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에 의해 창시된 유교가 맹자 주자를 거치며 어떻게 형이상학적으로 발전되었는가를 다룬 내용을 여섯 권 한 세트로 낸 책으로서, 제1권 조광조, 제 2권 공자, 제3권 이퇴계, 제4권엔 맹자, 제5권 이율곡, 제6권 다시 이퇴계와 작가의 공자묘 탐방기를 다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작가의 기본적 소양과 자질에 대한 회의와 독자로서 그의 교만에 능욕 당했다는 불쾌감에 치를 떨고 있다. 물론 이 책 끝부분에 추서를 달아놓는 식으로 신문연재소설이 책으로 되는 과정에 중복이 있다는 점을 사과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것은 중복이 아니라 횡설수설, 그것도 술 취한 노인네가 거의 맛이 간 상태에서의 중언부언 횡설수설 그 수준보다 더하면 더하지 절대 못하질 않다. 문장정도의 반복이라면 몰라도 몇 문단씩을 이렇게 자주 읊고 또 읊고. 시민대학의 교양강좌와 같이 부담 없는 강의라 해도 이렇게 횡설수설, 한 이야기 하고 또 하고 그랬다간 그 강사 퇴출되었든지, 마지막 시간쯤엔 수강생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번 이문열의 사기를 읽고 사기를 당했다고 느낀 그 분노보다 훨씬 더한 분노를 느낀다.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라 꼽히는 사람들의 작품이 이 모양이라니....
아깝다. 너무 아깝다. 만 3년간이라는 그 긴 시간 신문연재소설로 이 글을 쓰면서 모은 그 자료 그 생각, 그것을 이렇게 쓰레기통에 담듯이 아무 성의 없이 인쇄해 내다니. 자기 식구, 자기 후손이 읽는다는 것을 한 번만 염두에 두었더라고 이런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늘과 땅 차이를 생각해본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을 다시 깨끗이 정리해 산뜻하고 깊이 있게 꾸몄다면 어땠을까. 중복된 것을 빼낸다는 것은 횡설수설을 없앤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흐름과 철학이 작가의 수려한 문체를 빌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며, 명품이라 일컬어질 정도의 명작이 나오지 않았을까.
누구나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이 세상에, 그 어딘가에는 맑은 물이 있을 줄 알았었는데....
어쨌든 이번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대표작가’란 작자들의 작품은 당분간, 아니면 아주 오래, 읽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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