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의 생각세계

'나중에' 여유롭게 사는 법

뚝틀이 2017. 11. 25. 05:54

누구나 늙는다. 아쉬울 것 없이 살아왔건 아니면 어려움만 겪으며 살아왔건 상관없이 누구나 똑 같이 나이에 따라 늙는다.

직위도 책상도 팀원도 수행원도 명함도 없어지는 시기, 마치 목욕탕에 벌거벗고 있는 것과 같은 시기.

일을 계속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나이, ‘활동이라는 것이 추억으로만 남는 나이,

생각만이 전부인 그때가 되면 Ende gut, alles gut. 이 말이 실감난다.

여유 있는 노년을 누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바라는 것은 오직 건강한 몸, 거기에 취미도 즐기는 삶을 허락하는 경제적 여유.

 

사람들은 말한다. 연금이 있으면 걱정이 없다고.

천만에, 연금이란 인구가 계속 늘고 경제 규모도 팽창할 때 유효한 개념이다,

일하는 세대가 줄어드는데, 연금 관리하는 사람들이 무슨 재주로 자금을 계속 불려갈 수 있겠는가.

부동산 불패를 믿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제 죽는 사람이 새로 태어나는 사람보다 많아지는 시대, 누가 계속 사주지?

강남불패? 아파트 인기는 연예인과 같은 것, 사람이 늙듯 아파트도 늙는다. 결국 콘크리트 상자.

재개발? 그것도 한 때의 재테크 수단.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 계산이 맞아야 한다.

땅을 사놓으면 된다고도 한다, 토지라는 것이 마구 늘어날 수 없으니 맞는 말이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경제가 성장하며 그곳의 땅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창출되어야 값이 오르는 법.

글쎄, 도심 한 가운데, 경제가 쪼그라져도 그 가치가 유지될 그런 곳의 땅이라면 몰라도.

주식이나 펀드? 요즘 같은 활황장세에도 빌빌 기다 물리는 사람 부지기수다.

正道는 하나, 그저 열심히 일하며 적금으로 차분히 쌓아가는 것. 맞다. 믿을만한 황소걸음.

하지만 딜레마가 생긴다. 인플레이션에 한참 못 미치는 알량한 금리. 주식, 아파트, , 그 투기유혹을 견디기 힘들다.

 

그런데 노년이라는 오랜 후의 계획에는 더 기본적으로 고려될 것이 있으니 바로 안전성의 관점이다.

예금이란 원칙적으로 내 돈을 은행에 빌려주는 것이다그들이 '내 배 째라'해도 할 수 없다. 

금융기관들은 안전한가? 은행을 포함한 투자기관들도 알고 보면 파생상품 투기꾼이다.

내가 노인이 될 때까지 금융위기는 절대 오지 않는다는 그런 보장은 없다. 떼일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금융위기로 또 다시 은행들이 파산상태에 이르면 그때도 과거처럼 국가에서 구제금융bail-out을 해준다는 보장이 없다.

유럽연합에서는 국가간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 자기 스스로 구제bail-in하는 길만 남아있다고.

그때는 법이 보장해주는 한도 내에서만 건질 수 있고, 나머지는 없던 것으로 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보다 더 근본적 문제가 있으니 바로 인플레이션.

통장의 액수는 숫자일 뿐 구매력의 관점에선, 물가가 오른 만큼 내 돈은 줄어든 것이다.

인기에 영합하는 공약으로 표를 얻어야하는 정치인들, 그 선심공세 약속을 지키려 마냥 화폐를 찍어내야만 하는 집권세력,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화폐의 양, 인플레이션은 어쩌면 민주주의 국가 필연의 숙명이다.

비트코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화폐의 총량이 정부의 통제 하에 있지 않다는 점.

그렇다고 사이버화폐를 진지하게 노후대비 수단의 하나로 취급할 수 없는 일이니,

이런 개념의 새로운 화폐가 경쟁적으로 새로 발명되어 쏟아져 나오며 그들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또 컴퓨터 해킹이라는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고, 더구나 무엇보다도 극도의 위기 시 '돈'이 필요할 때 인터넷 접속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결국 代案은 하나, 지난 수천 년간 불변의 통화수단이었던 金과 銀 같은 귀금속이다.

인터넷 금 관련 기사나 동영상들, 허황된 fear monger도 많지만 그런 자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 논리정연한 주장엔 고개가 끄덕여진다.

각국의 경쟁적인 무모한 화폐발행, 적정수준을 한참 넘어선 부동산 거품, 이제 곧 또는 늦어도 몇 년 내로 닥쳐올 '필연적' 금융위기,

에 대비, 주식은 물론 은행에 맡겨놓은 소중한 재산을 찾아 '제도권 은행 밖' 예를 들어 국채 등 안전한 곳으로 옮길 것이며,

한걸음 더 나아가 '종이쪽지'에 불과한 달러 가치 몰락에 대비, counter party risk 없는 보험으로 금도 사둘 것.

물론 이들이 부르짖는 경제위기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말세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아직 말세가 오지 않았듯.

하지만 난 그런 위기대비보험관점보다 노후대비저축관점에서 금은을 생각하고 싶다.

아주 간단한 비교를 예로 들어본다.

매달 일정액의 적금을 붓고 있는 사람 A와 매달 조금씩 금은을 사 모으고 있는 사람 B.

A는 인플레이션이 걱정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계속하는 것이지만, B의 경우는 보험의 성격도 곁들인 것.

B가 구입액이 가용 금액10%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 금은 가격이 설령 20%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액2%에 불과하니 이 정도는 보험 수수료라고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금이나 은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면 그만큼은 '신중함'에 대한 보상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 혹 경제이변이라도 일어나게 되면 그때는 금은 값이 정신없이 오를 것이다. 인터넷 선동가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에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재산이동의 현상이 일어난단다. 하지만 기본생각은 '훗날'에 대비한 적금, 혹 욕심에 10%를 넘어 자금을 투입한다면 그건 확률의 가중치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다시 생각해야 하는 투기요 도박,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며칠 전 통화 후, 내 너무 매몰차게 그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나 아직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하지만 내 생각방법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 미국 경제는 누가 아무리 어떤 그럴듯한 이론으로 합리화하려해도 거품임에 틀림 없고, 그런 거품은 또 크게 꺼지게 되어있다.

물론 '내 생각'이 '일반적 생각'과 다를 때, 내 생각이 틀릴 확률이 크지만, 또 사실 그렇다는 것을 내 자신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확률이 실제적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는 案A와 案B 각각에 부여할 가중치를 고려해야 한다.  

교통사고를 겪을 확률은 아주 작지만, 그 후유증을 생각할 때는 가중치를 고려해 신중하게 운전하듯 말이다.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그것은 위험을 피하는 대가로 지불해야하는 수수료로 생각하는 것 또한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관점, 위에 썼듯 누구나 늙는다.  오늘을 생각할 때의 중요성과 내일도 생각할 때의 중요성 그 고려요인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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