아본 아버지가 소리를 쳤어요. 그리고리이가 쫓아왔죠.

 그래서 난 그를 공이로 쳤어요. 피가 쏟아져, 손수건으로 상처를 닦아줬죠."

"그런데 문은 왜 열었지?"

"문? 문은 닫혀있었어요."

"살인범은 문으로 들어갔다, 문으로 나왔는데?"

"그건 나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절대 누구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아요.

 비밀노크 신호는 스메르쟈코프하고 나밖에 몰라요."

"사실은 스메르쟈코프도 용의선상에 올라있어."

"그 겁쟁이는 절대로 그런 짓을 못해요. 더구나, ‘자기 아버지’를 죽이는 짓은."

"그런 ‘아버지’ 소문은 나도 들어서 알고 있어.

 하지만 사건 당시 그는 열 번도 더 넘게 발작을 일으켰고,

 당시 그를 진찰했던 의사도 이제 거의 가망이 없다고 이야기했었어."

"왜 그리고리이를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떠났지?"

"그렇게 사소한 것까지 챙길 마음의 여유가 없었죠."

그들이 그의 ‘사소한’이라는 표현을 기록합니다.

이 사람이 그런 강심장이고, 그렇기에 아버지를 죽이고도 이렇게 태연할 수 있어는 증거로요.

"총은 왜 다시 찾아갔지?"

"오늘 새벽 5시에 죽을 생각이었어요."

다시 질문이 돈의 출처로 돌아옵니다.

"절대로 이야기할 수 없어요!"

"그러면, 적어도, 피를 닦을 때 가지고 있던 액수가 3천 루블 맞는가?"

 

그들이 주머니 검사에 들어갑니다.

여기 남은 돈 836루블, 여관에서 300루블은 이미 체크했고, 총 받으며 10루블 돌려줬고,

마부에게 20, 도박에 200.... 대충 1500루블이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들이 드미트리의 옷을 벗기고 다시 검사합니다.

드미트리가 수모를 참기 힘들어합니다. 이건 러시아의 장교를 태도가 아닌데.....

결국 핏자국이 있는 옷은 증거품으로 압수되고, 드미트리는 남의 옷을 걸치게 됩니다.

 

경관이 정원 문이 확실히 활짝 열려있었다는 그리고리이의 증언을 들려줍니다. 살인자가 외부에서 침입한 증거라는 뜻이죠.

드미트리는 아니다. 자기가 분명이 봤다, 닫혀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이 봉투 하나를 내밉니다. ‘나의 병아리에게.’

"이 글씨를 알아보겠나?"

"이건 아버지의 글씨에요."

"이 안에 있었던 3천 루블이 없어졌다."

드미트리가 아연실색합니다. 좀 있다가 그가 외칩니다.

"그렇다면 이건 스메르쟈코프의 짓이에요.

 이 돈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그밖에 없거든요. 체포해 확인해보세요.

 아버지는 비밀노크 신호가 맞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요."

 

드미트리가, 할 수 없지 하며, 자기의 수치스러운 비밀을 털어놓겠답니다.

"그 돈은 내 돈이다. 아니 내용적으로는 훔친 돈이다.

 한 달 전, 까쪠리나가 언니에게 3천 루블을 전하라고 내게 심부름시켰는데,

 당시에 난 그루솅까에게 빠져있었고, 그녀와 여기 모크뢰로 와, 그 돈을 썼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떠벌였듯이 그 돈을 다 뿌린 것은 아니고, 반은 남겼고,

 난 그 돈을 목걸이 페난트를 만들어 그 속에 넣고 다녔다.

 그런데, 이제 그루솅까가 떠난 이상, 사는 의미가 없어져,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이 들자 이 돈에 매달릴 이유가 없어져, 그래서 다 써버리기로 했다.

"당신을 아는 사람 누구나 3천 루블이라고 알고 있는데?"

