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상세 줄거리(제2부, 상)

뚝틀이 2016. 2. 11. 02:21

 

제2부: the Golden Thread

 

 

- Five years later -


1780년 3월, 어느 바람 부는 날 아침.

마네뜨 박사가  영국으로 무사히 탈출한지 5년 후.

남편 제리Jerry가 부인에게 진흙덩어리 장화를 집어던지면서, 자기를 위한 기도는 이제 제발 그만 좀 해달라고 합니다.

 

찰스 디킨스 특유의 사캐스틱 유머 감을 곁들인 텔슨은행에 대한 묘사 맛보기 하나.

  텔슨 은행은 구식이었다. 작고, 어둡고, 흉하고, 불편하였다.

  텔슨은행은 작고, 어둡고, 흉하고, 불편한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더구나 이 은행이 위치한 곳은 최근까지 흉악범들의 사형장이었던 곳. 이런 은행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인지..... 



- A Sight -

​ 

제리가 자비스 로리에게 쪽지를 전달하고(물론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죠.)

은행으로부터의 ‘메신저’로, 재판장에 입장료(당시에는 ‘재판’이 인기 있는 흥행)를 내고 들어가,

방청석에 자리 잡고, 옆 사람에 물어봅니다. 무슨 일이냐,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재판정의 모습. 바닥에는 허브와 식초가 잔뜩 뿌려져 있습니다.

피고가 있던 수용소는 위생상태가 열악해, 그곳 병균이 피고의 몸에 묻어왔을까봐 취하는 조치죠.

피고석에 앉은 준수한 외모의 25세 청년, 이 사람 찰스 다니Charles Darnay의 죄목은 스파이활동 및 반역인데,

그의 주머니에서 쪽지가 나왔고, 그때 현장에서 '확실히' 목격되었다는 증인들의 진술도 하나같아,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교수형이 분명합니다.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는 ‘한참 나이’를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보이는 노신사,

​그 백발노인의 팔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있는 20살 조금 넘은 여인, 노인의 딸임이 확실해 보이는 그녀,

자리에 있는 모두가 증오에 찬 눈으로 피고를 노려보지만, 그녀의 눈빛은 연민에 차 있습니다.

무슨 깊은 생각엔가에 잠겨있는 듯 보이는 이 신사, 강렬한 눈빛에 결연한 표정입니다.



- A disappointment -

 

변호인 스트라이버Stryver가 반대심문에서 증인 바사드Barsad와 클라이Cly가 전과가 수두룩한 사기꾼들임을 밝혀내자,

그를 '확실히' 보았'던 그들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재판정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이제 자비스가 증인석에 오릅니다.

  텔슨은행 직원이 맞는가?

  도버로 가는 우편마차에서 이 피고를 만난 적이 있는가?

  그때 마차에 두 명이 함께 타고 간 것은 맞지만, 칠흑 같은 밤이었고,

  또 사람들이 뺨까지 가리는 옷차림이었기에, 전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다시 돌아오는 배에서 이 사람을 만났던 것은 확실합니다.

루시 마네뜨가 불려나와 증언대에서.

  피고가 그때 몸이 몹시 불편했던 아버지를 친절하게 돌보아주었다고 증언합니다.

이어, 마네뜨 박사도 증인석에 섭니다.

  얼굴은 기억난다고, 하지만∙∙∙∙∙∙∙

기억을 되살리기가 너무 힘든지, 아니면 다른 무슨 이유에선지, 그가 갑자기 정신을 잃습니다.

  빨리 이 사람을∙∙∙∙∙∙∙

변호인 시드니 카튼Sydney Carton이 외칩니다.

증인들이 놀랍니다. 어떻게 피고와 변호사가 저렇게 닮은 모습이지?

변호사 카튼이 검사에게 반박합니다. 피고를 자기처럼 닮은 스파이와 혼동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요.

 

자비스가 급하게 제리를 불러 은행에 전할 쪽지를 줍니다. ‘무죄 판결’

‘메신저’ 제리가 뛰어가면서 중얼거립니다.

이번 메시지도 ‘Recalled to Life’였다면, 내 이번에는 그 뜻이 무엇인지 알았을 텐데...

 

 

- Congratulatory -

 

사람들이 방금 풀려난 찰스 다니를 둘러싸고 축하해줍니다.

