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

뚝틀이 2015. 12. 21. 04:48

George Bernard Shaw(1856-1950), Pygmalion 1912

 

 

소설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죠.

키프로스 섬의 여인들이 하도 나그네들을 박대하기에,

아프로디테가 저주를 내려,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몸을 팔게 합니다.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Pygmalion, 그가 백성들의 운명을 탄식합니다.

‘지상의 헤파이토스’라 할 정도로 뛰어난 조각가인 그는 상아로 여인을 조각하고,

실물 크기의 이 정교하고 아름다운 조각상에 갈라테이아Galatea라는 이름을 붙이고,

목걸이도 걸어주고, 옷도 갈아입히고, 입맞춤도 하면서, 진짜 연인인 듯 정성을 다해 아낍니다.

아프로디테의 축제날에 그가 제물을 바치면서 이 갈라테이아가 진짜 여자가 되게 해달라고 빕니다.

아프로디테는 에로스를 보내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 넣고, 피그말리온은 여신의 축복 속에 그녀와 결혼합니다.

이제 버나드 쇼가 이 신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하고, 영화 'My Fair Lady'로도 만들어졌던, '피그말리온'으로 들어가 보시죠.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갑자기 비가 쏟아지자 사람들은 우왕좌왕 택시들은 경적 빵빵, 부산한 모습입니다.

어머니와 딸이 세인트 폴St.Paul 교회 앞 기둥 밑에서 비를 피하며, 아들에게 택시를 잡아오라고 하는데,

이 아들, '사랑으로도 돈으로도' 도저히 택시를 잡을 수 없다고 하며, 빗속을 튀어가려다,

꽃 파는 아가씨의 바구니에 부딪혀, 꽃들이 땅바닥에 떨어집니다.

   "이봐, 프레디. 좀 보고 다니시지."

   "Nah then, Freddy: look wh' y' gowin, deah."

어머니가 꽃값 보상조로 돈을 쥐어주며 묻습니다. 우리 아들 이름을 어떻게 아느냐고.

이 아가씨는 남자는 아무나 프레디라고 부른답니다.

아들은 그녀의 미모를 넋을 잃고 쳐다봅니다.

 

아가씨가 그 옆의 신사에게 꽃을 내미는데, 그는 꽃은 사지 않고 그냥 잔돈 몇 푼을 줍니다.

한 사람이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주의를 줍니다. 경찰이 숨어서 너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옆에서 '수상한 신사'가 수첩에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것을 본 아가씨가 히스테리 부리듯 소리 지릅니다.

“난 그저 가난한 소녀일 뿐, 나쁜 짓 같은 것을 한 적이 없는데, 왜 잡아가려 하죠?”

사람들이 몰려들고, 이 수상한 신사에게 적대감을 보이며 뭐라 하는데,

그가 신기하게도 자기에게 말 거는 사람들이 어디 출신인지를 맞춰내곤 합니다.

그는 지금 다른 신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 드디어 상대가 나타나자, 그에게 떠벌입니다.

자기가 이 '구제불능 발음'의 아가씨를 가르치면 사교계의 귀족부인처럼 만들 수도 있다고요.

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수첩 신사’는 히긴스Higgins 교수, 음운학을 연구하는 사람이고,

방금 나타난 신사는 피커링Pickering 대령, 인도 사투리를 연구하는 언어학자입니다.

히긴스가 이제 떠나자고 하는데, 피커링이 눈치를 주며 기다리다,

히긴스가 동전들을 탈탈 털어주자, 그제야 발걸음을 옮깁니다.

프레디가 택시를 잡아왔는데, 성미 급한 모녀는 이미 떠났고,

방금 돈을 받은 이 꽃 파는 아가씨가 그 택시를 타고 광장을 떠납니다.

 

* * * * *

 

다음 날 아침,

히긴스와 피커링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제 그 꽃 파는 아가씨 일라이자 둘리틀Eliza Doolittle이 찾아옵니다.