"누가 내 돈을 세어보기라도 했는가?"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런 이야기 털어놓는 게 왜 그렇게 힘들었지?"

"이건 명예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봐라.

 한 여자의 돈을 다른 여자와 놀아나기 위해 써버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허풍 다 떨어놓고,

 이제 와서 하는 말이, 반은 챙겨뒀었다?

 그럼, 내 명예가 어떻게 되지?"

"잘 이해가 안 되지만, 그래도 이건 중요한 질문이다. 그 페난트가 어떻게 생겼나."

"100루블짜리 반으로 접은 크기다."

"어떻게 만들었지?"

"하녀의 못 쓰는 모자를 잘라 만들었다."

"바느질은 할 줄 아나?"

"군인이라면 무엇이든 다 할 줄 안다."

"그것 어디 있지?"

"버렸다."

"어디에?"

"장터에."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해 달라. 이건 정말 당신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그걸 어떻게 기억하나. ‘허풍 마귀’라면 몰라도. 더 이상 이야기 못하겠다. 이제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알게 되면 난 끝이다."

 

여관주인도 지난 번 미쨔가 뿌린 게 분명히 3천 루블, 이번에도 분명히 3천 루블이라 증언하고,

다른 사람들도 ‘여섯 번째의 천 루블’ 이라는 미쨔의 표현을 들었다고 증언하고,

폴란드 애인도 분명히 그가 3천 루블을 채워주겠다고 했다고 증언합니다.

그 어느 누구도 1천5백 루블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습니다.

 

드미트리가 난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외치지만, 조서를 다 꾸민 수사팀이 이제 그를 범인으로 호송하려 합니다.

그루솅까가 울부짖습니다. "난 평생토록 나를 벌할 거야. 당신이 어디를 가든지 당신을 따를 거야."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그에게 여관주인은 고개도 돌리지 않습니다.

호송관 마브리끼이Маврикий에게 "자, 친구, 이제 출발하지." 하자,

"난 네 친구도 아니고, 넌 내게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도 아니야."라고 합니다.

드미트리가 의아해합니다. 방금까지도 같이 마시며 떠들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제10부 소년들

 

드미트리에게 모욕을 당했던 스니기료프의 아들 일류샤, 그 일류샤가 칼로 찔렀던 아이 꼴랴,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머니는 32살 난 안나 표도로브나 끄라소트킨Анна Фёдоровна Красоткин,

꼴랴가 태어나던 해에 남편이 죽어, 14년간 아이를 홀로 키워오는 중인데,

그녀는 아이가 다칠까 과잉보호를 하고, 꼴랴는 그 보호를 싫어합니다.

그가 달리는 기차 밑 선로에 누워 아이들 사이의 영웅이 되었는데,

소문에 의하면, 선생님보다 수학과 역사를 잘한다고 합니다. 

그의 선생님 다르다니옐로프Дарданелов는 그의 엄마를 사랑합니다.

그는 강아지 뼤레즈본Перезвон을 키우고, 이제 온갖 훈련을 다 시켜놓은 상태입니다.

 

꼴랴의 집에 의사의 부인이 세 들어있습니다. 의사는 일 년 전부터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꼴랴는 이 집 8살 소녀와 7살 남동생을 봐줘야합니다.

속이 탑니다. 빨리 일류샤에게 가야하는데.....

결국, 심부름을 나갔던 아가피야Агафья가 돌아와 ‘해방’됩니다.

약속시간에서 한참 늦었다고 스무로프Смуров가 투덜댑니다. 그는 꼴랴보다 두 살 아래입니다.

"오늘 내가 온다는 것을 일류샤에게 이야기했니?"

"내가 뭐 어린앤가? 그런 걸 다 이야기하게?"

스무로프가 꼴랴가 데리고 나온 뼤레즈본을 보더니 말합니다.

"쥬치까Жучка였으면 좋았을 텐데."

