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팡틴느-'

뚝틀이 2015. 12. 8. 06:30

Victor Hugo(1802-1885). Les Misérables 1862

 

 

 

- Fantine -

 

알프스 산록 밑 디니유Digne란 작은 도시,

그곳의 70대 중반의 미리엘Myriel 신부, 그는 아낌없이 주는 사람입니다.

이곳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죠. 

빛도 들지 않고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가난한 환자들이 비인간적으로 지내는 것을 보자,

그가 망설임 없이

나폴레옹에게서 하사받은 자기의 18세기 고궁을 그 시설과 바꿨습니다.

 

봉급이 15,000프랑인 그의 살림 명세표를 한 번 들여다볼까요?

선교에 얼마,

죄수에 얼마, ...,

     그렇게 나가다,

가난한 사람 6,000,

‘나 자신에게’ 1,000 / 합 15,000

그는 이렇게 남을 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차 운용비조차 없는 그를 보다 못해 사람들이 탄원서를 올려

그에게 ‘마차운용 특별비’로 3,000이 추가로 배정되자,

‘500밖에’ 받지 못하는 고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그래서 공개되는 그 사용내역서는 이렇습니다.

환자들 1,500. 모자원母子院 500, 버려진 아기棄兒 500, 고아 500 / 합계 3,000

 

이렇게 검약한 그에게도 예외가 있었으니 銀식기 한 세트와 銀촛대 두 대.

물론 이것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품위 있게 접대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해, 미리엘 신부보다는 Monseigneur Bienvenu라는 별칭으로 불렀죠.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와 함께해주셔서 고마우신 신부님 그런 뜻이라고나 할까요?

 

이곳 다니유에 낯선 사람이 나타나, 시청에 들려 노란 여행증명서를 내보입니다.

자신이 전과자임을 누가 나타내고 싶겠어요. 하지만 법의 명령은 엄격해, 그래야만 했습니다.

이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그는 그 어느 곳에서도 먹을 것 잘 곳을 얻지 못하고,

심지어 개집을 쉴 수 있는 곳으로 착각했다, 사나운 개에게 혼쭐납니다.

   “난 개 보다도 못한 신세로구나. I am not even a dog!

성당 벤치에 쓰러져있는 이 사람에게 지나가던 부인이 일러줍니다.

   “사제관에 한 번 들려보시죠.”

그가 사제관 문을 두드리자 노인이 나오고,

그가 거친 말투로 자기는 감옥에서 나온 전과자라고 말하는데,

이 노인, 놀랍게도, 반갑게 맞아들이고, 따뜻한 음식까지 차려서 내놓습니다.

편안한 잠자리까지 제공받았던 그가, 다음 날 아침, 경찰에 끌려옵니다. 그에게서 은 접시가 나왔거든요. 

자기를 이렇게 환대해주는 사람이 존경받는 미리엘 신부라는 것을 알 리가 없는 이 외지인,

이 친절한 노인이 눈을 붙이자, '이 자가 눈을 뜨면....' 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그리면서,

그가 잠자는 동안 몰래 훔쳐 나왔던 것이죠.

그런데, 뜻밖에도 이 신부는 자기가 준 것이라고 하며,

왜 이 은촛대는 잊고 갔느냐 하며 그것도 손에 쥐어줍니다.

따뜻한 음식과 깨끗한 잠자리는 고마웠지만, 순간적인 충동으로 일을 저질렀던 이 사람, 쟝발쟝Jean Valjean입니다.

                                                                                 (이하에서는 보통 쓰이는 대로 장발장으로 표기합니다.)

이 사람, 원래는 착실한 정원사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26살 때, 혼자 된 누이 식구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다 못해 빵을 훔치다 5년 징역형을 받았죠.

감옥 안에 있다 보니 누이와 조카 일곱의 생계가 걱정되어 참을 수가 없는 거예요. 탈옥했죠.

다시 붙잡혔고, 또 탈옥, 또 체포, 그러다보니 형기가 계속 늘어나 19년간의 수감생활,

이미 중년이 된 그의 속에 남은 것은 적개심뿐이었습니다.

장발장을 보내며 들려주던 미리엘 신부의 충언은 이랬습니다.

   “정직하게 살겠다고 약속한 것 잊지 마세요.

    당신의 영혼은 내가 사서, 하느님께 바치겠습니다.”

   "Never forget that you have promised me to use this silver to become an honest man.... Jean Valjean, my brother:

    you belong no longer to evil, but to good.

    It is your soul that I am buying for you.

    I withdraw it from dark thoughts and from the spirit of perdition, and I give it to God!"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이 장발장, 다시 또 충동적으로, 꼬마 제르베Gervais의 은화를 빼앗고 마는군요.

몰려드는 후회와 자기 경멸. 그가 제르베를 찾아 나서지만, 꼬마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19년 만에 처음 터져 나오는 울음. 그날 밤, 그가 사제관 계단 앞에서 기도하며 결심합니다.

