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새 막, 새 장

뚝틀이 2011. 10. 12. 14:48

마블러스 꼬레아의 체이스맨해턴 카드 도착. 메니메니땡ks. 하지만, 여기서 카드 쓸 일 얼마나 있을까. 카드 디자인은 좋은데 그저 그 느낌뿐. 지난 번, 야생화 동호인들에게 나눠줄 생각으로 받았던 엘이디 포켓램프도 아직 그냥 쌓여만 있지 않은가. 요즘 계속 우울한 날. 오늘 또 화풀이 호미질 시작. 클로버. 굉장한 녀석들이다. 뿌리를 들어낼 방법이 없다. 아예 흙덩어리를 들어내는 수밖에. 아일랜드의 국화라지, 성 패트릭이 아일랜드에서 선교할 때 이 클로버로 삼위일체를 설명해서 그렇게 되었다나. 거기 사람들은 클로버를 어떻게 다룰까. 나라꽃에 걸맞게 극진히 모실까. 아니면 잡풀 없애려 제초제 범벅 만들까. 힘든 호미작업 계속하다 문득 생각이 든다. 네 잎 클로버 찾으면서 하면 재미있을 걸. 지난 번 여기 왔던 어떤 아주머니 순식간에 너 댓 개 찾아내더니. 네잎 클로버가 행운이라고? 만일 그때 나폴레옹이 그걸 보지 못하고 그냥 총에 맞았더라면? 그랬다면 수많은 사람 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 아닌가.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도 나올 필요 없었을 테고. 네 번째 잎은 행운이 아니라 성스러운 세 장의 잎에 마귀가 앉았던 것 아닌가. 하긴 이 클로버 홍역은 옛날 예술인 마을에 살 때 그때도 겪었었다. 잔디밭에 클로버 생기기 시작하면 도리가 없다. 매일 매일 뜯고 또 뜯고. 덕분에 우리 제니랑 놀 시간 많아졌었지만. 눈 딱 감고 그냥 뽑자 파자 캐어내자, 작업 계속. 털별꽃아재비, 개소시랑개비, 한련초, 얘들은 장난이다. 하지만, 마디풀 이 녀석들 뿌리는 제법 질기다. 가끔 눈에 띄는 괭이밥. 그 노란 꽃이 참 앙증맞다. 사실 주름잎 그 보라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쩌랴, 작업은 작업인걸. 메뿌리, 지금 내 잘하고 있는 것인가? 이 녀석들 흰 뿌리는 그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그냥 과자같이 부서져나간다. 바로 이것이 이들의 번식방법. 내년 봄 되면 이 녀석들 하나하나가 새 출발 아니겠는가. 쑥 뿌리 캐내다 흠칫 놀란다. 새까맣게 죽은 땅 같은데, 황금벌레들이 오간다. 그냥 비슷한 색이 아니라 완전 황금색이다. 생긴 것도 독특하다. 둥그런 모양이 아니고 거의 사각형. 날깨까지 달렸는데. 하긴 놀라는 것은 지렁이에게도 마찬가지다. '조용하던' 시야에 갑작스런 흰색 땅색의 꿈틀거림이 가득차면 이 역시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이 녀석 어떻게 건드리지 않고 '잘 모실 수' 있을까. 언젠가 이외수씨의 인터뷰내용.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자기는 그런 사람은 없고 지렁이를 존경한단다. 아무리 황폐한 곳도 지렁이 몸을 통하고 나면 옥토로 변하니, 존경할 만한 존재가 아니겠냐고. 그 말에 힌트를 얻어 서울 집 밭에 지렁이를 풀어놓은 적이 있다. 그 썩어가던 흙에서 정말 거짓말처럼 자연이 살아나던 그 모습을 보며 느꼈던 경외감. 이제 꽃 章을 덮어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 언제 쯤 해국이랑 정선바위솔 만나고 오면 무척이나 허탈해지겠지. 요즘 생활 활력 제로다. 긴장감이라는 것이 없다. 그냥 가만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못된 내 성격. 할 수 없지. 사실 그동안 망설이고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이 책에 다시 빠지는 수밖에. 로마인 이야기. 불규칙한 생활에, 쓸데없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다시 황폐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어쩌랴, 무료와 허탈감으로 시름시름 스러져가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나. '정신적 안정감'을 위해선 차라리 그쪽이 날 것 같다는 결론은 이미 내린 상태. 별 관측을 위한 장비 업그레이드 역시 마친 상태. 경우에 따라서는 새 관찰용으로도 쓸 수 있는 형태로. 어제 이미 둥그런 보름달이었으니, 앞으로 며칠 더 하늘자료 들여다보며 공부한 후, 밤공기와 친해지련다. 마찬가지로, 몸은.... 정신적으로는... 그나저나 이제 열흘 후부터는 밤하늘이 습기 없이 맑아야할 텐데. 가끔 파괴적인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주식 한 번 해봐? 하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내 리듬 사라지고, 엉뚱한 리듬에 나를 맡겨야한다는 것. 설령 돈을 번다해도, 그걸 위해 망친 정신건강과 생활리듬이라는 빌트인 마이너스를 회복이나 할 수 있겠나. 그건 사실 회복이나 보상이 불가능한 비가역적 生구간 아니겠는가. 아서라, 아서, 이건 그저 스쳐지나가는 마음의 유혹일 뿐. 뚝뚝이 이 녀석 말이 아니다. 오른 쪽 눈은 찢어져 농이 흘러내리고, 잘 걷지도 못하고, 제집 문턱에 고개 걸치고 있는 모습 처량하기 그지없다. 먹이는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까운 우유지만 어쩌랴. 항생제 타서 주니 이것은 벌컥벌컥. 뚝디와 뚝틀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레일 위치를 바꾸었다. 길이도 훨씬 더 길게 하고 . 습관이라는 것. 레일 실험을 하려 날 따라오라 불러도 자기들 여태까지의 행동반경 벗어나는 것을 망설인다. 아니, 아직, 예전의 거기가 끝인 줄 알고 그냥 멈춘다. 역시 건빵으로 새로 변한 환경을 느끼도록 유도. 대추가 많이 익었다. 이미 좀 늦었다는 생각도 들고.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연속 사흘간의 작업으로 이젠 뭔가 우리집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 깔끔함 깨끗함 사람 손길 냄새. 이제 며칠 동안 허리 끙끙거려야할지.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이렇게 무리할 수도 있다는 이 상태가. 이번 주 타임지는 스티브 잡스 이야기로 가득.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읽고 또 읽고. 인간 스티브. 이 땅의 뉴스는 탐욕과 자기합리화의 틀에 갇혀있는 인간들 그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땅'의 뉴스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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