"쥬치까는 없어. 사라졌어. 하지만, 얘는 더 똑똑해.

 '죽어!'하고 명령하면 누가 와도 안 일어나."

"하긴, 뭐 상관없지. 오늘 일류샤의 아버지가 마스티프 한 마리 사온다고 그랬거든. 물론 난 그 말을 믿지 않지만."

"일류샤는 지금 어때? 상태는?"

"의사가 왔다 갔는데 앞으로 며칠 버티지 못할 거래. 의사들은 다 도둑놈들이야.

 그런데 어떻게 오늘 올 생각을 했지?"

"이 녀석아, 그건 내가 알아서 하는 일이야.

 너희처럼 까라마조프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

"우리도 그런 건 아냐. 돌싸움했던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오는 것이지.

 참, 우리가 일류샤 아버지도 잘못 봤었어. 좋은 분이던데."

 

꼴랴는 알료샤라는 인물이 궁금해집니다.

자기 형이 살인범으로 수감되어 있는데도 이렇게 아이들이랑 어울리고 있다니....

그가 장을 지나며 만나는 사람마다, 장사에게, 농부들에게, 말을 걸며, 자기는 사회주의자라고 합니다.

일랴의 집 앞에 도착하자, 꼴랴가 스무로프에게 우선 알료샤부터 불러내라 시킵니다.

 

알료샤 나옵니다.

"일류샤에게서 네 이야기 많이 들었어. 그렇지 않아도 만나보고 싶었는데."

개를 보는 그에게 이름이 뼤레즈본이라 했더니,

"쥬치까가 아니고? 일류샤가 계속 잠꼬대를 하던데."

알료샤가 묻습니다.

"그럼 그 개는 정말 죽은 거니?"

꼴랴가 묘한 웃음을 짓습니다.

"사실 저 안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설명드릴 게 있어서 나오시라고 했는데∙∙∙∙∙"

 

꼴랴가 알료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어느 날 보니 아이들이 일류샤를 괴롭히고 있었는데,

덩치도 작은 아이가 굴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을 보고 그를 보호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일류샤는 워낙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 보호받는 것이 싫어, 심술을 부리곤 했다.

그래서 그를 강하게 키우려 아주 차갑게 대했다.

그런데 며칠 동안 하도 침울한 표정만 짓고 있기에 물었더니,

스메르쟈코프의 말대로 쥬치까라는 개에게 ‘실험’을 했다고 했다.

빵 속에 핀을 박아 배고픈 개에게 던져주면 어떻게 되는지, 그런 실험

그 개가 뺑뺑 돌며 괴로워하더니 어디로 사라졌다고.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내가 뭐라고 그랬더니, 그가 갑자기 나를 칼로 찌르고 달아났다.

 

꼴랴가 묻습니다.

"참 일류샤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죠? 사람들은 그를 '광대'라고 하던데."

"그런 사람들은 사실 슬픈 사람들이야.

 자기 힘으로 상대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 연극을 하는 거지.

 어른들은 극장에 가서 영웅도 보고 도둑도 보고 전쟁을 보는데, 사실은 보는 것 그것뿐인데,

 아이들은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해보거든. 그게 차이지."

꼴랴는, 마치 나이차이 전혀 없는 사람 대하듯 자상한 알료샤에 매료됩니다.

"자, 이제 들어가시죠. 연극이 시작됩니다."

 

일류샤는 자기에게 돌을 던지며 괴롭히던 아이들이 찾아주는 것이 고맙습니다.

아버지 스니기료프대위도 고마운 마음에 맛있는 과자를 잔뜩 준비해놓았습니다.

알료샤의 예언대로 그가 까쪠리나의 2백 루블을 받아 여유롭게 쓰고 있는 중이죠.

이번에 순종 마스티프 강아지를 살 수 있었던 것도 그 돈 덕분입니다.

 

일류샤의 마음 한 구석은 늘 텅 빈 것 같습니다. 자기를 보호해주던 사람을 자기가 칼을 찔러 쫓아버리다니.