다니는 루시의 손에 키스를 올리고, 변호인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합니다.

루시는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하시니, 자기들은 먼저 돌아가야겠다며 떠나고,

시드니 칼튼이 다니에게 다가가, 그가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자기 둘이 닮은 것 같아서∙∙∙∙

찰스 다니가 그 말에 반응을 않는데, 시드니가 축하주나 들자며 그를 자기 단골집으로 데려갑니다.

다니가 무엇에 건배해야하는가 묻자 카튼이 말합니다. ‘어여쁜 아가씨 루시의 사랑의 상대역’을 위하여!

거부감을 느끼는 다니, 이 시드니와 가까이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 아니냐는 다니의 말에, 카튼은 세상 아무도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탄식합니다.

다니도 자리를 뜨고, 시드니 혼자 남아 술을 비우다 테이블에 엎어집니다 .

 

- The Jackal -

 

술의 시대. 모두가 술에 절어 사는 시대.

밤이 지나고 아침이 지났는데도, 카튼은 아직 곯아떨어져 있습니다.

종업원이, 10시입니다 하는데도, 그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를 흔들어 깨웁니다.

   10시인데요∙∙∙∙

   그런데, 그래서, 뭐 어쨌단 말이지?

   10시가 되면 깨워달라고 부탁하셨잖아요. 

시드니가 놀라, 벌떡 일어나, 부랴부랴 사무실로 달려갑니다.

일에 빠져있던 스트라이버가 한 마디 합니다. 늦었네. 시간은 좀 지켜야지.

이 두 변호사는 학생 때부터 친구이고, 프랑스 연수도 함께한 사이, 나이는 30세인데,

스트라이버가 카튼보다 스무 살 정도는 더 늙어 보입니다. 그의 별명은 호랑이, 카튼의 별명은 자칼입니다.

 

세면대로 가서 머리에 물 쏟아 붓고 젖은 수건 걸치고 오는 카튼.

사건 둘이 더 들어왔다는 말에, 그가 어려운 쪽을 자기에게 달라고 합니다.

다시 찬물 끼얹으며 작업한 후 먹잇감을 정리해오는 카튼, 밑줄을 그으며 검토하는 스트라이버.

이제 정신 좀 차릴 때가 되지 않았나 하며 충고해주는 친구 스트라이버의 말에, 카튼이 한숨을 내쉽니다.

넌 계속 파고 매달리며 출세의 사다리를 타려는 그런 스타일이지만, 난 하루하루가 그저 감정의 시소뿐이니∙∙∙∙

 

아까 그 마네트 박사 옆에 앉아있던∙∙∙∙ 하며 생각에 잠기는 스트라이버.

뭘 그저 금발인형일 뿐인데. 그 말을 가볍게 받아넘기는 카튼.

하지만, 그의 속마음 역시 마네뜨 박사 옆에 앉아있던 아가씨 루시의 생각뿐입니다.

 

 

- Hundreds of People -

‘반역자’ 재판도 몇 달 지났고, 자비스는 마네뜨 집과 친구사이가 되었습니다.

일요일마다 함께 식사를 하곤 하는 이들, 오늘도 일요일입니다.

아버지와 딸은 외출 중, 하녀 프로스Pross가 그를 맞습니다. 

그의 눈에 들어오는 구두 벤치와 도구들을 보면서 자비스가 묻습니다.

혹, 아버지와 딸이 그가 구두 만들던 시절 이야기를 나누곤 하냐고. "Never."

대신 루시에게 구혼자들이 몰려온답니다. 그것도 수백 명씩이나 떼를 지어서요.

그런데, 아가씨Ladybird에게 맞는 상대는 아무래도 자기 동생뿐인 것 같다는 군요.

프로스가 그 동생에게 돈만 뜯기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로리, 쓴 웃음을 짓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지만 수백 명은커녕 어느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프로스 귀에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무도∙∙∙∙

얼마 후  나타나는 부녀의 모습, 박사의 모습은 한참 젊어진 듯.

 

식사 후 ‘수백 명’ 중 첫 손님인 찰스 다니가 나타납니다.

