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상세 줄거리(제5부)

뚝틀이 2016. 2. 8. 01:12


-제5부-

루진이 어제 일을 돌이켜 생각합니다.

   정말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가능성이 전혀 없단 말인가?

   그제까지만 해도, 이 세상은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환상적이었는데........

이어지는 자책,

   어휴, 이 유대인보다 더한 놈, 너!

   지참금조로 미리 좀 줬더라면 그래도 네 입지가 좀 나았을 거 아냐?

   그녀가 절망적 상황에 놓일수록 그게 내게 더 유리하다는 그 계산만 했으니......

거울을 보니, 황달증세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제, 어쩌지? 아냐. 그래도 혹시 알아? 더 좋은 신붓감이 나타날지?

 

옆에 있는 례비자트니코프Лебезятников에게 눈이 가자, 어제 얘기를 미주알고주알 다 들려준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헛생각만 머리에 꽉 찼지, 자기 것은 챙길 줄도 모르는 저 얼간이의 비꼬고 있는 표정.

사실, 례비자트니코프가 이해하는 개념은 오직 하나, ‘새로운 사회’입니다.

의무가 아닌 자발적 의지가 지배하는 그런 '정상적인 사회' 말이죠.

   “In our present society it is not altogether normal, because it is compulsory,

    but in the future society it will be perfectly normal, because it will be voluntary.”

그리고 또, 거기에 맞는 ‘useful’ 이란 단어.

그러니, 그도, 말끝마다 '고귀한....' 어쩌고 하는 ‘낡은 사회 편견의 잔재’인 루진이 점점 싫어집니다.

   (푸시킨이 ‘대위의 딸’을 썼던 때의 러시아는 농민반란이란 격동의 시대,

    도스토예프스키가 이 ‘죄와 벌’을 쓰던 때는 그 농민반란이 한계에 부딪친 후,

    뻬쩨르부르크의 인텔리겐챠를 중심으로 ‘급진적’인 사회주의 이념이 부상하고 있던 시대.

    작가는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로 채우지 못한 인물상을 여기 이 례비자트니코프로 보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지는 ‘무용지물’ 루진과 ‘꿈을 그리는’ 례비자트니코프 사이에 벌어지는 사회관 논쟁,

    또 소냐랴는 인물의 사회적 유용성에 대한 두 사람 사이의 언쟁,

    참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여기 이 ‘줄거리’에서는 그 정리 시도조차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답답한 마음, 루진이 생각합니다.

    마르몔라도프네 장례만찬, 거기나 갈까? 오늘 거기 ‘제일 높은 사람’으로 초대받았잖아.

무슨 음흉한 계책을 생각해낸 그가 소냐를 부르더니, 오늘 장례만찬에 시간이 안 되어 갈 수 없다면서,

위로의 말과 함께 10루블을 주더니, 또 ‘몰래’ 그녀의 주머니에 돈을 ‘더 넣어’줍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례비자트니코프, ‘인간 루진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놀랍니다.

 

장례식장.

미망인 까쳬리나Kатерина, 비록 싸구려지만 리스본 와인에 보드카에 또 럼에 술이란 술은 아낌없이 준비하고,

또 ‘과시’라도 하듯 아예 집주인 아말리아Амалия의 부엌을 몽땅 빌려 각종 요리들을 만들어내고....

도대체 왜 라스콜리니코프가 준 그 돈을 몽땅 이 장례만찬에 다 쏟아버리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제 Mrs. 현 남편에서 Mrs. 전 남편으로 다시 불리게 되어, 그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서?

그녀의 전 남편은 고급 관리였는데, 아말리아는 꼭 지금 남편의 패밀리 네임으로 부르며 자기를 경멸했고,

며칠 전에도 호칭 문제로 언성을 높였는데, 이제 이 집 남편보다 훨씬 더 높았던 전 남편 이름으로 불리게 되면... 뭐 그런 이유? 

아니 어쩌면, ‘나도 남 못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마지막 한 푼까지 다 써버리는 가난한 사람들 특유의 과시욕, 그 전형적 ‘發作 증세’?

   (당시 작가의 사명 중 하나로 인식되던 계몽사상. 이 소설에서도 이런 惡習 장면의 ‘세밀한’ 묘사가 이루어지곤 합니다.)

 

까쳬리나가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높은 사람들은, 예를 들어 루진도, 얼굴도 내밀지 않는 이 장례만찬장이 한산해서요.

'드디어' 라스꼴리니코프, 이 자리를 빛내줄 ‘학식 높은’ 그가, 대학에서 몇 년 동안 ‘가르친’적도 있는 귀인이 나타납니다.

