Персонажи
Серебряков Александр Владимирович — отставной профессор
Елена Андреевна — его жена, 27 лет
Софья Александровна (Соня) — его дочь от первого брака
Войницкая Мария Васильевна — вдова тайного советника, мать первой жены профессора
Войницкий Иван Петрович — её сын
Астров Михаил Львович — врач
Телегин Илья Ильич — обедневший помещик
Марина Тимофеевна — старая няня
Работник
내 나이 22 때. 누나가 시집간다. 상대는 대학교수. 난 예술 전공 매형이 자랑스럽다. 그가 쓴 글을 외우고, 또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우리 매형이 쓴 거야. 아버지는 누나에게 농장 하나 사준다. 여기서 나오는 거 살림에 보태 쓰라고. 시름시름 앓던 누나 세상을 뜬다. 귀여운 조카 하나 남겨놓고. 난 계속 일한다. 조카 키우며. 열심히 일 해 매형에게 돈 부친다. 내 몫? 그저 월급 조금씩 받는 거지. 내 이렇게 일한 지 어언 25년. 세월 앞엔 장사가 없다던가. 매형도 퇴직하고 이곳 딸 있는 곳 농장으로 돌아온다.
이런 식으로 밋밋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관객들 돌아가든지, 아니면 그냥 잠들어 버리겠지. 안톤 체호프 같은 극작가라면 어떻게 할까. 한 번 물어봐?
연극은 감정이야, 감정. 교수 세레브랴코프. 신경통 도졌다고 징징, 자기 말 귀담아 듣는 사람 없다고 투덜투덜. 나 바냐는 왕처럼 구는 이 사람 정말 못마땅하고. 이제까지 내 무엇 때문에 이 사람 위해 이렇게 고생했지.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이 사람에게. 연구는 무슨 연구. 그냥 자서전이나 쓰라지. 하긴 그것도 뭐 읽어줄 사람 있겠나. 동행해온 딸 나이 새 부인 엘레나. 전원생활 외롭다고, 징징대는 것 이제 더 못 들어주겠다고, 그냥 다시 돌아갈 날만.
연극은 사랑이야, 사랑. 얼굴 보기조차 힘들던 저 의사 아스뜨로프. 왜 이리 뻔질나게 드나들지? 하긴, 나부터도 은근히 마음이 쏠리니 뭐. 불쌍한 우리 조카 소피아. 이 미남 의사에 마음 다 빼앗기고.
연극은 상황이야, 상황. 왕과 왕비의 귀환에 조용하던 이곳 생활리듬 다 흐트러진다. 거기다 또 저 의사까지. 자기처럼 혹사당하는 사람 없느니, 의미도 보람도 찾지 못하겠다느니. 하인처럼 일만 하는 내 입장 생각해본 적 있나? 오붓한 식사분위기 사라진지 오래고, 툭하면 부딪치는 교수와 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질식할 것 같은 이 분위기.
연극은 대사야, 대사. 그 젊은 부인 엘레나를 벗처럼 생각한다는 나를 비아냥거리는 시골의사.
“벌써? 여자는 처음엔 친구, 그 다음엔 애인, 그리고 나서야 벗, 이런 순서로만 되는데?”
남의 속 박박 긁는 말을 툭 툭 내뱉곤 하는 의사에게 엘레나가 충고한다.
“이 세상은 강도나 화재 때문이 아니라 미움과 적의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망해가는 거예요.
넋두리 뇌까리는 대신 모두를 화해시키는 것이 당신이 할 일 아니겠어요?”
긴장을 견디지 못한 새엄마가 딸에게 화해를 청한다. 딸도 선뜻 손 내민다. 새엄마가 하는 말. 늙은 남편과 산다고 자기를 이상하게 보는 눈들. 자기는 맹세코 유명한 학자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결혼했는데, 무슨 타산 그런 것 전혀 없는데. 하지만, 이제는 삽화 같은 존재일 뿐. 딸도 이야기한다. 의사가 좋은데, 자기가 너무 못 생겨서... 새엄마가 약속한다. 내가 그 사람의 진심을 알아봐주지. 그 의사. 소피아에겐 관심 가져본 적도 없다며, 엘레나의 사랑을 요구한다. 엘레나가 짜른다.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자기를 위해서 소피아를 위해서. 하지만, 그, 감정을 못 이겨 허리를 껴안는다. 꽃 들고 구애 왔다가 이를 목격하는 바냐.