자리에 앉은 다니가, 타워에 갔을 때 들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벽에 누가 D. I. C를 새겼는데, 처음에는 누구 이름 이니셜인줄 알고 신경을 쓰지 않다가,

   나중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C가 아니고 G였고, 그래서 그 말dig대로 그곳을 파보았더니 재가 나왔는데∙∙∙∙∙

갑자기 박사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그가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합니다.

놀란 딸이 아빠, 아파? 하고 묻자, 아버지가 말꼬리를 돌립니다.

   아니다. 빗방울 큰 것이 떨어져∙∙∙∙∙ , 우리, 안으로 들어가∙∙∙∙∙

 

쏟아지는 비. 들려오는 ‘사람들 발자국’ 소리. 환상인지, 실제인지.

나타나는 사람은 수백 중 두 번째인 시드니 카튼입니다.

루시가 창을 내다보며 혼잣말처럼 말합니다.

   가끔 발자국 소리들려요.

   바보 같은 환상일지 모르지만, 이제 그들이 곧 들이닥칠 것이라는 느낌이 들고요.

   그렇다면 언젠가는 우리 삶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들이닥치겠죠.

우울하게 대답하던 시드니가 결연히 다짐합니다.

   그건 제가 나서서 막죠.

       (이야기가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 쪽으로 넘어가기 전에 던져놓는 상징적 예고편이죠.)

 

 

- Monseigneur in Town -

 

에브레몽드 후작Marquis Evrémonde, 초콜릿 마시는데 네 명을 부려야할 정도의 인간,

사람들은 이제 이 者가 프랑스를 집어삼킬 것이라고들 합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전속력으로 마차를 달리곤 하는 이 인간의 마차에 아이가 깔립니다.

  "What has gone wrong?"

  "Pardon, Monsieur the Marquis!" "It is a child."

울부짖는 아이의 아빠에게,

  "왜 이렇게 역겹게 소리 지르지? 저 자의 아이인가?"

  "Excuse me, Monsieur the Marquis -- it is a pity -- yes."

그가 아이 아빠에게 금화 한 닢 던져주고 나서,

아이보다는 말이 중요하다며 말이 어디 다치지나 않았는지 살펴보라고 소리칩니다.

한 사나이가 아이의 아빠 갸스파Gaspard에게 다가가,

   그나마 ‘순간적’으로 죽은 게 고통을 덜어준 것 아닌가?

하며 위로의 말을 건네주자,

   허~. 제법 철학자답네.

후작이 그에게도 금화 한 닢을 던져주며 이름을 묻자 그가 대답합니다.

   드파르쥬.

돌아서서 출발하는 후작의 마차 속으로 금화 한 닢이 날아와 떨어집니다.

누구야 하며 후작이 뒤돌아보지만, 드파르쥬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선 어떤 여인이 뜨개질을 하고 있습니다.

 

 

- Monseigneur in the Country -

산과 들이 펼쳐진 자연은 아름다운 모습, 하지만 이곳 가난 풍경은,

  The village had its one poor street, with its poor brewery,

  poor tannery, poor tavern, poor stable-yard for relays of post-horses,

  poor fountain, all usual poor appointments. It had its poor people too. All its people were poor, ....

어쩌다 이 꼴이 되었을까.그건 이런 세금에 저런 세금을 뜯기고 또 뜯기고.

  Expressive sips of what made them poor, were not wanting;

  the tax for the state, the tax for the church, the tax for the lord,

  tax local and tax general, were to be paid here and to be paid there.

 

자기 영지로 들어선 후작이 도로수선공에게 묻습니다.

  (도로수선공? 당시의 마차 길은 돌을 쪼아 맞춘 길, 지금도 유럽 구시가지에는 이들이 보존되어 있는데,

   그 길들을 계속 유지보수하려면 수많은 도로수선공이....   이하에서는 그저 수선공으로 줄여 표기.)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지?

  사람을 봤어요. 마차 밑에 쇠사슬에 매달려 끌려오는 사람을요.

사람들이 후작 앞에서 머리를 조아립니다. 마치 그 후작이 궁정의 왕족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듯.

이들은 고통 받으려, 자기는 아부하려....

 

 

- The Gorgon’s Head -

 

후작의 성château, 거대한 석조 건물.

정원에도 석상, 계단에도 석상, 입구에도 석상,

난간도 석조, 거기에 돌로 만든 꽃 모양, 사람 얼굴, 사자 머리, 사방이 돌 돌 돌.

