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The Track of a Storm
- In Secret -
큰 물결이 일기 시작한지 3년, 1792년.
일단 갸벨르를 구해내야한다는 그 의무감 하나로 해협을 건넌 찰스 다니,
하지만, 지금 프랑스는 그가 생각했던 그런 만만한 분위기가 아닙니다. 움직이는 것조차 순탄치 않습니다.
도시마다 길목마다 시민군의 검문이 철저합니다. 어디로 누구에게 가는지 증빙서류는 갖추었는지.
사방에 걸려있는 구호, "자유 평등 박애 또는 죽음. Liberty, Equality, Fraternity, or Death."
다니가 갸벨르로부터 온 편지를 보여주자, 그들이 호위를 붙여주겠다고 합니다.
자기는 그런 것 필요 없다 하자, 귀족은 호위가 있어야한답니다. 비용이 얼마 나올지는 모르지만 물론 그것은 자담.
그가 보베Beauvais를 지날 때, 사람들이 그를 향해 ‘도피자 타도!Down with the emigrant!’를 외칩니다.
여기서 도피자란 조국을 버리고 도망갔었다는 그런 뜻으로, 다니도 당연히 그쪽으로 간주된 것이죠.
자기는 자유의사로 귀국한 것이라고 항변하자, ‘저주받을 귀족!’이라며 폭행 직전까지 이릅니다.
귀족의 재산을 몰수하는 포고령은 이미 발효 중이고, 이제 곧 새 포고령이 나온답니다.
‘도망갔던 귀족이 귀국하면 사형!’ 그런 내용으로요.
파리에 도착하니, 성문 앞 줄이 깁니다.
가축과 수레의 행렬도 이어지는데, 바쁠 것 뭐 있나 하는 식으로 검문은 답답하게 진행됩니다.
시민군이 군인보다 월등하게 많습니다. 다니가 경비실로 끌려갑니다. 술 담배 냄새로 완전히 절어있는 곳.
이름은? 에브레몽드Evrémonde. 나이는? 37세.
결혼은 어디서 했지? 영국에서. 그럼 부인은? 영국에 있다.
아하! 그렇다면 라 포스La Force 감옥 케이스네.
편지를 쓰겠다. 그건 안 된다.
자유시민의 권리를 이렇게 뺐을 수도 있는가? 귀족과 도피자에게는 권리라는 것이 없다.
조사관이 다니를 드파르즈에게 넘기며 귓속말을 합니다. "스크레Secret"
하지만, 이 스크레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르고 있는지 알 리 없는 다니.
다니가 마네뜨 박사의 사위임을 확인한 드파르즈, 어째 프랑스에 왔나 하며 탄식합니다.
다니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그를 ‘시민 드파르즈’라 부르며, 애원합니다.
(격동의 프랑스, '시민' 이 단어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최상위 개념)
텔슨은행 파리지점의 자비스 로리에게 자기가 갇혔다고 전해달라고요.
드파르즈의 대답. "I will do, (이 줄을 읽는 독자, '그러죠'로 이해하지만...)
(디킨스의 재치, 다음 줄에) nothing for you." (당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않겠어요.)
자기는 조국과 시민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며, 다니 당신은 조국의 적이요 시민의 적이라고 합니다.
다니가 다른 방으로 끌려갑니다.
유령처럼 그 속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 지금까지 봐왔던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The ghost of beauty, the ghost of stateliness, the ghost of elegance, the ghost of pride,
the ghost of frivolity, the ghost of wit, the ghost of youth, the ghost of age......
어떤 과거의 모습도 그 의미가 사라진 이곳,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죽음의 냄새로 가득합니다.
자기도 스크레Secret 그 단어 들었다고 말하니, ‘빠르게 지나가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로합니다.
다니가 방 속을 걷습니다. 다섯 걸음에 네 걸음 반. 다섯 걸음에 네 걸음 반.
거기에 또 하나의 소리가 섞입니다. 구두를 만들어야, 구두를 만들어야. 구두를 만들어야. 다섯 걸음에...
지금 프랑스에는 기요띤느La Guillotine란 새로운 ‘딸’이 태어났습니다.
- The Grindstone -
텔슨은행이 세 들어있는 쌍제르망Saint Germain의 건물.
여기 소유주도 그 후작처럼 포악하게 굴다가, 마지막 순간 하녀로 변장하고 줄행랑쳤답니다.
지금은 밖에 자유 평등 박애 삼색기三色旗가 걸려있고, ‘시민군 원로’들이 그 안에서 브랜디를 즐기고 있습니다.
벨이 요란하게 울리자 자비스 로리가 덜컹 겁이 납니다.
