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肉者會談중 獅子는 과거 우리 ‘반섬’을 한번 씩 물어본 경험이 있는 무서운 존재들이다. 그 무서움이 지금 실감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불행히도 현재의 한국은 ‘반섬’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외로운 ‘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이 다시 하나 되어, 신의주나 나진도 마음대로 다녀올 수 있게 되면, 그 앞에 버티고 서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복을 보면서, 獅子들에 포위된 우리 ‘반섬’의 가냘픈 신세를 실감할 것이다.
그런 이 나라가 지금 갈기갈기 찢어져있다. 지방이 다르다고 으르렁대고, 소속 당이 다르다고 서로 물어뜯고, 사는 동네가 다르다고 반목하고, 직업이 다르다고 시기하고 무시하고, 끝없는 이유로 모두가 모두에 맞서고 있다.
다행히 휴대폰, 자동차 좀 팔리는 덕에 이나마 살고 있지만, 기초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겨우 남의 것 들여다 조립해서 넘기는 이 장사마저 기우는 날을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기초과학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별로 없고, 기간산업의 개념도 사라져가고, 웬만한 제조업은 굴뚝산업이라 무시당하고, 이공계라는 단어의 색갈이 바뀐 지 이미 오래다. 내용보다는 겉모양이 우선하는 이 풍선사회에 '진짜' 어려움이 닥치면 어떻게 될까? 얼떨결에 당하면 본능이라도 작동하겠지만, 지금처럼 교만하다 당하면 그 본능조차 소용없다.
바탕도 없는 이 반섬이 한철 장사 잘한다고, 국력도 사자처럼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 넓은 땅과 multi億 인구로 무장된 나라들은 우리의 좁은 국토와 sub億 인구로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들이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가 아무리 날아봐야 그들에게 포위되어 있는 신세이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다.
잠깐 내 나라를 돌아본다. 우리가 싫어하든 좋아하든, 우리에게 일어서자고 처음 외친사람은 그 ‘별 둘’이었고, 잘 살게 된 원동력은 피땀 흘려 일하며 물건을 만들어내던, 또 그 물건들을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다니며 세계에 뿌린, 一般개미들로부터 나왔다. 이 일반개미들 위에는 항상 두터운 特權的 寄生層이 군림했는데, 이들이 한 일이라곤 ‘우리가 너무 빨리 성장해 세계 공동의 적이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制御棒의 역할이었다.
개미들 덕에 살찐 우리사회는 모르는 사이에 動物農場으로 변해갔고, 이제 일하는 소와 말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돼지들 왈 서비스 산업이 세계적 추세란다. ‘쌀 키우는’ 사람보다는 ‘초밥’장사가 중요하다는 발상이다. 권력 주변을 맴돌며 은행 들락거리는 無惱的 寄生層은 골프에 명품타령이나 하고 있고, 이제는 언론조차 한통속이 되었다. 스포츠라는 이름의 말초신경자극제로 새싹들을 마비시키는 것도 모자라, 곰팡이 같이 두터워진 無惱 特權層만 비호하는 말장난에 빠져있다. 저기 한구석에 외로이 앉아있던 로뎅은 얼어 죽은 지 이미 오래고, 세상은 온통 앵무새들의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 얼마나 반가운 역설적 현상인가? 그 층층동산에서 주인에게 꼬리 흔들며 행복하게 지내던 강아지가 어느새 훌쩍 커버려 사방을 향해 으르렁거리니, 이 制御棒조차 비실비실 뒷걸음질이다.
봉건주의란 사상누각이 무너진 것은 600년 전 ‘반섬’ 이탈리아에서였다. 십자군 전쟁이후 야금야금 자라난 ‘잡초인생’들이 기둥을 받친 돌 하나 둘 씩 빼어내면서 인간 본연의 문명이 되살아나는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 ‘반섬’에서도 이 기생충 누각의 돌을 빼고 기둥을 자르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고, 거기에 우리 ‘다 자란’ 강아지들이 앞장선 것이다. 우리에게도 ‘파괴를 통한 르네상스로의 길’이 열릴 것인가?
불행히도, 혁명으로 사회를 바꿀 수는 있어도, 개혁으론 불가능하다는 속설이 힘을 얻을 징조가 보인다. 걸핏하면 국민을 들먹이며 횡설수설하는 저 정치꾼들과, 교묘한 기득권옹호 작전을 펼치는 언론의 웅얼웅얼이 共振되면서, 까딱 잘못하다가는 이제 정말 완전히 동물농장이 될 기미까지 보인다.
급변하는 세계에 모두가 뒷짐을 지고만 있는 것 같아 더욱이 안타깝다. 지금의 정세로 봐서는 신제국주의의 출현도 멀지 않았다.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보자.(악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한번쯤 잘못될 경우에 대비하는 생각을 해두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힘이 언제인가 꺾이게 된다면, 그것은 유럽도 러시아도 일본도 아니고 바로 중국에 의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중국을 견제할 군사력으로, 미국이 일본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재무장이야말로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남사군도건 어디건 일단 분쟁이 생기면, 기다렸던 펀치를 날리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멈칫거리다가는, 구심점이 사라지며 내분과 내란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결국 청일전쟁의 후속편이 열리며, 싸움은 본래의 보스對보스로 돌아갈 것이다.