가정부 피어스Pearce부인이 그녀의 옷차림과 말투에 놀랍니다. 여기에 올 사람이 아니죠.

일라이자가 그녀에게 1 실링을 내밀면서 말합니다.

어제 두 분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기는 귀부인 그런 것까지 바라지 않고 단지,

길거리에서 꽃을 파는 대신, 점잖은 꽃가게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말하는 것이 소원이랍니다.

 

히긴스가 그녀를 조롱하며 내쫓습니다.

빗자루까지 집어 들자, 그녀가 소리를 지릅니다.

하지만 피커링은 그녀를 '미스 둘리틀'이라고 부르며 공손하게 대합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넘기려던 히긴스, 이 여자에게 한 번 마술을 펼쳐볼까 하는 유혹을 느끼는데, 피커링이 옆에서 부추깁니다.

대사 주최 가든파티에서 이 여자가 공작부인으로 통한다면 그 동안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대겠다고요.

 

자기를 너무 마구 대하는데 화가 난 일라이자가 나가려는데, 히긴스가 그녀를 다시 불러드립니다.

그녀가 머뭇거리자 초콜릿을 보여주고, 그래도 머뭇거리자, 독이 든 것이 아니라며 자기가 한 입 먹어 보입니다.

이제 내기가 성립되었습니다.

일라이자가 앞으로 6개월 동안 이 집에 머물면서 발음과 예절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히긴스가 피어스 부인에게 이제 일라이자를 안으로 데리고 가 깨끗이 목욕시키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잘못 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피커링의 코멘트에 히긴스가 잘라 말합니다.

자기에게 있어서 여자란 돌덩어리나 나뭇조각에 불과하다고요.

욕실로부터, 목욕을 거부하는 일라이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딸에게 용돈을 얻으려 일라이자를 찾아간 아버지 앨프레드Alfred 둘리틀,

딸이 물건들을 다 챙겨 히긴스 교수에게 갔다는 이웃의 말에, 짚이는 게 있어, 이 집을 찾아옵니다.

그가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왔다며 당장 자기 딸을 내놓으라 하자, 히긴스가 망설임 없이 데려가라고 하는데,

당황한 그가, 사실은 5파운드만 뜯어낼 수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왔다고 털어놓고,

자기는 ‘쓸데없이 저금이나 하는 그런 짓’은 않고 당장 쓸 것이라고 합니다.

히긴스가 이 아버지의 언변을 재미있어하며 그 돈을 주는데,

목욕을 마치고 새 옷을 입고나오는 일라이자, 완전히 다른 모습, 아버지조차 그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아버지를 차갑게 쫓아버린 일라이자가 이제 자기 집으로 돌아가 이웃들에게 자랑하겠다고 하자,

히긴스가, 이제부터는 그런 속물근성부터 버려야한다고 합니다.

히긴스와 피커링은 이제 '어려운 과제'를 만났다는데 의견을 같이합니다.

 

습관으로 굳어진 일라이자의 형편없는 발음,

녹음기를 틀어놓고, 입에 구슬까지 물리며, 혹독한 훈련이 이어지지만, 진도가 없습니다.

가정부와 하녀들은 고개를 젓고, 피커링조차, 이제 이 비인간적인 교육을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는데,

    뮤지컬 ‘My Fair Lady'에서의 [h] 발음 연습 장면

         "The rain in Spain stays mainly in the plain"

         "In Hertford, Hereford, and Hampshire, hurricanes hardly ever happen"

    그 부분은 후세의 작가들이 삽입한 것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일라이저의 발음에 [h]도 살아나고, 억양에도 희망이 보입니다.

 

* * * * *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히긴스가 어머니의 집에 나타납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이렇게 예고도 없이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손님들이 와있을 때 그가 나타나 괴팍스런 행동을 보일까봐 걱정이 되어서요.