튀어 들어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마네뜨 박사와 루시.
루시의 숨넘어가는 소리,
남편이 며칠 전에 파리로 왔다. 지금 라포스 감옥소에 갇혀있다.
로리의 안색이 급변하는데, 마네뜨 박사는 여유만만 합니다.
이 도시에 나만한 ‘추억’을 가진 사람이 또 어디 있겠나. 바스티유에서 18년이나 지낸 나만큼 말이지.
이상한 소리에 마네뜨가 커튼을 살짝 들추고 내다보니, 거대한 숫돌, 사람들이 죄수들을 처형할 칼을 갈고 있는 중입니다.
마네뜨가 밖으로 나가 그들 한 가운에 서더니 구호를 외칩니다.
Live the Bastille prisoner!
Help for the Bastille prisoner's kindred in La Force!
Room for the Bastille prisoner in front there!
Save the prisoner Evrémonde at La Force!
그들이 그 구호를 따라 외칩니다.
-The Shadow -
자비스 로리가 일행을 일단 안전한 곳으로 옮길 궁리부터 합니다.
우선 생각나는 곳은 당연히 드파르즈의 집, 하지만 쌍땅뜨완느는 지금 파리에서 가장 위험한 곳.
다행히, 루시가, 아버지가 구해놓은 곳이 있다고 해, 그리로 옮겨준 후, 제리를 그곳으로 보내 지키도록 합니다.
어떤 험상궂은 사람이 로리 앞에 나타납니다.
나를 기억하는가? 글쎄....
드파르즈입니다. 그가 다니의 부인이 어디 있는지 묻습니다.
로리가 망설이며 머뭇거리자, 그가 마네뜨로부터 받아온 쪽지를 내밉니다.
‘찰스는 안전함. 이 쪽지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루시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줄 것’
일행이 나서자 앞마당에서 뜨개질을 하던 두 여인도 따라옵니다. 마담 드파르즈와 ‘복수녀’.
드파르즈조차도 이들에게서 뭔가 불편함을 느낍니다.
로리가 묻습니다. 같이 가는 건가요?
네. 얼굴을 알아둬야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거든요.
뭔가 다른 뜻이 느껴지는 말투입니다.
- Calm in Storm -
드파르즈가 루시에게 전하는 다니로부터의 쪽지 내용,
이곳에서 당신 아버지의 영향력은 놀라울 정도. 나는 안전합니다.
고마운 마음에 루시가 드파르즈부인의 손에 키스하려하자 부인이 차갑게 손을 뺍니다.
놀란 루시가, 남편을 보호해 달라고 애원하자, 퉁명스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당신 남편은 내 알 바 없고, 내 관심은 당신이에요.
마네뜨 박사가 트리뷔날tribunal로 향합니다.
(프랑스혁명 당시 속전속결의 판결을 내리던 비공식 법정)
거드름을 피우며 앉아있는 재판관의 반은 술에 취해있거나 졸고 있습니다.
마네뜨 박사의 호소로 판결은 유보되고 다니는 다시 감방으로 되돌려 보내집니다.
일단 이 정도로라도, 죽음을 면했다는 것은 대성공이죠.
마네뜨 박사가 사위 가까이 있으려, ‘감독의사’란 자리에 자원합니다.
이제 언제든 감옥으로 들어가 사위의 안위를 직접 체크할 수 있게는 되었지만, 그를 구해낼 방법이 없습니다.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실제 프랑스 혁명 당시의 혼잡상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듯.
1789년 시민봉기. 쌍땅뜨완느 부분이 그때 이야기. 그 2년 후 1791년 프랑스에 입헌군주제가 들어서,
왕의 독단을 불허하고, 의회와 권력을 나누어 갖는 체제가 시도되지만,
왕은 왕대로 비토권을 남발하고, 군주派, 자유주의派, 과격혁명派(자코비앙), ‘소속이 자유로운 자’들로 구성된 의회는 완전 카오스.
결국 그 이듬해 1792년 시민군이 들고 일어나 Paris Commune을 선언,
자코비앙黨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전국에 4만 5만개의 혁명위원회가 결성되는데....)
‘프랑스의 딸’이요 ‘시민의 면도날’인 기요틴은 정신없이 떨어집니다.
즐거운 얘깃거리가 어찌 많은지, 파리인들에겐 요즘 ‘두통’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이야기를 더 잇자면, 쟈코비앙당의 절대 권력자는 로베스삐에르Robespierre,
그때 기요틴에서 사라져간 사람이 작게는 2만 명에서 4만 명으로 추산됨.
