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개 엄마

뚝틀이 2017. 1. 7. 14:30

매일 같은 패턴. 늦게까지 잠 못 이루다, 잠깐 눈 붙이면 악몽. 아침 같지 않은 아침.

따뜻한 현관에 자리 잡는다. 의자에 앉기도 힘들고 일어나기는 더욱 힘들다.

다크서클이 심해졌다고 오늘은 산책을 생략하는 게 어떠냐는 집사람.

닭서클? 닭의 해 정유년에 닭띠 내 눈 언저리에 생기는 서클.


이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산책에 나서야 한다.

어느 녀석을 데리고 나갈까 그것을 정하는 것은 개 엄마 마누라의 몫이다.

이 사람은 개 엄마, 나는 犬主 아저씨.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는 남남이나 다름없는 관계.

오늘 1차 산책은 뚝틀이 차례. 이 녀석 오늘따라 어쩐지 불안한 모습이다. 아니 초조하다고나 할까.

도로를 벗어나 산책로에 들어서는 초입. 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레미콘을 부어 만든 길. 오른쪽은 낭떠러지.

이 녀석이 갑자기 힘을 쓴다. 내가 끌려간다. 안 돼, 당기다가 오히려 끌려 나가 낭떠러지 쪽으로 몸이 쏠린다.

아차. 손에 감았던 줄을 마지막 순간에 풀며 겨우 균형을 잡는다.

개의 힘이 얼마나 되겠냐 하지만, 네 다리에 힘을 주고 끄는 데야 그 순간적 모멘텀은 어쩔 수 없는 일.

아찔했던 순간. 10~15m 족히 되는 저~ . 위험은 어느 순간에라도 올 수 있는 법. , 임마. 너 때문에 위험했잖아.

이 녀석을 야단치지만, 누굴 탓하랴. 왼쪽 절개지 쪽을 따라 걸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아직도 그때 생각에.... 식은땀이.....

아까 있었던 일을 들려준다.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주의를 주는 그런 의미에서.

듣고 있던 이 사람 반응... 표정이 점점 더 심각해지더니, 하는 말, 그곳을 굴러 떨어졌다면 뚝틀이가 얼마나 크게 다쳤을까....

? 뚝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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