아들이 어머니에게 자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데,

그녀는 '하층계급'의 여자는 딱 질색이라 아들에게 뭐라고 하려는데,

그때, 옆집의 에인스포드 힐Eynsford Hill 모녀가 들어와, 이야기가 끊어집니다.

이어 그 옆집의 아들 프레드도 피커링과 만나 같이 들어옵니다. (‘꽃바구니 사건’의 그 모녀와 프레드입니다.)

 

이제 여기가 일라이자의 첫 번째 데뷔 무대인 셈입니다.

모녀는 일라이자의 정확한 발음과 우아한 표정에 깊은 인상을 받는데,

'대성공'인 듯 보이던 이 자리에서, 옆집부인이 인플루엔자 이야기를 꺼내자,

일라이자가 자기 이모가 인플루엔자로 '뒈졌고'... 하며 ‘막 표현’을 마구 쏟아냅니다.

프레디는 이를 일라이자가 장난삼아 '수다꾼 흉내'를 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깊은 인상을 받고,

옆집 딸 클라라Clara는 혼자서 일라이자의 그 '품격어린' 말투를 흉내내봅니다.

일라이자가 떠나겠다고 하자 프레디가 같이 걷자고 합니다.

   “걷자고? 얼어 죽을! 난 (이 우아한 차림에 맞게)택시를 타요.”

   "Walk! Not bloody likely. I am going in a taxi!"

 

손님들이 떠난 후 히긴스 어머니가 걱정합니다. 두 ‘나이든 총각’이 '살아있는 인형'을 다루고 있다고요.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아들과 지내는 한, 그 아가씨는 어떤 것도 배울 수 없을 것이라고요.

그녀가 묻습니다. 일라이자가 실험실로 들어올 때, 무엇이 따라 들어왔는지 느꼈냐고.

일라이자의 아버지를 쫓아냈다는 대답에, 부인이 그게 아니고 ‘문제’가 따라 들어왔다고 합니다.

‘문제?’ 하긴 발음은 몰라도 '숙녀의 교양' 그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을 것 같기는 하다는 이들의 반응에

부인이 혀를 끌끌 차며 말합니다.

   “에이그, 이 한 없이 어리석은 사내들아. 그 '프로젝트'후 이 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문제 말이야.”

   "No, you two infinitely stupid male creatures: the problem of what is to be done with her afterwards."

 

* * * * *

 

몇 달 후, 드디어 두 번째 관문.

    (‘My Fair Lady'의 파티 장면 역시 다른 작가들이 삽입한 것,

      여기 원본에는 그냥 파티가 있었고, 거기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하는 것만 나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 자기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자축분위기인데,

그들은 일라이자가 옆에 있는지 없는지 거기에는 관심도 없고, 그녀는 '존재'도 아닙니다.

일라이자는 자기가 낮에 입었던 의상과 장식품들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피커링이 나가고 히긴스가 슬리퍼를 찾으려 두리번거리자,

일라이자가 살그머니 사라져 히긴스의 침실에서 슬리퍼를 가져옵니다.

히긴스는 그런 것도 모르고 어디서 갑자기 슬리퍼가 나타났는지 의아해합니다.

다들 방으로 돌아간 후, 일라이자 혼자 응접실에 남아있는데, 히긴스가 슬리퍼가 없다며 찾으러 나오자,

일라이저가 그의 얼굴을 향해 슬리퍼를 던지며, 분노에 차, 죽이기라도 할 표정으로,

자기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슬리퍼가 자기보다 중요하냐고 소리 지릅니다.

히긴스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뻔뻔하며 고마움도 모르는 여자라고 야단치자,

그녀가 탄식합니다.

   “물론 알아요. 누구도 나를 나쁘게 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 난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하는 거죠?”

당황해하던 히긴스가 대답합니다.

   “결혼할 상대를 찾아보던지, 꽃가게를 열면 되지 않나?”