루이 16세Louis XVI 역시 기요틴에 사라지고, 그곳이 지금 화합과 일치라는 뜻의 콩꼬르드Concorde 광장,
또 ‘배고프면...’ 했다는 마리 앙뜨와네뜨Marie Antoinette도 얼마 후에 같은 운명.
그런데 그녀는 막강 오스트리아의 황제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의 딸.
귀족사회 붕괴의 위협을 느낀 각국이 연합하여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게 되고,
전쟁영웅 나폴레옹Napoleon이 출현하고, 그가 1799년에 꾸데타coup d'état를 일으키고...)
- The Wood-sawyer -
남편이 언제 기요틴의 이슬로 사라질지 몰라 불안에 떨기 벌써 1년 7개월.
루시는 덜컥거리며 사형수를 실어 나르는 마차들을 봅니다.
귀여운 소녀들도 실려 가고, 아름다운 부인들도 실려 가고,
갈색 머리 검은 머리 젊은이도 실려 가고, 회색머리 노인도 실려 가고,
태생 좋은 사람도 실려 가고, 농사꾼도 실려 가고,
어둠의 지하실에 갇혀있다가 이제 자유-평등-박애-죽음의 기요틴으로 실려가는 사람들입니다.
가끔 루시가 아버지에게 너무 힘들다 호소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확실히 구해낼 수 있다고 단언하곤 합니다.
"Nothing can happen to him without my knowledge, and I know that I can save him, Lucie."
어느 날, 아버지가 말합니다.
이제 네 남편이 너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단다.
그가 세 시 경에는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가로 다가갈 수 있게 되었거든.
물론 밖에서는 창살 안을 볼 수가 없단다. 사실, 보인다면 그것이 더 위험할 테고. 신호를 보내려 몸짓을 보였다가는∙∙∙∙
그리고 그 위치를 알려줍니다.
숲 가장자리, 땔감이 쌓여있고, 나무꾼이 항상 톱질을 하고 있는 곳.
태연한 척, 그곳을 배회하는 루시에게 나무꾼이 인사합니다.
Good day, citizeness. 안녕하세요, 시민여인님.
루시가 그 인사를 받습니다.
Good day, citizen. 안녕하세요, 시민님.
이것이 이제 법으로 정해진 새로운 인사법입니다.
그 나무꾼이 자기소개를 합니다. ‘장작 기요틴의 삼손’이라고요.
그리고는 그 기요틴에 나무를 밀어넣어 떨어뜨리면서, 시연 해보입니다.
루시가 딸 작은 루시를 데리고 왔던 날도 마찬가지, 가족을 차례로 기요틴에 밀어 넣습니다.
이건 아빠∙∙∙∙∙, 찰칵.
이건 엄마∙∙∙∙∙, 찰칵.
이건∙∙∙∙∙∙∙
루시의 ‘자기 모습 보여주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2시간씩 계속됩니다.
In all weathers, in the snow and frost of winter, in the bitter winds of spring, in the hot sunshine of summer,
in the rains of autumn, and again in the snow and frost of winter, Lucie passed two hours of every day at this place...
어느 날 아버지가 찾아와, 이제 긴장의 시간은 끝나간다고 말하는데, 그때 복수녀와 드파르즈부인이 그 옆을 지나갑니다.
시민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던지며 유령같이 지나가는 두 여인,
이 둘이 나무꾼과 함께 향하는 곳은 감옥소 쪽, 담 옆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장.
적어도 5백 명, 마치 5천 명의 악마들의 꺄르마뇰르Carmagnole잔치.
아버지가 마치지 못했던 말을 잇습니다.
내일 네 남편이 재판을 받는다는구나.
그 ‘기쁜 소식’이 전해지는 사이에도 기요틴行 호송마차들이 쉴새없이 덜컥거리며 지나갑니다.
- Triumph -
간수가 부릅니다.
“샤를르 에브레몽드Charles Evrémonde, 일명 다니Darnay!”
오늘 시민법정에 서게 되는 23명의 이름 중 하나입니다.
전날 이름이 불린 15명은 전원 처형되었고, 그들이 있던 자리는 두 시간도 안 되어 다시 다 채워졌습니다.
방청석은 대부분 남자들로 채워졌지만, 이곳저곳에 칼이나 단검을 찬 여자들 뜨개질을 하는 여자들도 눈에 띕니다.
드파르즈부인이 남편에게 가끔 귓속말을 하지만, 눈을 들어 그를 보는 일없이 묵묵히 뜨개질에 열심입니다.
다니의 죄목은 포고령 위반. 포고령의 내용은? ‘외국으로 피신했다 돌아오는 귀족은 교수형.’
