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라인홀트 메스너의 '검은 고독 흰 고독'

뚝틀이 2009. 12. 23. 23:27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산악인 Reinhold Messner가 이번엔 Nanga Parbat봉에의 단독등정이라는 모험을 하며 고독과의 싸움을 기록한 책이다. 몇 년 전 등반 때 자신의 동생 Günther를 눈사태 속에 잃었던 바로 그곳이기에, 또 이 등반 바로 전 동고동락 산악인 부인과의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었기에, 또 흰 눈 덮인 정상에로의 단독 도전 그것은 문자 그대로 자신과의 싸움 고독과의 싸움이기에, 이 책의 제목인 흰 고독(Die Weisse Einsamkeit. 번역본 제목에는 검은 고독 추가)이 그 자체로도 호소력을 지닌다.

 

당시 통념으로 볼 때 단독 무산소 등반은 무모함의 극치이고, 또 객관적으로 볼 때도 그 성공가능성은 아주 희박한 것이었고, 따라서 죽음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가까이 있는 것이기에, 산에 오르기 전 엄습하곤 하는 고독에 대한 공포, 더구나 여기에 자꾸 겹쳐지는 헤어진 사람에 대한 추억, 옆에 누가 서있거나 말 상대가 되어주곤 하는 환청과 환상, 심지어는 차분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섞여드는 ‘자신에 대한 억울한 오해’에 대한 항변 성격의 변명까지도 포함하여, 작가의 이 ‘느낌 일지’ 속 모든 이야기의가 독자에게 생생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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