루진의 집에 갔던 소냐가 라스꼴리니코프에게 ‘남들이 꺼려하는 자리’에 와 줘서 고맙다고 ‘작은 소리’로 말하고,

루진으로부터의 사과의 말을 엄숙하게 ‘큰소리’로 전하더니, 또 다시 소리를 높여 묻습니다.

   “고기 더 드실 분들 안 계세요?”

술주정꾼의 추모자리이니만큼 술꾼들로 가득하고, 고인을 조롱하는 말의 농도가 짙어갑니다.

분위기가 점차 난장판이 되어가자, 소냐는 이제 이 자리가 어떤 모양새로 끝날지 겁 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른 약속 때문에 오지 못하겠다고 했던 루진이 조용히 들어옵니다.

까쳬리나가 뿌듯해져, ‘봤지? 저 높은 사람도...’ 그런 눈으로 아말리야를 쳐다보고,

그 동안 쌓여있던 두 여인의 자존심과 자격지심의 신경전에 다시 불이 붙더니, 급기야 험한 싸움으로 발전하고,

까쳬리나가 루진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루진은 ‘당신이 말하는 아버지 그 사람’은 모른다고 해, 좌중이 웃음바다가 됩니다.

까쳬리나는 자기 아버지에게 그렇게 도움을 받곤 하던 이 사람의 안면몰수에 경악합니다.  

좀 늦었지만, 례비자트니코프도 이 자리에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는 요즘 소냐에게 사회주의 정신교육을 시키는 중.

까쳬리나는 이 ‘별 볼 일 없는’ 사람을 경멸하는데, 이 남자는 소냐를 연모하고....

 

루진이 소냐에게 다가가, 아말리야 쪽을 고개를 향하고 말합니다.

   “소냐, 네가 나간 후, 내 테이블에 있던 100루블이 없어졌어. 그 돈 어디 있지?

    순순히 자백한다면, 모든 증인 앞에서 내가 선언하건데, 아예 없었던 일로 치겠지만,

    그렇지 않고 버틴다면 아주 심각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고... ”

모두가 조용해집니다, 창백해진 소냐는 아무 말도 못합니다.

   “어디 있지?” 루진은 다그칩니다.

   “무슨 말을 하시는지∙∙∙∙∙.” 소냐가 머뭇거리자,

   “모른다고? 잘 생각해봐. 내 그냥 가볍게 끝내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루진이 사람들을 향해 설명합니다. 자기가 사업상 필요해 3천 루블을 갖고 있었다고. 례비자트니코프도 그걸 안다고.

그런데 소냐가 자기 집에 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안절부절 하면서 도중에 세 번씩이나 나가려 했고.....

   “난 아무 것도 몰라요. 당신이 준 10루블, 이건 도로 가져가세요.”

소냐가 손수건에 싸두었던 돈을 내밉니다.

   “오, 주여, 자비를......”

아말리야가 웅얼대는데, 까쳬리나가 달려와 그 10루블을 채가며 외칩니다.

   “얘는 당신한테서 이리로 곧장 왔어요. 어디 들리지도 않고. 그러니 뒤져보세요. 만일 나오지 않는다면, 그땐 당신이.....”

하면서 자기가 소냐의 주머니를 뒤지는데, 꼬깃꼬깃 접은 100루블짜리 지폐가 떨어집니다.

아말리야가 소리칩니다. 경찰을 부르라고, 시베리아로 보내야한다고.

소냐가 넋이 나가 서 있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낍니다.

루진이 흘낏 라스꼴리니코프를 쳐다보자, 그가 눈길만으로도 재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분노로 마주 노려봅니다.

 

그때 터지는 외침.

   “惡漢!”

이 무슨 짓이냐며 례비자트니코프가 루진을 노려봅니다.

근시안 례비자트니코프가 루진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밀며 말합니다.

   “너, 바로 너 말이야!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하고 보고 있었는데, 물론 지금도 이해 못하지만∙∙∙∙∙.”

   “술 취했나?”

   “천만에, 난 보드카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이야.

    여러분, 난 이 사람이 소냐의 주머니에 100루블을 넣는 것을 봤어요. 선서할 수도 있어요.”

   “너 미쳤구나. 지금 얘가 자기 입으로 내가 10루블을 줬다고 하잖아.”

   “난 봤어. 다 봤다고. 난 그때, 저렇게 몰래 돈을 넣어주다니, 참 훌륭한 사람이네, 그렇게 생각했다고!”

루진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십니다.

