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체코 단편소설 걸작선’

뚝틀이 2011. 10. 28. 09:30

책을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그곳 음악도 들어본 적이 있고, 그 땅을 밟아본 적도 있지만, 전혀 접해본 적 없는 그곳 문학세계의 ‘맛’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단편소설 걸작선, 문자 그대로 맛보기 시리즈 아닌가. 역시 언제나처럼 마찬가지. 첫 번째 ‘금주인의 밤’을 읽다가 그냥 덮을 뻔했다. 출판사 측에서야 대표작가의 대표작이라 생각해서 첫 번째로 내세웠겠지만, 지루하고 무슨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지도 않고....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나하고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나 할까. 패스. 두 번째 이야기 ‘애견가게’. 어느 정도 읽을 만하다. 쓴 웃음 머금고. 세 번째 ‘마이너스 1’. 뭐 이런 게 있지. 논리적이니 뭐니 그런 관점에서 볼 것도 없이..... 가만 있자. 혹, 내 마음이 너무 삭막해진 것일까? 문득 스치는 생각. 만일 우리나라 단편집으로 대표작 몇 편을 골라냈는데, 그것을 체코인이 읽게 된다면? 마음 자세가 바뀌니, 그 다음 ‘프라하 가는 길’에선 서정성이, 얀 네루다의 ‘리샤네크와 슐레글’에서는 가슴 짠한 감동까지 느껴진다. 간사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속담이 나에게 적용되는 순간. 그 이후 작품들 하나하나가 주옥같다는 느낌. 실종, 발자국, 악령, 다섯 명,..... 흐뭇한 미소 속에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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