마치 고르곤Gorgon이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이 城의 문이 열리자,

   (Gorgon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카락이 뱀으로 되어있는 세 자매, 누구든 이 고르곤을 보면 돌로 변했다고 함)

그는 영국으로부터 손님이 도착했는지 그것부터 확인합니다.

 

드디어, 영국에서 찰스 다니란 이름을 쓰는 조카가 도착합니다.

   새 시대가 오고 있어. 우리에게 아주 불편한 새로운 사상이 퍼지고 있어.

   눌러야 돼. 내 유일한 철학은 억압이야. 개들을 패면 주인을 무서워하며 존경하잖아.

   피곤할 테니, 오늘은 그만 쉬지.

조카가 마르끼에게 ‘잠깐만’하고 말을 잇습니다.

   우리는 잘못 살아왔어요. 잘못된 열매를 따먹고 있다고요.

   프랑스 땅 어딜 가도 우리 가문에 치를 떠는 사람들, 이젠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어요.

   전 내일 저에게 재산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것 받는 것을 포기할래요.

   내일? 그렇게 빨리?

   아니 20년 후에∙∙∙∙∙∙∙

   나쁘게 들리진 않네.

   어쨌든 얘야. 네 아버지랑 나랑은 쌍둥이란다. 이 재산 물려받는 건 네 운명이야.

   전 영국으로 몸을 피해 그곳에서 살 거예요.

   영국이라. 거기로 도망친 작자가 하나 있는데∙∙∙∙ 자기 딸하고 말이야. 의사였지, 의사.

 

다음 날 아침.

밤사이 이 집에 석상이 하나 더 늘었으니,

베개위에 돌처럼 굳어 있는 후작, 가슴에 칼이 꽂혀있는 석상입니다.

그 칼에 쪽지 하나가 매달려있습니다. "이 자를 빨리 무덤으로 몰아넣었음. 쟈끄"

 

- Two Promises -


영국 어느 귀족도 그만큼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영어에 능통하고,

케임브리지에선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가르치기도 하는 찰스 다니,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지옥의 문턱에까지 갔다 살아난 그 ‘반역자 재판’ 때 루시의 열정에 찬 달콤한 목소리를 듣던 순간부터

그의 마음엔 오직 루시 마네뜨뿐입니다. 어느 날, 그가 마네뜨 박사를 찾아옵니다.

   어서 오게, 다니. 그런데 어떡하지? 루시가 밖에 나갔는데∙∙∙∙∙

   예, 그건 알고 왔어요. 박사님께 드릴 이야기가 있어서요.

일순, 마네뜨의 표정이 굳어집니다.

젊은이가 아름다운 말들을 동원해가며 루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수록 박사의 입은 점점 더 굳어져갑니다.

   루시한테는 고백했나?

   아뇨. 아버님의 축복을 먼저 받는 게 순서일 것 같아서요.

   이렇게 하지, 딸 아이의 마음을 먼저 확인해보도록.

   혹시, 다른 구혼자가 있는지∙∙∙∙∙∙, 그건 아니겠죠?

   글쎄. 우리 집에 오는 사람이란 자네 말곤 스트라이버랑 카튼뿐인데, 내 알기론 아직∙∙∙∙∙∙

   저를 믿어주시니, 고맙습니다.

   이렇게까지 믿어주시는데, 말씀드리죠.

   제가 어떻게 영국에 오게 되었는지, 제 이름이 무엇인지∙∙∙∙∙∙

   잠깐!

아버지가 단호한 태도 그의 말을 막습니다.

   우리 애가 자네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먼저야.

   걔가 자네와의 결혼이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마음을 정한다면 그때 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지.

   결혼식 날 아침 그때 가서, 그때!

더 이상 말을 붙이지 못할 정도로 확고한 선언입니다.

   자, 오늘은 그냥 돌아가지! 이제 곧 딸이 올 시간이야.

   우리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걔가 보는 것도 좀 그렇고 하니.

이상한 분위기가 되었지만 어쩔 수 없어, 다니가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는 시간에 그 집을 나옵니다.

얼마 후 더욱 어두워진 다음에 딸이 돌아오는데,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책 읽으며 앉아있곤 하던 의자가 비어있고, 구두 만드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A Companion Picture -

 

밤인지 새벽인지 잘 모를 시간. 둘은 벌써 며칠 밤, 물수건 적셔 잠을 쫓아가며 일에 묻혀있는 중,

스트라이버가 시드니에게 펀치 하나 더 타 달라 부탁하며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 이야기가.