   “아예 소설이구먼. 환상 속 이야기.”

   “환상? 천만에! 테이블 위의 100루블, 100루블과 10루블은 멀리서도 구별되지,

    그걸 접어서 소냐에게 다가가 주머니에 집어넣어주는 것을 내가 봤다고.”

루진이 사람들에게 외칩니다.

   “그럼 내가 덫을 놓았단 말인가요? 그래요? 내가 그럴 이유가 어디 있죠?”

루진의 외침,

   “그럼 내가 덫을 놓았단 말인가요? 내가 이런 여자한테 그럴 이유가 어디 있죠?”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왜냐고?”

라스꼴리니코프가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합니다.

   “이 사람은 내 동생의 약혼자였어요. 날 안 좋아했죠.

    그런데, 내가 고인의 친구로서 까쳬리나 부인에게 25루블을 줬을 때, 이 사람이 우리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어요.

    제가 귀한 돈을 소냐에게 써버렸다고요.

    엊저녁 이 사람이랑 우리 식구들 다 같이 있을 때 그 얘기가 나왔어요.

    이 사람은 거친 말을 쏟아냈고,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이 사람이 나가고, 그것으로 제 여동생과 끝났죠.

    그런데, 소냐가 도둑질까지 했다면, 제 말은 신뢰성이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제 누이동생에 대한 희망을 살릴 수가 있거든요.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거예요.”

차근차근 들려주는 그의 말에 사람들이 공감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루진은 지금 이대로 도망가려 했다간 흥분해있는 사람들로부터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그냥, ‘폭력은 꼭 후회할 결과를 가져오고....’ 식으로 애원하며 시간을 끌며 기회를 노리다가,

그를 향해 날아온 술병이 엉뚱하게도 아말리야에 날아가 다 뒤죽박죽이 된 틈을 타 얼른 도망칩니다.

이제 싸움은 다시 까쳬리나와 아말리야 사이로 옮겨가고....., 사람들은 재미있어 하며 노래까지 부릅니다.

 

이제 라스꼴리니코프가 약속대로 소냐에게 가서 털어놓을 차례.

그녀의 숙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지만, 정말 다 털어놓아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막상 그 집 앞에 서니 엄습하는 무력감.

소냐가 그를 반갑게 맞아들이며 고마워합니다.

   “당신이 나서주지 않았다면 내 오늘 어떻게 되었을지...”

   “내 다시 온다면 리자비따를 누가 죽였는지 이야기하겠다고 한 말, 그 말 기억해?”

   “아마도 범인은 노파를 죽이려다, 그녀가 들어오자 얼떨결에 죽였을 거야.”

   “아직 누군지 짐작이 안 가?”

   “나를 좀 잘 봐!”

   “N-no...”

털썩 주저앉는 그녀.

   “이제 짐작이 가?”

   “Good God!”

소냐가 털썩 주저앉다, 다시 튀어 일어나, 그를 껴안습니다. 이 사람이 정말 살인자란 말인가?

   “너같이 불행한 사람은.... 온 세상 통틀어 하나뿐일 거야.”

그녀가 격렬하게 울음을 터뜨리며, 그를 뒤에서 포옹합니다.

라스꼴리니코프가 고개를 돌려 슬픈 미소를 짓습니다.

   “날 떠나지 않을 거지, 소냐?”

   “No, no, never, nowhere!

    난 너를 따를 거야. 어디로든 따를 거야.

    Oh, my God! Oh, how miserable I am!...

    왜, 왜 내가 너를... 전에 너를 몰랐지? 왜 그 전에 내게 오지 않았지?”

소냐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 사람이 정말 살인자란 말인가?

   “배가 고파서 그랬지? 어머니를 도와주려고?”

   “아냐, 소냐, 그런 건 아냐.”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자기도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어떻게 그 큰 돈을 까쳬리나에게 줄 수 있었지?

혹시 그 돈도.... 미친 사람? 아냐. 그럴 리는 없어!

   “자 이제 가자고.”

   “Go where?”

하지만, 라스꼴리니코프도 어디로 갈지 스스로도 모릅니다.

 

라스꼴리니코프가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 내가 왜 얘기했지? 이제, 어떻게 이어가지?’

   “그래 맞아. 난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어. 

    아니 이집트니 몽블랑이니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만약 나폴레옹이 지금 여기서 내가 되어 내 처지에 놓였다면 그 노파를 어찌했을까.....”

   “비유로 하지 말고, 직접 좀.... ”

   “좋아, 어머니가 보내주는 돈으로 난 학교를 다녔다고 쳐.

