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뚝틀이 2018. 6. 6. 13:26

Hermann Hesse (1877 1962), Unterm Rad(1906)

 

독일 서남부에 검푸른 숲 지역이 있습니다.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라고 하는 곳이죠.

그곳 한 작은 마을에 대리점과 중매인을 하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이름은 요세프 기벤라트Joseph Giebenrath. 부인이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 홀로 외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들 이름은 한스 기벤라트Hans Giebenrath.

 

한스는 조용한 성격에 공부도 잘하는 학생입니다.

한스가 사는 곳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한스는 이 자연을 사랑합니다.

몇 시간씩이고 둑에 앉아 강을 내려다보고 자연을 보곤 합니다.

 

그에게는 친구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직업은 목사나 고급관리였습니다.

뷔템베르그Württemberg 州의 도시 마울브론Maulbronn에 있는 신학교, 여기를 나오면 그런 자리는 자동보장입니다.

엘리트가 되려는 사람들의 필수코스이자, 야망을 가진 학생들이 선망하는 꿈의 학교.

  

얌전하고 학업성적이 뛰어난 한스. 그를 처음으로 눈여겨 본 사람은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입소문으로 퍼져나가며, 목사님은 물론 이 마을에서 '발언권' 있다는 사람들 모두가 들뜨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우리 마을에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가 나왔다.’

슈투트가르트Stuttgart에서 열리는 이 시험에 붙으면, 마울브론 신학교에 갈 수가 있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들이 한스의 아버지와 의논 , 이 마을에 영광이 될 수 있는 유일한 후보 한스를 '보호하기로 결정합니다.

다른 아이들로부터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말입니다.

친구들과의 접촉이 철저히 금해진지 벌써 3년째,

공부, 공부, 또 공부.

한스에게는 공부밖에 없습니다.

 

견딜 수 없는 압박감.

시험 전날, 한스가 자기가 그렇게도 아끼던 토끼장을 부숩니다.

아버지는 한스를 데리고 슈투트가르트 근처에 있는 친척집에서 머뭅니다.

65명을 뽑는데 188명이 지원했다고 합니다. 온 州의 '영재'들이 다 모인 것입니다.

 

첫날 시험은 라틴어, 하루 종일 이 한 과목뿐입니다.

둘째 날 오전에는 역사와 작문 시험, 오후에는 3명의 시험관 앞에서 라틴어 번역과 그리스어를 포함한 구두시험입니다.

한스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시험이었는데, 그래도, 마지막 문제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나오다, 문손잡이를 돌리기 직전, 고개를 돌려 정답을 대고 나옵니다.

 

완전 녹초가 되었습니다.

마을로 돌아오자, 만나는 사람들마다 묻습니다. 슈투트가르트에서의 시험이 어땠는지. 잘 봤는지.

이틀 후, 학교에 갔을 때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붙었는지 떨어졌는지를 묻는데, 그거야 한스도 알 리가 없죠.

 

점심때가 되자 통보가 옵니다. 합격했다고요. 그것도 그냥 합격이 아니라 전체 2.

교장은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선언합니다. 학기 끝까지 나머지 8일 동안 한스는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요.

집에 들어서자마자 한스가 아버지에게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아버지가 한스에게 2마르크를 내밉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이렇습니다.

아버지가 한스에게, '만일' 시험에 붙으면 뭘 원하느냐 묻기에,

자기가 그렇게도 좋아하지만 절대 금지였던 낚시, 그 낚시를 가고 싶다 했죠.

그런데, 그러려면, 낚싯대에 끈을 묶을 수 있는 부품이 필요하다 했는데,

2마르크는 이제 낚시를 허용한다는 무언의 제스처인 셈입니다.

한스는 그 돈으로 칼을 사, 초릿대를 직접 깎아 넣습니다.

 

드디어 방학입니다.

하지만 한스가 기대했던 그런 방학은 아닙니다.

아버지가 묵시적으로 허락해준 낚시조차 갈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목사가, 또 이어 교장이, 한스에게 개인교습을 해줍니다.

수재들이 모이는 그곳에 가기 전에 실력을 다져두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매일, 네 시간은 수학, 한 시간은 그리스어, 그리고 또 두 시간은∙∙∙∙∙∙∙.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진짜 두통이 오기도 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한스를 놔줄 그들이 아닙니다.

쉴 틈도 없이 시달리는 이 불쌍한 한스를 걱정해주는 사람은 오직 하나, 구둣방 주인인 플라이크Flaig씨뿐입니다.

그가 한스를 꼭 안아주며 말합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좀 움직이면, 나아진다고요.

 

이제 한스가 마울브론으로 향합니다.

그곳 치스터치엔Zisterzien 수도원에 있는 기숙학교에서 가을 학기가 시작됩니다.