물론 현재의 밀접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를 생각할 때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현명하게 처신하려 애쓸 것이다. 그러나 그 '현명'은 정부의 일이고, '감정'은 일반인의 몫이다.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이미 숫자를 따지는 것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구제불능 상태에 도달했는데도, 미국 투자에 의한 중국의 생산기지화 현상엔 오히려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대만, 일본에 밀려 생산 시설들이 속속 유휴화 되고, 정리되는 사람이 늘어만 가는,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그 엄청난 실업자들이 언제까지나 '당하고' 있을 수만 있겠는가. 언제인가 국가의 자존심이 걸리는 문제가 생기면, 내부로부터의 목소리가 제일 무서운 법이고, 이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내부단합용 외부대회’는 꼭 필요하다.
그런 최악의 경우를 잊는다 해도, 우려할만한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지금 풍기는 국수주의적 비린내가 옆 사람의 코를 막게 한다. 이미 유럽이 한 발 뒤로 물러섰고, 아랍나라들은 기가 죽어 아주 멀찌감치 물러섰다. 이런 후유증인지 유럽과 러시아는 이미 오펙국가들과 유로화를 결제단위로 쓰기로 합의했다.
이제 이것이 추세가 되어 다른 나라로 번진다면, 달러의 수요 감소와 가치하락은 피할 수 없고, 만성적 쌍둥이(재정과 무역) 적자국인 미국으로부터 외국자금이 빠져나가며(미국은 세계최대의 채무국), 유동성 부족상태의 미국 경기는 급속히 식어들 것이다. 미국 수출에 의존하던 중국, 일본, 대만, 한국은 살길이 막막해 미국 채권에 투자했던 돈을 회수해야하는데, 그 떨어지는 채권을 보는 다른 투자국들이 가만있을 리 없으니, 너도나도 상환을 요구하는 positive feedback이 진행되고, 결국 지급불능(default) 상태로 들어갈 것이다.
이제 다시 우리 반섬으로 돌아오자. 우리의 앞날은 어떠할 것인가? 모두들 어려워져, 우리 휴대폰도 자동차도 안 팔려, 달러가 마르면, 원화는 폭락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칠레 농산품이 싸고, 미국 쇠고기가 싸다고 하는 허튼소리는 못하는데, 그 때 우리의 농민들이 이미 다 망해버린 후라면, 무얼 먹고 살겠는가? 모든 것이 항상 순조로울 수만은 없는 것이고, 식량자급계획은 꼭 총성이 들릴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 이렇게 이야기하자.
사람은 동물이지만, 나라는 식물이다. 나라의 뿌리를 옮길 수는 없다. 식물에게서 배우면 나라를 살릴 수 있다.
혼자 서려다가는 쓰러진다는 것을 알기에 나무들은 모여 산다. 어려운 시절이 틀림없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뿌리가 뻗고 줄기와 가지가 튼튼해지도록 온힘을 다하여 자란다.
나무의 잎들은 서로 시기하지 않는다. 동남쪽잎이 서남쪽잎을 몰아세우지도 않고, 자기 위의 잎이 햇빛을 더 받는다고 긁어내리지도 않는다. 불평도 하지 않고, 생색도 내지 않는다.
나무는 맹목적 미련을 갖지 않는다. 안 되는 쪽 미련 없이 포기하고 되는 쪽으로 자란다. 그렇지만 햇볕 따라다니다가 한쪽으로 쓰러지는 나무 없다. 균형이 우선이다.
아무리 잘 자라는 나무도 봄 되면 꽃 피우고, 가을이면 열매 맺는다. 자기가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고 '서비스요원'에게 수고비 마련하기 위함이다. 자기가 사라져도 우리가 살아남기 위함이다.
움직이지 못한다고 얕보는 짐승들이 접근 못하게 가시를 만들기도 하고, 벌레가 끼지 못하도록 잎과 껍질에 독성을 품기도 한다. 이것이 나무요 이것이 나라다.
나무들이 우리가 영호 어디 당이니 노사 어느 쪽이니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한심하다고 생각할까? 한치 앞도 못 보는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길 것이다.
내 어찌 감히 기와집에 계시는 분께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리요.
이미 2200년 전에 韓非子가 경고한 五蠹(나라를 좀먹는 다섯 가지의 해충)중 한 줄만 옮길 뿐이다.
然則今有美 堯舜湯武禹之道 於當今之世者 必爲新聖笑矣
(그런즉 지금 요,순,탕,무,우가 다스리던 방법이 지금 세상에 아름답다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반드시 새로운 성인의 비웃음을 살 것이라.)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명확해졌다.
유사시 견딜 만큼의 농업도 제조업도 없다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다. 산업 공동화 현상은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줄기가 없고 잎만 무성한 나무는 살아남지 못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신생회사들이 자랄 수 있는 군락지를 마련해 주어야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하는 후속 산업의 성장은 균형적 발전의 필수요소이다.
기초 체력이 없이는 작은 충격에도 쓰러지니, 뿌리가 되는 교육과 연구에 투자 늘려, 기초과학 키워야한다.
아무리 딴 일이 중요해보여도 본질을 비껴가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어려운 날이 올 때, 때늦은 후회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오늘부터라도 손에 손을 잡아야 한다.
효자동과 과천의 그 집에 사람을 앉힐 때는 五蠹검사가 필수적이고,
그들의 제일의는 정권도 지방도 누구도 아니고 오직 국민이 되어야한다.
우리 民草들은 ‘그날’이 될 때 영호남 따지지 말고, 더러운 자들이 더 이상 여의도에 머물러 있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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