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계산도 못하겠다.
할 수 없이 스프레드를 쓰는데, 이번에는 상관관계를 모르겠네.
수능시험을 보는 학생들도 쉽게 풀 문제인데, 방정식이 그렇게 복잡한 것도 아닌데... 매트랩을 써야할 정도도 아닌데....
하긴 이젠 아날로그시계로 몇 분 후에는 바늘이 어디에 와야 하는지도 '직감적'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컵라면에 물을 붇고 4분을 더하면 바늘이 어디 와야 하는지, 한참 계산을 해야 한다.
너무 신경을 쓴 탓일까? 정확하게 4분 후에 뚜껑을 여니, 하나도 안 익었다.
이번에는 물을 붓는 것을 잊었으니 당연한 일.
계산능력뿐인가. 기억력도 사라져간다.
안철수 유시민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 생각했다.
자력으로 생각해내려 신문도 인터넷도 접고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허사, 그 다음 날에야 떠올랐다.
하긴 이제는 사소한 계산도 판단력도 없어, 영업점에선 무조건 카드만 내민다. 생각이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읍내에 나갔다가도, 무엇 때문에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다가 다시 집에 돌아와서야 아차 하는 경우가....
유튜브를 보다가도 조금 전에까지 무슨 얘기가 나왔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돌리고...
아니 그 정도면 그래도 나은 편. 대부분의 경우엔 그냥 틀어놓고, 생각 없이 멍하니....
요양원에 갈 때마다 내비게이션을 틀어놨는데도 엉뚱한 길로 들어서곤 하는 것 역시 실수가 아니고, 증세의 연장선.
감정도 사라져간다. 예년 같으면 요즘처럼 날이 추어질 때 온갖 생각이 나고 또 심한 우울증이 시작되곤 했는데 이제는 무감각.
오늘도 눈발에 제법 날렸는데, 전혀 무감각. 대학 신입생 시절... 또 크리스마스 때마다... 그때는 그렇게도 눈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늙어가다 치매로 진행되는가보다.
계산도 판단력도 필요 없는 곳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 정선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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