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경 : 멀쩡하기만 하던 날씨. 단 오 분 사이로 바로 앞도 안보이도록 안개에 드리우고 천둥번개 동반한 비. 산중 날씨의 특징. 계곡타고 올라온 안개비와 구름의 동반진행.
22시경 : 폭탄이 터지듯 갑자기 푸지지직 환해지고, 그 번개에 이어 시간간격도 없이 바로 천둥이 작렬하고... 엄청난 천둥번개에 비.
22:02 : 결국 팍! 어둠. 밖에 나가 스위치 다시 올리고.......
토인비와 헌팅턴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22:30 : 상황 체크하러 나갔더니 이미 입구에 발판용으로 놓아둔 통나무들은 다 떠내려가 버리고.. 다행히 최근에 공사한 컨테이너 뒤쪽 방수벽 보일러실 앞 배수로 등 절대요새들은 제대로 기능 중. 왜 최근 집중호우는 밤에만 오지? 천둥번개가 너무 겁나고 사실 벼락의 위험성도 너무 높아 서둘러 잠깐 휘 둘러보고 들어옴.
23:20 : 비가 잠깐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타 밖을 둘러봄. 집 반대 편 도로 가장자리 이미 험한 꼴로 무너져 주저앉았고, 그리로 물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오히려 길로 떠내려 오던 돌 더미 흐름이 멈추었음. 집 앞 통나무는 저 밑 계곡 앞 배수통로에 걸려 있어서 개 줄로 묶어 끌고 원위치. 비가 오는데도 땀이 비 오듯. 하지만 땀의 끈끈한 성분과 빗물은 어울리기 싫은 모양이지? 생각할수록 지난 번 지나가는 포클레인 세워 감시카메라 부근 긴급 작업한 것이 천만다행. 만약 그 둑이 없었으면 정말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정말로 험한 꼴, 날 뻔. 보일러실 바닥도 뽀송뽀송.
이제 마지막 부분 윌러스타인으로......
02:50 : 노아의 홍수가 오려나? 번개가 멀어져 이제 천둥소리와의 시차는 아주 커졌지만, 그 밝기와 겁주기는 여전. 예전에 마이애미에서 멕시코시티로 갈 때 또 연길에서 북경으로 갈 때그때 옆에서 번쩍거리는 저 빛 때문에 혹 비행기가 어떻게 되지 않나 겁이 났던 그런 기억이....
결국 20세기의 역사철학자들을 읽고 책을 덮는데, 왜 이리 뒷맛이 씁쓸하지? 차라리 이 'readers digest'를 읽지 않았더라면 앞으로 수많은 책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 설익은 지식은 차라리 없는 것만도 못한 것. 아니 아주 해로운 것.
07:00 : 계속 퍼붓는 豪雨. 길이 무너진 곳을 가서 살펴보니, 빗물의 흐름이 이곳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는 그런 도로 경사. 길옆으로 난 도랑으로 물이 흘러들어가야 되는데, 오히려 도랑으로는 물이 들어갈 수가 없고 비포장 사이드 워크를 따라 흐르게 되어있으니...
08:00 : 인터넷 신문을 보니, 기상청에 외국인을 고용하고 또 일기예보를 맞춘 직원에겐 보너스를 준다고...
결국 내가 쓴 글(7/14) 그대로 되가네.
09:00 : 도로를 따라 흘러내려온 돌을 치우고, 다시 떠내려간 입구 통나무는 우선은 그대로 놔두고, 빗물이 골고루 분산되어 흘러나가도록 집 주위 몇 군데 물길 보완.
09:40 : 비 아주 조금 씩 곧 그칠 모양. 건너편 집 배수관도 하늘로 솟고, 긴급작업 나온 공무원들 이야기로 근처마을에서는 어젯밤 인명사고까지 있었다고. 어쨌든 긴급 상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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