일류샤의 마음을 안 알료샤가 스무로프를 통해 꼴랴에게 몇 번 연락을 취했지만,

꼴랴는 그때마다 차갑게 ‘갈 때가 되면 내가 알아서’ 간다고만 했습니다.

그런 그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기쁘겠어요.

 

꼴랴가 마스티프를 보며 이 녀석 아주 사납게 생겼다고 운을 뗍니다.

그러다 ‘눈치 없게’ 쥬치까의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가 갑자기 긴장하며 어색한 분위기가 됩니다.

일류샤가 그 개 어떻게 되었는지 혹시 아느냐 묻습니다.

"핀을 먹은 개가 어떻게 살아남겠니? 어디론가 사라졌어!"

모두가 침울해하자, 뼤레즈본이라는 다른 개를 데려왔다고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일류샤가 안 보겠다고 소리 지르고, 대위도 나중에 보자며 말리는데,

꼴랴는 들은 체도 않고 휘파람으로 개를 불러들입니다.

일류샤가 그 개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릅니다.

"쥬치까! 쥬치까!"

꼴랴가 이어 그 동안 훈련시킨 묘기, 즉 ‘죽어!’ 그러면 땅 바닥에 누워 네 발을 허공을 향해 드는 재주를 보여줍니다.

또 그 자세에서 몸을 일으키는 묘기에 아이들은 손뼉을 차며 좋아합니다.

 

까쪠리나는 드미트리의 악행이 마음에 걸려 대위의 집을 찾곤 합니다.

이곳 의사를 믿을 수 없어 모스크바로부터 거액을 주고 의사를 모셔온답니다.

밖으로 나오자 꼴랴가 묻습니다. 일루샤가 어떠냐고요.

알료샤는, '걔는 이제 곧 갈 것 같아'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꼴랴가 소리칩니다.

"의술은 다 사기에요, 의사도 다 사기꾼이라고요!"

 

꼴랴가 알료샤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신비주의에 빠져있는데 곧 나아질 거예요."

무슨 말이냐 묻는 알료샤에게,

"하나님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만든 것이죠.

 기독교라는 것은 부자들이 자기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에요.

 볼테르는 하나님을 믿지 않았지만 인류를 사랑했죠."

"볼테르는 하나님을 믿었고, 그의 인류사랑은 보잘 것 없었어.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다 어디서 들었지?"

"깡디드에서요."

"읽었나?"

"읽기는 읽었는데 워낙 번역이 나빠서....."

자기는 철저한 사회주의자라는 꼴랴에게, 알료샤가 벌써? 하며 놀랍니다.

"신념과 나이와는 상관없는 일 아니에요?"

이야기가 진행되며 드러나는 사실, 꼴랴는 라키친에게 들은 단편적 지식을 재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나를 경멸하시죠?"

"난 전혀 경멸하지 않는데!

 단지 네 맑은 영혼을 사람들이 흐려놓는 것 같아서 그게 걱정되는구나."

"내가 우습게 보이세요?"

"천만에. 우습게 보이다니."

 

못 올 곳에 왔다는 듯, 의사가 거만한 표정을 짓습니다.

대위가 "어떻게 희망이 없겠는가?" 묻자, 전지요양을 보내랍니다.

두 사람 대화에 꼴랴가 끼어듭니다. 말끝마다 의사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그런 그를 알료샤가 말립니다.

 

일류샤가 오히려 아버지와 꼴랴를 껴안고 위로해줍니다.

자기가 가면 아빠랑 같이 산책하곤 하던 그곳 큰 바위 밑에 묻어달라고.

그리고 다른 아들 하나 구해 일류샤라 이름 짓고 귀여워해주라고.

꼴랴가 울음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갑니다.

뼤레즈본에게 ‘죽어!’ 하고 외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한 후, 집으로 돌아갑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