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한 구석엔
음산한 분위기 연못 하나 있어요.
흘러들어오는 물로는 턱없이 모자라, 나가는 물 꼭꼭 막아 배 채운 못이래요.
퀴퀴한 냄새 칙칙한 물 그 속에서도
물고기 몇 마리 살고 있어요.
이리 빙 저리 글 돌던 그 물고기들
어휴 정말 힘드네. 잔등 드러내고 물 반 공기 반 섞어 마셔요.
차라리 멍든 안개 검은 혼 되어 날아가게 해달라고, 방울방울 내뱉으며 애원하며 나를 보고 있어요.
어쩌랴 내 팔뚝 걷고 새물을 길어오랴?
미안한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니,
소리가 들려요. 그 중 두 녀석이 내기하는 소리가.
우리 자식의 자식 또 그 자식들이 이 좁은 연못에서 어떻게 살까. 마음 편하게 내기하고 있어요.
한 마린 코웃음 치며 지금 무슨 농담이네요.
비 쏟아지면 흙탕물 견디기 힘들고,
썩거나 마르면 끝장이라고.
다른 한 마리가 조용히 그를 이끌고
물가에 맴도는 꽃무늬 보여주며, 이것이 뭐냐 맞춰보래요.
칙칙함과 생생함이 부딪히면서, 물러가라 못가겠다 팽팽히 맞서며 만드는, 그 무늬 말에요.
이것이 무엇일까 다가가 들여다보니,
거기 틈사이로 물이 나와요.
샘물! 샘물이에요!
그 한 마리 속삭입니다.
여기가 연못세상 희망이라고.
퀴퀴하고 칙칙함 거기엔 힘이 없지만,
이 작은 샘물엔 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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