이제 의처증까지 겹친 퇴직교수, 긴급회의 소집해 일방적으로 선포한다. 큰 방이 26개나 있는 이 큰 집과 농장 팔아야겠다고. 뭐? 바냐가 놀란다. 세레브랴코프가 확인한다. 농장을 팔아 수익 나는 곳에 투자해야겠다고. 뭐? 뭐라고? 그동안 맺혔던 바냐의 울분이 쏟아진다. 여기가 누구 것인데. 아버지가 누나 사 준 것이고, 당연히 소피아에게 돌아갈 것인데, 당신이 무슨 권리로. 당신 뭐 갖은 폼 다 잡곤 하는데, 그거 다 거품 아냐? 뭐? 지금 뭐라고 했어. 말 다했어? 그래, 내 한때는 네가 최고인줄 알았었는데 알고 보니 다 엉터리더라고. 누나 위해 당신 위해 난 평생 여기서 두더지처럼 갇혀있었어. 그 오랜 세월 하인처럼 부려먹더니, 월급 한 푼 안 올려주더니, 뭐 이제 와서 날 나가라고? 내 젊은 날은 누가 보상해주지? 차라리 내가 재능이 있었어. 난 또스또예프스키도 될 수 있었고 쇼펜하우어도 될 수 있었단 말이야. 네가 나를 망쳤어! 네가 내 원수라고! 험악한 분위기 누그러뜨리려 딸이 나선다. 아빠. 아빠 젊었을 때 생각해봐요. 바냐 아저씨가 밤 새가며 아빠 위해 책 번역해줬고, 원고를 정서하고, 또 꼬박꼬박 빠짐없이 송금까지 해줬잖아요. 동정심, 동정심이란 걸 가져 봐요. 분을 못 이긴 바냐가 뛰어나가고, 세레브랴코프가 뒤를 따른다.
망연자실 남아있는 사람들 귀에 들리는 총 소리, 탕! 탕! 두 발이다. 의사가 달려가고, 하인이 달려간다. 바냐가 내던진 총을 집어 든다. 감춘다. 다행히, 첫 발도 빗나가고, 두 번째도 빗나갔다.
[바냐] 이상하지? 살인미수인데도 왜 날 체포하지 않는 거지? 오호라, 내가 미친 사람이라 그거지. 난 미치광이고, 교수 학자 가면 쓰고 무능과 우둔 또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무정을 감추는 인간들은 미치광이가 아니다? 늙은이한테 시집을 가고서 그 늙은이를 속이는 인간도 미치광이가 아니다? 난 봤어. 봤단 말이야. 자네가 그 여자를 껴안고 있는 것을!
푸념은 계속된다.
[바냐]내 나이 47, 내 가령 60까지 산다고 하면 아직 13년이 남았잖아. 길고 긴 세월! 이 13년을 내 어떻게 살아야지? 무엇으로 그걸 채운단 말이야. 새로운 인생? 좋아, 그걸 어떻게 시작하면 좋은지 누가 좀 얘기해줘!
놀란 가슴 안고 부부는 떠난다. 마지못한 악수를 뒤로 남기고.
의사 가방에서 몰래 약 챙겨오던 바냐도 소피아의 간곡한 만류에 마음을 다시 잡는다.
갈매기, 벚꽃동산, 곰, 세 자매에 이어 이 바냐 아저씨가 내 읽은 체호프의 다섯 번째 희곡. 이런 고통과 좌절의 사실적 묘사가 체호프 작품의 특징인 모양이지? 마지막 격랑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낮은 목소리 대화뿐인 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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