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

뚝틀이 2018. 6. 6. 13:37

Hermann Hesse (1877 1962), Der Steppenwolf, 1927

http://etext.virginia.edu/toc/modeng/public/DicTale.html

http://www.gutenberg.org/files/98/98-h/98-h.htm

 


 

해리 할러Harry Haller는 중년의 지식인입니다.

그는 절망에 빠져 다락방에서 은둔자처럼 외톨로 살면서, 때때로 마음속의 괴테와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또 스스로 생각합니다. 자기는 니체가 말한 의미에서 무서운 고통의 능력을 키워온 고통의 천재라고요.

그는 또 이렇게 믿습니다. 자기가 이해할 수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문명의 세계로 굴러들어온 황야의 이리라고요.

도저히 인간들의 관습에 적응할 수가 없는 반은 인간, 반은 이리인 존재라고요.

그는 이쪽 본성에도 저쪽 본성에도 따를 수 없어 괴로워합니다.

주변세계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그는 자살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어느 날 밤, 처량하게 발걸음을 옮기다가, 어떤 문에 붙어있는 표지판을 봅니다.

마술 극장 - 아무나 들어올 수 없음

둘러보니, 이런 문구도 있습니다.

미친 사람만 들어올 것

그가 선뜻 그곳으로 들어설 수 없어 망설이는데, 안내인이 황야의 이리에 대한 논고라는 팸플릿을 건네줍니다.

 

신비스럽게도 거기엔,

한 편에는 영적인 인성이, 또 다른 한편에는 이리의 야성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라며 해리의 이름까지 나오고,

조직에 얽매여서 생산성만 따지면서도 낙관적 희망에만 매달리는 부르주아지들,

그 사회를 감상적으로 동경지만 그 쾌락세계에 탐닉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팸플릿에 따르면 이런 다면성이 인간의 속성이랍니다.

아무리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도 위대한 불멸의 존재가 되기 위한 잠재능력이 있어야 자살을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해리는 그 이론을 이해할 수도 따를 수도 없습니다.

 

다음 날, 해리는, 예전에 동양신화에 대해 같이 토론을 벌이곤 하던 학창시절 친구를 만납니다.

지금은 교수가 되어있는 그가 해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친구의 국수주의적 생각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참인데,

이번에는 그 친구가 느닷없이, 해리가 썼던 칼럼을 깎아내립니다.

그러자 해리는 참지 못하고, 그의 부인이 그린 괴테의 그림을 보며, ‘지나치게 감상적인 분위기라, 괴테의 진정한 영광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그 집을 나섭니다.

자기가 사회적응 부적격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해리, 그날 저녁 당장 자살을 결행키로 결심합니다.

 

해리는 자살 예정 장소인 집으로 돌아가기를 망설이며, 밤 새, 도시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걸어 다닙니다.

해리가 어느 술집에서 한 여인을 만나는데, 그녀는 한 눈에 해리의 상태를 알아봅니다.

 

둘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눕니다.

때로는 자기의 삶에 대한 견해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자기연민을 조롱하기도 하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랍게도 해리의 마음이 풀려갑니다.

그녀가 또 만나자고 합니다. 해리는 이제 더 살아 있어야만 하는변명거리 하나를 찾은 셈입니다.

해리는 그녀의 이름이 뭘까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 자기 이름이 헤르만Hermann이었으니 혹 헤르미네Hermine아닐까 넘겨짚어 봅니다.

그런데, 맞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헤르미네입니다. 그녀가 이제 해리를 도와주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자신을 고립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준데 대한 고마운 마음에, 해리는 그녀의 명령을 무엇이든 따르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자 그녀가 말합니다. 해리가 자기를 사랑하게 만들고, 그리고 자기를 죽여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요.

 

만남이 몇 주 동안 계속되면서, 그녀는 해리에게 부르주아지의 생활에 탐닉하는 법을 배워줍니다.

우서 춤을 가르쳐주고, 또 가끔 마약도 권합니다.

애인 삼으라며 마리아Maria라는 여인을, , 친구로 지내라며 수수께끼 인물 재즈뮤지션 파블로Pablo도 소개해줍니다.

 

해리는 이들과 어울리면서, 그가 지난 날 그렇게도 경멸했던 쾌락주의적 생활에 점점 깊이 빠져듭니다.

이제는 사소한 선물을 사는 것에서부터, 오리 고기에서 뼈를 발라내는 일에서까지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제 막 꽃이 피어나듯, 몇 주 동안의 변화에서 행복이 무엇인가를 실감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일부가 이런 변화에 거부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더러운 육체적 탐욕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라고. 영적이고 신성한 삶을 다시 찾으라고.

 

그가 헤르미네에게 이 느낌을 고백하자, 그녀는 놀랍게도 다 이해한다며 선선이 받아들입니다.

사실은 그녀는 해리를 해리 자신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해리의 이런 우려는 가면무도회에서 극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몇 시간 동안의 완전자유 야단법석 후, 해리는 헤르미네와 결혼 댄스를 추면서 사랑의 느낌까지 만끽합니다.

무도회가 끝나자 파블로가 자기 마술극장으로 모두를 초대합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이 극장의 목적은 각자의 개성을 다 녹여내는 것인데, 그것은 마음껏 웃는 행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유머 학교에 들어서며, 해리는 일단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껏 웃고, 복도 양쪽에 늘어선 이상한 문들 중 몇 개를 열고 들어가, 그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세계를 보게 됩니다. 어떤 방에서는 사람과 기계가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고, 또 어떤 방에서는 그가 어떤 여자든지 마음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이제 해리는 점점 황야의 이리 그 야성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또 어떤 방에 들어서니, 헤르미네와 파블로가 사랑을 나눈 뒤, 벌거벗은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헤르미네를 죽여야 할 순간이라고 느낀 해리, 주머니에 있던 칼로 그녀를 찌릅니다.

사실, 해리는 그 칼이 어떻게 자기 주머니에 들어있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때 모차르트가 나타납니다. 그가 해리를 질책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행동해, 너무 과격하게 반응해, 이 마술 극장을 모욕했다고요.

모차르트에 의하면, 삶이라는 것은 언제나 이상적인 것에서 좀 부족한형태랍니다.

해리가 이 삶의 모습을 웃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답니다. 파블로가 다가와 그에게 말합니다.

해리, 이번엔 당신이 실패했네요.”

해리가 그 극장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어느 날엔가는 자기도 제대로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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