 

정해진 시간표대로 생활해야 하는 이곳, 규율은 엄격하고, 분위기도 아주 강압적입니다.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못할 정도로 성격이 내성적인 한스, 또 그동안 친구들로부터 '격리'되어있던 한스,

그는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에밀 루치우스Emil Lucius, 바이올린을 하려 애씁니다. 자기 스스로는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데, 전혀 그게 아닙니다.

헤르만 하일너Hermann Heilner, 한스와 대각선상에 있는 성격입니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고 떠벌이기 좋아하고 반항적입니다.

공부, 그런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없이 게으르기까지 합니다.

 

처음에는 한스가 그런 그를 싫어했습니다. 그의 건전치 못한 생활방식에 화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와 가까이 지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영특함'에 놀랍니다.

이제 하일너는 한스의 유일한 친구입니다.

한스의 성적도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의 영향만은 아닙니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 한스는 쉬 피곤해지곤 합니다.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느낌입니다.

 

어느 날 하일너가 싸움에 말려들고, 그래서 감금되는 벌을 받습니다.

그 후로는 학생들이 그를 멀리 합니다. 한스 역시 분위기 상 그에게 가까이 갈 수가 없습니다. 우정이 중단된 상태.

다음 해, 하일너가 앓아눕습니다.

한스가 병문안 갑니다.

수도사 에포루스Ephorus가 하일너를 가까이 말라 타이르지만, 한스는 그의 충고를 거스릅니다.

 

어느 날 밤 하일너가 학교를 빠져나가 마울브론으로 사라집니다.

사흘이 지나서야 그가 발견되고, 학교에서 퇴학을 당합니다.

유일한 친구였던 하일너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다른 학생들은 이제 한스를 더욱 멀리합니다.

더구나 에포루스는, 하일너 도망 배후에는 한스가 있었고, 한스는 하일너의 행적을 다 알고 있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불행한 일이 일어납니다.

크리스마스 얼마 전 그 추운 겨울 날, 호수가 다 얼어있는데도 학생 하나가 '물에 빠져' 죽습니다.

 

한스의 마음 고통은 커져만 가고, 성적은 더욱 더 떨어집니다.

급기야 한스가 졸도하는 일이 일어나고, 신경쇠약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학교에서는 그에게 고향에 가서 회복하라며 휴가를 줍니다.

한스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압니다.

그 사이 놓치는 학업을 만회할 길이 없고, 다시라곤 이 학교에 돌아오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고향에 돌아온 한스는 할 일이 없습니다.

하루 종일 멍하니 허공을 바라다 볼 뿐입니다. 벌써 한 주일 째 매일같이 이러고 있습니다.

몸을 좀 움직여 보려 해도 피곤이 몰려와 생각과는 달리 그럴 수가 없습니다.

신학교에 가게 되었을 때는 그렇게도 잘해주던 마을사람들은 이제,

아니 어쩌면 그때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차갑게 그를 대합니다.

마음의 상처는 깊어만 갑니다. 자살 생각이 잦아집니다.

 

사과 수확의 계절입니다. 모두들 사과 따고 과즙 내는 일에 매달립니다.

한스는 이 일을 도와주다 한 예쁜 아가씨를 만납니다.

이 아가씨는 구둣방 아저씨 플라이크의 조카딸인 엠마Emma.

한스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엠마는 이미 도시 하일브론Heilbronn에서 알 것 다 알고 있는 여인입니다.

일시적 노리갯감이었던 한스를 버리고 말도 없이 떠납니다.

 

한스는 이제 아버지가 소개해준 금속부품공장에 견습공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몸이 약하고 또 이런 경험도 없는 한스는 제대로 일할 수가 없습니다.

거기서 만난 옛 학교 친구 하나는 그를 '영재 대장장이' 놀려댑니다.

이젠 마을 사람들 그 누구도 한스에게 어떤 희망도 걸지 않습니다. 한스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를 '인간'으로 대하는 사람은,

어렸을 적 친구이자 지금은 공장 동료인 아우구스투스Augustus가정부 안나Anna아줌마 둘뿐입니다.

 

공장 일을 시작하고 첫 주말입니다.

아우구스트가 한스와 다른 두 명과 함께 술을 마시자고 합니다.

그들은 술 집 두 군데를 들립니다. 하지만 한스는 이내 그들과 헤어져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서는 아버지가, '버르장머리 없어진' 아들을 혼내주려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스는 이제 영영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음 날 한스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가 몇 시간씩이나 앉아 있곤 하던 그곳입니다.

술에 취한 그가 거기에서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구둣방 주인 플라이크는 알고 있습니다. 교장과 교사들 모두가 한스를 죽인 공범이라는 것을.

그는 한스의 장례식장에서도 자기의 그 생각을 명확히 말합니다.


성적이 자꾸 떨어지는 한스가,

열심히 공부를 하느라 건강이 나빠졌을 때,

신학교 교장이 한스를 '격려'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지치면 안 돼!

그러면 마차에서 떨어져 수레바퀴 밑에 깔리게 될 지도 모르니까."

수레바퀴는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굴러들어가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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