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Mario Reading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뚝틀이 2010. 7. 21. 17:36

노스트라다무스의 삶이나 그의 무슨 예언이 어떤 의미니 하는 그런 내용의 소설이 아니다. 제목을 그렇게 붙인 것은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잠재독자의 층을 넓히기 위한 것일 뿐, 내용적으로는 사실 노스트라다무스와 관련되었어도 또 그렇지 않았어도 전혀 상관이 없는 일반적 스릴러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만일 누가 저자의 이름을 가린 채 이 책을 손에 쥐어주었다면 거의 의심 없이 댄 브라운이 낸 또 하나의 새 책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스토리라인에서 다빈치코드나 로스트 심벌이 연상되었고, 예언상자라는 표적물을 향한 추격전의 잔인한 장면 장면에서의 분위기 역시 그 스타일이었다. 베스트셀러를 향한 작가들의 집념. 하기야 자기 책이 그런 반열에 오르기를 꿈꾸지 않는 작가가 얼마나 되겠나. 천사의 게임이니 주피터의 비밀이니 하는 책들도 다 그런 독자-작가의 ‘유행몰입’ 현상의 부스러기라 하면 너무 지나친 폄하일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그런 ‘아류 중 하나’로 묻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새로운 베스트셀러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고. 댄 브라운의 책들과 비교할 때, 이야기가 훨씬 더 숨 가쁘게 돌아가는데, 그 흐름에도 덜컹거림이 거의 없다. 또 하나의 보너스라고나 할까. 집시의 세계에 그 이야기 무대를 펼쳐놓음으로써, 한 편으로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그 자체에,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문명의 틀에 박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인간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매력에, 작가 마리오 리딩 역시 읽는 사람을 옭아매는 천부적 재능을 이 책으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