그의 이름이 불리자 온 방이 함성으로 가득 찹니다.
“공화국의 적이다. 머리를 베어라!”
재판장의 물음과 다니의 대답.
왜 도피자임을 부정하는가.
도망이 아니다. 삼촌의 자리를 물려받기 싫어서 영국으로 간 것이다.
또, 내가 돌아온 시점도 포고령 선포 이전이다.
그 사실을 입증할 증인은 있는가. 갸벨르와 마네뜨 박사다.
그런데 영국에서 결혼한 것은 사실 아닌가. 맞다. 하지만, 혈통 순수한 프랑스 여자다.
부인의 이름과 프랑스 가족은? 이름은 루시 마네뜨. 여기 앉아계시는 마네뜨박사님의 딸이다.
마네뜨 이름에 방청석이 술렁거립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까지도 보입니다.
방금 전만해도 당장 길거리로 끌어내 때려죽일 것 같던 분위기가 급하게 바뀝니다.
왜 그전에 돌아오지 않고 이제 왔는가.
내게는 프랑스 내에서의 생계수단이 없었다. 영국에서는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을 가르쳤다.
선량한 시민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는 연락을 받고 돌아온 것이다.
방청석 여기저기에서 무죄라는 고함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재판장은 ‘정숙, 정숙!’을 외치며 탕 탕 치고, 그럴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무죄를 외칩니다.
이번엔 마네뜨 박사의 증언 차례,
사위는 딸과 내게 충실했고, 영국 귀족들과는 사귄 적도 없다.
사실 영국과 미국에 있는 친구들이 이번 그의 귀국을 위험한 일이라고 극구 말렸지만∙∙∙∙∙
요란한 함성이 일어납니다. 무죄! 무죄!
배심원단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 재판장도 땅 땅 땅, 무죄를 선언합니다.
거의 영웅의 개선행렬 분위기, 집에 도착할 때까지 꺄르마뇰르의 함성이 이어집니다.
다니의 마음속,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음을 외치던 군중의 모습과 지금 이들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하지만, 이 열광적 분위기와는 달리, 얼굴을 펴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 A Knock at the Door -
이제는 꿈이 아닌 현실, 행복이라는 현실,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 현실입니다.
기요틴으로 향하는 마차들의 행렬은 멈추지 않지만, 시민들의 복수집념엔 전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네뜨 박사는 이제, 다락방의, 구두 만들기의, 北塔105의 악몽에서 벗어났습니다.
자신의 사위를 구해냈다는 자부심으로 뿌듯합니다.
공화국 창립 기념 포고령이 내립니다.
집집마다 문 앞, 일정 높이에, 일정 크기로 ‘Liberty, Equality, Fraternity, or Death’를 써 붙여놓도록.
프로스가 답답함을 참지 못하여 묻습니다. 이제 다니가 풀려났으니, 여기를 떠나면 안 되겠냐고.
하지만, 마네뜨는 그건 다니에게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합니다.
루시는 다니가 풀려난 그날도 ‘발소리’가 들린다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아버지가 사방이 이처럼 ‘죽음’처럼 조용한데 무슨 발소리냐 하는데, 그때, 꽝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칼과 권총을 찬 빨간 모자 넷이 왔습니다.
시민 에브레몽드는 이 소환장을 받으라! 누구의 소환이지?
공화국의 소환이다. 내가 누구인줄 아는가?
‘시민 박사’ 당신이 누군 줄 안다. 하지만 공화국과 시민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고소인이 누구냐. 알려줄 수 없다. 정 알고 싶다면, 시민 드파르즈와 부인, 그리고 또 한 사람이다.
그 또 한 사람은? 모른다고? 정말로?! 그렇다면 이제 더 할 말 없다, 어차피 내일이면 다 알게 될 것이다.
- A Hand at Cards -
프로스의 집은 뽕너프Pont-Neuf다리 건너편.
제리와 함께 와인 쇼핑하던 프로스의 눈에 동생이 들어옵니다.
그녀가 그 가게로 다가가 ‘솔로몬!’ 이름을 부르자,
왜 이래, 누구 죽이려 작정했어?
반기기는커녕 제발 그냥 모른체 해달랍니다.
제발 한 번이라도 이 누나에게 다정한 말투 한 번 건네 봐주라.
프로스가 동생에게 어떻게 착취당하는지 익히 알고 있는 제리, 그들 사이에 끼어듭니다.
솔로몬이 아니면 이름이 도대체 뭐지?
그때
이 사람 이름은 바사드!
하며 앞으로 나오는 사람이 있으니, 시드니 카튼. 얼굴이 창백해진 바사드에게 그가 말합니다.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 곤란해지기 싫으면 나랑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거칠고 위협적인 그의 어조, 풀 죽은 바사드가 어쩔 수 없이 그와 동행합니다.