이제 앞으로는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기로요.

 

* * * * * 

 

파리의 어느 곳, 네 명의 대학생들과 자리를 같이하고 있는 네 명의 소녀,

그들 중 하나 팡틴느Fantine, 다른 소녀들과는 달리  ‘세상을 알지 못하는’ 순진한 고아입니다.  

상대 대학생에게는 그저 일시적 쾌락의 대상 그뿐이었는데 그녀는 이를 순수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층민 여자’와 교제하면 앞으로 일체의 경제적 지원을 끊을 것이라는 부모의 최후통첩에 물러나는 대학생들.

그런데 어쩌죠? 이미 그녀의 속에서는 아기가 자라고 있거든요.

 

그로부터 몇 년 후,

팡틴느는 이제 고향 몽트러이유Montreuil로 돌아가 딸 코제트Cosette를 키우려합니다.

그런데, 고향 거의 다 와서 그제야 팡틴느에게 미혼모에게는 일자리가 없다는 생각이 떠오르는데,

마침 중간에 머물던 여인숙 주인이 자기 딸들을 대하는 ‘자상한’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코제트를 맡기고 발길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 그 부인은 자기 아이들과 남편에게만 그렇게 잘 해주는 사람이고,

그 남편 떼나르디에Thénardier는 음흉한 일만하는 사기꾼이요 악한입니다.

세상엔 이런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죠.

악하게 자기 것을 챙긴다고, 부유한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To be wicked does not insure prosperity.

 

팡틴느가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고향, 몰라보도록 달라진 모습입니다.

이 지방 주산업은 검은 구슬 제조업인데, 마들렌느Madeleine란 사람이 신공법을 도입해 이 산업을 더욱 키우고,

공장주로 사업가로 또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자선가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그, 아무도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릅니다.

     "He is an ignorant man, of no education. No one knows where he came from." 

그가 읽을 줄은 아는지 그것도 확실치 않습니다. 

      It has not been absolutely proved that he knows how to read.

그가 돈을 버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그를 사업가라고 합니다. 

      When they saw him making money, they said, "He is a man of business."

그가 돈을 뿌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그가 야망이 있다고 합니다. 

      When they saw him scattering his money about, they said, "He is an ambitious man."

그가 명예를 마다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그가 모험가라고 합니다.  

      When he was seen to decline honors, they said, "He is an adventurer."

그가 사교계를 멀리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짐승 같다고 합니다.

      When they saw him repulse society, they said, "He is a brute."

하지만 화재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를 구해내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그를 신뢰했고,

그에 대한 소문을 들은 왕이, 이곳에 온지 5년밖에 되지 않은 그를 시장으로 임명했고,

그가 온힘을 다해 거절하다, 어쩔 수 없이 시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그를 존경하는 것은 아닙니다.

‘권위를 존중하고 반항을 증오하는 respect for authority and hatred of rebellion’ 자베르Javert 경감

자신의 의무에 거의 신앙처럼 his duties were his religion 충실한 그의 눈에 들어온 시장,

그의 직업적 본능이 작동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무슨 숨겨진 과거가 있을 것이다.

 

미리엘 신부의 선종 소식에 침울해 있던 시장이 길을 걷다 사고현장을 봅니다.

마차가 뒤집혔는데, 거기에 깔린 사람은 자신을 적대시하는 포슐르방Fauchelevent 신부,

시장이 두둑한 보상금을 약속하며 사람들에게 그를 꺼내달라 호소하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자신이 마차를 들어 올리고, 그 밑에 깔려있던 사람을 구해냅니다. 그 괴력怪力!

살아난 포슐르방이 감사를 연발하는 동안, 자베르 경감이 생각에 잠깁니다.

혹, 이 사람이 예전에 내가 관리한 적이 있었던 그 죄수?

 

팡틴느가 일자리를 얻은 곳은 바로 이 마들렌느 시장의 공장입니다.

딸에게 돈 보내느라 극도로 절약해야하는 팡틴느, 동료들과 사이가 원만치 못합니다.

더구나 글을 모르는 그녀는 떼나르디에에게 보내는 편지의 대필을 부탁할 수밖에 없는데,

호기심 많은 수다쟁이 여공 빅튀르니앙Victurnien이 결국 팡틴느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떠벌여,

둘이 싸움을 벌이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마들렌느가 현장을 보고 공장장에게 처리를 지시합니다.

과거에 팡틴느에게 수작을 걸다 당한 적이 있는 이 사람은 옳다구나 기회다,

사장에게 보고도 없이, 팡틴느를 ‘부도덕한 여자’라고 해고해버립니다.

 

코제트가 감기에 걸렸다, 털옷이 필요하다, 요구액수를 계속 늘려가는 떼나르디에,

그렇다고 팡틴느가 보내오는 돈을 코제트에게 쓰는 것도 아닙니다. 

