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길버트. 하도 매스컴에서 무슨 신화적 존재나 되듯 떠들어 대기에, 어떤 사람인가 알아보려 TED 녹화도 보고, 또 유튜브에도 들어가 보았지만 그다지 크게 느낌이 오지 않아, 이 책을 주문했다.
하버드 대학의 인기교수. 강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받는 교수. 그 사람의 생각엔 무엇인가 있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서. 더구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현대 심리학의 메카는 누가 뭐라 해도 하버드 아니었던가.
하지만, 원래 심리학 쪽에 호감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이 책을 샀더라면 실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역시 할리우드의 쇼맨십의 나라 미국의 산물. 이젠 심리학 분야도 한계에 부딪쳤다는 말인가? 그저 진부하고 깊이도 없는 이야기를, 마치 구두쇠 폴란드인들이 동전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다보니 구리선이 되었다는 식으로, 끌고 늘이고 하는데 아주 질려버렸다.
‘당신들은 알고 있는가? 미래의 행복을 꿈꾸며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진실을 직시하라. 당신의 희망과 행복이라는 것을 프로세싱 인식체계는 근본적으로 결함도 있고 객관 적인 것이 아니다. 또 근본을 생각하라. 당신이 향하고자하는 그 목표는 그 의미상 아직 당신이 겪어보지 못한 그 무엇인가에 대한 동경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가. 그 희망이 원하는 모양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 설사 그 희망이 이루어졌다 해도, 오늘의 위치에서 당신이 상상하는 그 원칙적 줄거리 그림과 실제로 세부사항이 얽혀 들어가게 되는 그 상황 사이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괴리를 생각한다면? .......’
책을 읽는 내내 아하 동전이 이래서 전깃줄로 변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하품을 거듭하는 나 자신을 불쌍하게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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