그녀가 대답합니다.

   “차라리 옛날 상태 그대로 있었으면.... 그랬으면....”

그러면서 묻습니다.

   자기가 입고 있는 것을 가져가도 도둑누명을 씌우지 않겠느냐고요.

히긴스가 화가 난 얼굴로 말없이 쳐다보자, 일라이자가 손에 끼었던 반지를 빼 그에게 주는데,

히긴스는 그것을 벽난로에다 던져버리고 나갑니다.

일라이자가 그 반지를 다시 꺼내 탁자 위에 놓고 나갑니다.

 

* * * * *

 

다음 날 아침, 히긴스와 피커링가 어머니에게 달려갑니다. 일라이자가 도망갔다고요.

 

일라이자의 아버지가 나타납니다.

자기를 '불행하게' 만든 장본인인 히긴스에게 항의하러 왔답니다.

히긴스가 '장난삼아' 어느 백만장자에게 ‘둘리틀이란 사람’을 영국에서 가장 독보적인 도덕적 인물로 추천했는데,

그가 죽으면서 자기에게 매년 3,000 파운드씩을 받을 수 있는 유산을 남겼다고요.

 

이제 이야기는 히긴스와 아버지 둘 중 누가 일라이자를 맡아야하느냐 쪽으로 돌아가는데,

어머니는 둘리틀을 베란다 쪽으로 빼돌려 놓고, 위층에 숨겨놓았던 일라이자를 데리고 내려옵니다.

일라이자가 우선 예절바르게 또 공손히 피커링에게 감사의 말을 합니다.

“대령님, 무엇이 진정으로 저를 교육시켰는지 아세요?

대령님은 처음부터 저를 둘리틀 양이라고 불러주셨어요. 그것이 제게는 자기 존중의 시작이었죠.

그 밖에도 대령님은 수많은 본을 보여주셨어요. 대령님은 그게 몸에 배어 미처 깨닫지도 못하셨던 거죠.

인사하는 것, 모자를 벗는 것, 문을 여는 것..... 대령님은 저를 하녀보다 나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셨어요.

숙녀와 꽃 파는 소녀의 차이, 그것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접받느냐에 달려있는 것이죠.”

이어, 그녕와 히긴스 사이에 심한 언쟁이 벌어지는데, 일라이자의 아버지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녀가 아버지의 옷차림에 놀라자, 자기는 지금 결혼식에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다들 나가고 둘만 남게 되자, 히긴스가 일라이자에게 말합니다.

자기는 다른 사람도 항상 그렇게 대했기에 잘못한 것이 없다고요.

그리고 말을 잇습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오라고. 자기가 딸로 입양할 수도 있고, 또 원한다면 피커링과 결혼해도 된다고.

그녀가 소리 지릅니다.

당신이 결혼하자고 해도 안 할 것이라고.

 

일라이자가, 프레디가 계속 편지를 보내온다고 하자, 그 녀석은 바보라고 합니다.

그녀가 자기는 이제 프레디와 결혼해, 당신이 내게 썼던 그 교육방법을 라이벌 교수한테 다 알려주겠다고 하자,

히긴스가 분을 참을 수 없는데 바로 그 순간,

이 여자가 그 슬리퍼를 던지던 여자인가 생각이 들며, 그녀가 갑자기 다른, 아주 '매력적인 존재'로 느껴집니다.

 

어머니가 들어와 그녀에게 이제 아버지의 결혼식에 갈 시간이라며 일라이자를 데리고 나가는데,

히긴스가 그녀에게 장갑, 타이, 햄, 치즈 등을 사오라고 합니다.

그녀가 나간 후, 히긴스의 큰소리,

"일라이자가 프레디와 결혼한대. 하!

프레디랑 말이야! 으하하! 하! 하! 하!"

 

http://www.gutenberg.org/files/3825/3825-h/3825-h.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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