불쌍한 어린아이를 집안일에 혹사시킵니다.

팡틴느는 삯바느질 일을 하며 애써보지만,

그런 푼돈으로는 어림없고 빚은 계속 늘어나,

목걸이, 머리카락, 심지어 이도 빼서 팔아보지만....

결국은 들어서서 안 되는 길로 들어서고...

어느 날 술집 앞에서 싸움을 벌이다,

현장을 지나던 자베르 경감에게 끌려갑니다.

6개월 감방이라는 말에 꼬제뜨 이야기까지 꺼내며 선처를 호소하지만....

She would have softened a heart of granite; but you cannot soften a heart of wood.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마들렌느,

팡틴느는, 날 해고한 주제에 하면서, 그의 얼굴에 침을 뱉습니다.

사장이 자기가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고 하자, 팡틴느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혼절합니다.

시장이 이 여자를 감방이 아니라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하라고 하자,

경감은 자기 권위가 상관에 의해 손상되었다고 느끼고, 이 시장의 과거를 철저히 캐내기로 결심합니다.

   

팡틴느의 상태가 점점 위중해지고, 마들렌느가 의사의 권고대로 코제트를 데려오려는데,

이참에 한 몫 챙기려는 떼나르디에가 요구액수를 점점 늘여가며 응하지 않습니다.

이제 결국 그가 직접 나서 코제트를 데려오려 하는데,

그때, 심각한 얼굴로 들어오는 자베르가 하는 말, 자기를 해고해달랍니다.

내 여태까지 시장 당신을 장발장으로 생각하고, 그 동안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장발장이 체포됐다고. 샹마치유Champmathieu로 이름을 바꾸어 살고 있던 그 장발장의 재판이 내일 열린다고.

 

이를 어쩌죠? 실은 마들렌느 시장 이 사람이 장발장, 고통 속 고민이 거듭됩니다.

자수를 하면 샹마치유를 풀러줄 수야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제 더 이상 이곳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없게 되고...

더구나 한 번의 거짓이라는 것은 결국 전체를 거짓으로 만들고 마는 것인데....

결국, 그가 그냥 모른 체, 그냥 이 자리에 머물러 있기로 마음을 정하고,

이제 자기 과거를 드러낼 수 있는 모든 증거물들을 불살라버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그가 항상 외투주머니에 지니고 있던 꼬마소년 제르베의 은화 한 닢이 눈에 들어오고,

이어, 미리엘 신부가 자기에게 들려줬던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깐 눈을 붙였던 그가 집을 나섭니다. 자수하러. 

그런데 이 무슨 일, 마차가 부러지고, 빌릴 마차도 구하지 못하고...

이것이 ‘뜻’인 모양이로구나 하고 체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순간,

‘신의 뜻인지’ 어떤 노부인이 자신의 마차를 제공, 그가 재판정으로 향하게 됩니다.

 

샹마치유 이 사람, 놀랍도록 자기와 닮았습니다.

전에 같이 있었던 감방동료들조차 장발장이 틀림없다고 증언했을 정도니까요.

판결이 내려지려는 순간, 시장市長 마들렌느가 나섭니다.

   “제가 장발장 본인입니다! 죄수번호 24601.”

존경받는 시장이 장발장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이 경악합니다. 

그가 재판정에서 걸어 나오는데, 문을 열어주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샹마치유가 풀려나는 와중의 혼란을 틈 타, 장발장이 그곳을 빠져나와 팡틴느에게 갑니다.

그 사이 그의 머리는 거짓말처럼 ‘백발’로 변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팡틴느가 "코제트는?" 하고 묻는데, 시장이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고,

의사가 나서서, "여기 왔지만... 몸이 회복되기 전에는..." 만날 수 없다고 하는데,

팡틴느가 시장의 뒤를 가리킵니다. 자베르가 서있습니다.

자베르가 ‘범죄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가려고 하자,

장발장이 코제트를 데려와 달라 부탁하지만, 그런 부탁까지 들어줄 경감이 아니죠.

그런 모습을 보는 팡틴느, 이제 코제트는 앞으로도 이곳에 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고 숨을 거둡니다.

      (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Anne Hathaway의 'I dreamed a dream'도 여기를 눌러 잠깐 들어보시죠.)

장발장은, ‘팡틴느를 죽인’ 이 자베르의 손을 뿌리치고, 숨을 거둔 그녀에게 귓속말로 약속합니다.

    “코제트는 내 죽을 때까지 맡아 키우겠노라.”

공동묘지에 던져져 흙먼지 속에 파묻힌 팡틴느,

그녀의 무덤은 살아있던 그녀의 잠자리와 비슷합니다.

 

그날 밤, 감방 창살을 뜯고 탈주에 성공한 장발장, 가난한 재산을 나눠주고, 파리로 향합니다.

다음 날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루머성 기사,

‘장발장은 팡틴느의 내연의 남자! 70만 프랑을 인출해 사라짐!’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