카튼이 바사드를 끌고 은행에 들어서자, 로리가 그를 금방 알아봅니다.
프로스의 동생 바사드, 그 반역재판에서의 증인이로군.
평소엔 점잖기 짝이 없는 노신사의 표정이 험악하게 변합니다.
로리가 카튼이 전하는 소식을, 다니가 다시 체포되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자,
카튼이 ‘사실 확인’ 그런 한가한 일 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바사드에게 ‘작업’을 시작합니다.
위스키를 물 컵이 넘치도록 따라 연거푸 세 잔이나 마시고,
바사드, 네 과거행적을 내 다 알고 있지. 한때는 공화국 밀사로∙∙∙∙∙
또 한 잔 들이키고,
지금은 프랑스 감옥의 간수로∙∙∙∙∙
또 한 잔 들이키고∙∙∙∙∙
바사드는 그 말의 내용이 아니라 그의 이 위협적인 태도에 주눅이 듭니다.
하지만 이 사람 바사드도 그리 만만한 타입은 아니라 반발합니다.
그런 것을 ‘카드’라고 하기엔∙∙∙∙
그래? 네가 영국인이라는 사실만 밝혀도 넌 확실한 기요틴 감인데?
바사드의 태도가 갑자기 바뀝니다. 말끝마다 그에게 써sir!를 붙이며 공손해집니다.
카튼이 말을 이어갑니다.
클라이가∙∙∙∙∙
바사드가 반색합니다.
잘못 싶으셨네요. 그 사람은 이미 죽었어요.
죽었어? 잡동사니로 채워 넣은 관에 묻힌 사람도, 그래, 죽은 사람이라고?!
그걸 어떻게 아셨죠?
바사드는 완전히 얼어버리고, 카튼은 계속합니다.
다니가 폭군 에브레몽드의 조카라는 사실을 밀고한 자가 바로 너지?
너 지금 거기 간수인 것도 맞고?
아연실색 바사드가 소리칩니다.
탈옥은 불가능해요!
탈옥? 왜 미리 넘겨짚고 겁을 먹는 거지?
시드니 카튼이 바사드를 옆방 어두운 방으로 끌고 가는데,
둘이 워낙 작은 소리로 이야기해, 밖에서는 무슨 내용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 The Game Made -
한편, 그 방 앞에서, 로리가 제리를 노려봅니다.
너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여태까지 착실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제리가 즉답을 피합니다.
예, 좀 ‘농업적’ 성격의 일을∙∙∙∙∙
횡설수설하지 말고!
로리가 소리를 지르자, 제리가 할 수 없이 그날 '낚시행차‘의 전말을 털어놓고 맙니다.
시드니가 방에서 나오자마자, 바사드를 내보냅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로리의 물음에,
다니가 아프게 될 경우에 면회 갈 수 있게 되었다고 대답합니다.
겨우? 로리가 실망하지만, 시드니는 대화의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더 이상은 요구할 수 없었다고 얼버무립니다.
로리가 한탄합니다. 이제 일이 다 마무리 되어서 내일 영국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다니가 저리 되었으니...
시드니가 이 78세 노신사에게 ‘오래 사신’ 분이 돌이켜 생각하는 ‘젊음’의 의미 묻습니다.
(독자에게 앞으로의 진행에 대한 ‘감’을 심어주는 부분. 하지만 이 노신사는 ‘감’을 잡지 못하고)
삶이란 마치 끝과 시작이 맞물리는 고리와 같은 것이라...
어렸을 적 내가 느꼈던 엄마의 ‘젊은 시절’은...
난 평생 비즈니스만을 생각하며 독신으로 살다, 이제 내 죽으면 울어줄 사람도 없고....
밤10시. 루시가 항상 서성이던 곳에서 시드니가 감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나무꾼에게 시드니가 말을 붙입니다.
‘공화국’은 잘 돼가죠?
아~, 기요틴 얘기하시는 거예요? 그럼요. 오늘도 63명 보냈는데요. ‘공화국 면도날’을 만드는 이 삼손이 바쁘죠.
영국인이세요? 그런데 완전히 프랑스 발음이네요.
삼손의 말을 뒤로한 시드니, 약방으로 들어가 쪽지를 내밉니다. 약사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극장 앞, 사람들이 몰려나옵니다. 어린 소녀가 진흙탕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드니는 그 어린 소녀를 안아 넘겨주며, 볼에 뽀뽀를 부탁합니다.
그가 계속 걸으면서 되뇌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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