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문을 나서는데, 다리에 힘이 없네 하는 순간, 갑자기, 어~, 마치 몸에서 물이 쫙 빠지듯 기운이 사라진다.
점점 더 잦아지는 이런 현상, 오늘도 병문안은 포기, 나부터 살고 보자 집 앞의 의사를 찾았다.
‘영양주사’를 꽂고 잔잔한 ‘수면음악’을 듣노라니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오간다.
(불경기인 모양, 전에는 침대마다 사람들로 꽉 찼는데, 오늘은 텅 비었다.)
뚝틀이 식 책 요약, 이 ‘피 말리는’ 작업은 왜 계속하고 있지?
아니, 그것 아니면, 언제는 밤잠을 제대로 자기나 했는가?
또 ‘나의 언젠가의 그날’이 오늘의 어머니 모습과 겹쳐지며 괴로워진다.
버려진 늙은이들, 찾아오는 이 아무도 없이 침대만 지키는 이들, 판단력이 사라진 이들,
젊은이들의 효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은 바쁠 뿐이다. 살아남기 위해, 또 그들의 자식을 위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내 생각은 오직 하나, 난 이렇게 사고능력이 사라진 늙은이로 생명을 부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전혀 없다.
어떻게, 정상적인 판단력이 사라지지 않았을 때, 본능적 거부감을 극복하는가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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