뚱뚱한 몸집의 스트라이버가 허리춤에 손을 올려놓고 재촉합니다.

  타고 있어?             그래, 지금 타는 중이야.

그래도 그가 또 독촉합니다.

  돈 이야기가 아니야. 무슨 이야긴데..

  여자 이야기.           여자? 누구지?

  맞춰 봐.                 지금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새벽인데, 무슨 여자이야기를. 있다 저녁때 이야기하자, 응?

  이런 낭만이라곤 씨알만큼도 없는 인간이라곤.... 알았어, 알았어. 그래, 얘기해봐.

  시드니, 잘 들어. 너랑 나랑, 아니 네가 나보다 훨씬 더 자주, 마네뜨 집에 가곤 했잖아.

​  그 ‘금발 인형’ 앞에서 넌 항상 시무룩해 앉아 있곤 하고 말이야.  그래서 그게 어떻게 됐다는 말인데....

      (긴 이야기... 후에)

  내가 루씨한테 청혼할 생각이야. 네 생각엔 어떤지 물어보고 싶었거든. ​  나야..., 글쎄.. 뭐....

  알았어, 알았어. 고마워, 친구.

  근데 사실 이제 너도 정신 좀 차려야하는 것 아냐?  어디, 좋은 사람 구해봐야 하는 것 아냐?

 

 

- The Fellow of Delicacy -


마네뜨의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텔슨은행.

스트라이버가, 루시에게 직접 청혼을 하기 전에 로리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오늘은 사적인 일인데요.

이야기를 돌릴 것 없다는 생각에 그냥 털어놓는 그. 루씨에게 청혼하러 가는 길이라고.

   어떻게 생각하시죠? Eligible?    아, 물론.

   Prosperous?                          물론이죠. 그런데, 제가 비즈니스맨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그냥 가볍게, 좋습니다, 그런 '당연한' 반응을 예상했던 스트라이버가 로리의 이런 태도에 마음이 상합니다.

​  직접 갑자기 쳐들어가기 보다는 우선은...,  제가 먼저 그 아버지를 만나 분위기를 파악하해 보기로 하죠.

로리가 밤늦게 스트라이버의 아파트로 찾아옵니다.

  그게... 제가 예상하고 우려했던 대로....

스트라이버가 변호사답게, 변론 스타일의 긴 사설을 뱉어내다, 결국 말을 맺습니다.

  없던 일로 치죠 뭐. 그런.. .. 그런 일은 없던 것으로요.

 

 

- The Fellow of No Delicacy -

마네뜨의 집에만 가면 이상하게 우울해지고 또 깐깐해지는 시드니 카튼.

술로 밤을 꼬박 지샌 후에 첨탑을 바라보며 아침 맞는 일은 더욱 더 잦아지고....

 

시드니가 루시 마네뜨를 찾아가는데, 루시는 그가 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그다지 편치 못합니다.

더구나 오늘은 그의 표정까지 이상해, 그에게 불안을 느끼는데, 그가 묻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겠냐고.

자기는 왜 이렇게 방탕하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고.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아니 목소리에서도 눈물이 흐릅니다.

이어지는 카튼 시드니의 진심어린 고백, 자신의 루시에 대한 사랑의 고백,

  사랑을 구걸 않겠어. 하지만, 이 시드니가 진정으로 사랑했다는 것만은 기억해줘.

   (어쩌면 이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일 수도... 그 느낌을 우리말로 옮길 수가 없어서 영어 그대로.... )

   “I wish you to know that you have been the last dream of my soul.

    In my degradation I have not been so degraded but that the sight of you with your father,

    and of this home made such a home by you, has stirred old shadows that I thought had died out of me.

    Since I knew you, I have been troubled by a remorse that I thought would never reproach me again,

    and have heard whispers from old voices impelling me upward, that I thought were silent for ever.

    I have had unformed ideas of striving afresh, beginning anew, shaking off sloth and sensuality,

    and fighting out the abandoned fight.

    A dream, all a dream, that ends in nothing, and leaves the sleeper where he lay down,

    but I wish you to know that you inspired it."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