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다. 아침 7시, 아니 새벽 7시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겠지.
칠흑 같은 어둠이 걷히며 밖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밤새 시나브로 내린 눈.
새삼 우리 집을 위부터 아래까지 앞으로도 옆으로도 통 유리로 만든 것이 다행이라 느껴진다.
난방 관점에서야 미련하기 짝이 없는 이 구조를 설계할 때 스스로도 참 미련한 짓 아닐까 망설였지만,
그래도 넓은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소나무 군락 또 앞산의 모습. 이런 모습을 보는 것으로 다 보상된다. 그러고도 남는다.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이 세상 어디에서 또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런데 밤새 내 무슨 생각에 잠겨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