    아니,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수가 좀 더 올라 계속 대학에 다닐 수 있었다고 쳐.

    그래서 내 몇 십 년 후에 내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쳐. 그런데 그렇게 ‘성공’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지?

    그때는 엄마도 이미 늙었고, 동생도 결혼해 또 엄마로서 살고 있을 테고, 엄마처럼 유산 한 푼 남겨줄 수 없는 형편이 되고...

    그래서 난 결심했지. 내 스스로 돈을 마련해.....  난 이 한 마리를 죽인 거야, 인간이 아니고, 이 한 마리를....

    그것도 아니고...  아냐, 소냐. 이렇게 생각해봐.

    내 방에 와 봤잖아. 그 다락방에서 곰곰이 생각했어. 엄마가 힘들게 일하면서 돈을 보내와 대학 다니며 공부했고....

    책도 팔고, 옷도 팔고,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고, 나스따샤가 먹을 것을 갖다 주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먹고...

    자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했어. 계속 생각만 했어. 이 세상을. 이 세상 모습에 대해서 말야.

    인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어. 생각만 하는 자와, 행동을 할 용기를 가진 자. 그래 난...”

소냐가 외칩니다.

   “그만, 이제 그만! 넌 하나님으로부터 떠났어. 하나님이 널 버리신 거야. 악마에게 던지신 거야.”

   “아냐, 잠깐만. 내가 그 노파를 죽였다고? 아냐, 나 자신을 죽인 거야. 날 완전히 짓뭉개버린 거라고. 노파를 죽인 건 악마야.

    고통을 겪고 속죄하는 게 유일한 길? 나보고 시베리아로 가라고? 아직 그럴 수는 없어. 내가 왜 거길 가야 되지?

    수백만 명을 죽이고도 그것을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날 거기로 보내는 거라고.

    내가 감옥에 들어간 후, 날 보러 오지 않으면 좋겠어.

    참, 십자가는 갖고 있어?

    아냐, 지금은 아냐. 나중에 줘.”  

소냐의 집으로 찾아온 례비자트니코프, 까쳬리나가 미친 것 같다고 합니다.

아무나 붙잡고 욕하고, 아이들 때리면서 춤추고 노래하라고 하고...

이야기도 다 듣기 전에 소냐가 달려 나갑니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라스꼴리니코프가 생각에 잠깁니다.

   ‘내 왜 쓸데없이 소냐에게 그 얘길 했지?’

갑자기 미소가 떠오릅니다.

   ‘아냐, 나에게는 어쩌면 시베리아가 더 좋을지도 모르지.’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누이동생이 들어섭니다.

한참 동안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가, 잠깐만 이야기하고 가겠다며, 입을 엽니다.

   “라주미킨에게서 다 들었어. 오빠가 우릴 떠나있겠다고 한 것 그것도 다 이해해.

    하지만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말아줘. 또, 내가 필요해지면 언제든지 부르고.”

대답도 듣지 않고 문을 나서는 그녀를 라스꼴리니코프가 불러 세웁니다.

   “라주미킨은 좋은 사람이야. 성실하고, 능력 있고, 또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야.”

그녀가 뺨이 붉어져서 나갑니다.

 

라스꼴리니코프가 밖으로 나서자, 례비자트니코프가 그를 불러, 까쳬리나가 있는 곳으로 데려갑니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왜 노래해야하는지 왜 춤춰야하는지 호통 치며 설명하다, 아이들을 때리고...

구경꾼 중에 웃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싸우고...

말리는 소냐에게도 울부짓습니다.

   “온 도시사람들이 다 보게 하라고 해. 훌륭한 아버지의 아이들이 이제 춤추고 노래해야하는 이 모습을...”

라스콜리니코프가, 이담에 교장선생님 되겠다는 아이를 이렇게 해서 되겠냐고 말리자,

   “교장? 그런 꿈은 이제 다...”

그녀가 피를 토하며 쓰러집니다. 

소냐의 집으로 데려오니, 얼마 후 다시 정신이 돌아와,

아이들을 찾고, 아직 소냐가 어떻게 사는지 와 본적도 없다며 두리번거리고....

독일어로 또 프랑스어로 자신의 소녀시절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그녀가 숨을 거둡니다.

 

그때 방으로 들어서는 한 사람, 스비드리가일로프, 그가 말합니다. 이 여자의 장례비용은 자기가 대겠다고.

   “이 여자는 전당포 노파 같은 ‘이’가 아니니.....”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라스꼴리니코프를 쳐다봅니다.

 

 

-제5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