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기

겨울, 꿈

뚝틀이 2011. 11. 24. 20:02

어제 진눈개비가 내릴 때만 해도 밤사이에 눈으로 변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잠깐 뿐.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3뚝이 먹을 물들이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 이제 완연한 겨울이다. Three Cups of Tea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제일 먼저 고른 이유는 딱 하나. 내 꿈.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자신'의 밝은 앞날'을 위하는 그런 단순한 차원보다는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어떤 꿈. 물론 나에게도 꿈이 있었고, 큰 틀에서 볼 때 난 내 꿈을 이루며 살아왔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행복하다. 하지만, 사실 내 어렸을 적부터의 꿈은 따로 있었다. 야학. 배움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내 도움을 주는 것. 원래 이 생각은 심훈의 상록수를 읽을 때 생겨났지만, '내 욕심'에 우선한 삶을 살다보니, 그 '꿈'은 그냥 '생각'으로 바뀌어갔다. '언젠가 기회가 오면'으로. 그래도, 적어도 '생각의 세계'에서 그 '계획'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도 바로 그 것, 야학. 하지만, 이곳에서의 처음 시도, 야학도 아니고, 그냥 아이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벽, 그것은 이제 너무 늦었다는 것. 아이들과 가까이하기엔 내 나이가 너무 늙었다는 것. 나의 자격지심이 아니라, 교육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진실, 바로 교감이라는 그 차원에서. 그에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젊은이'가 그들과 함께하는 것.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렇다. 야학이니 교사니 하는 것을 내 직접 하는 것이 내 꿈이었지만, 그 목적이 어린이들에게 꿈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 꼭 나 자신이 그 역할을 맡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그 '젊은이'는 바로 전도사였고, 우리 초가집에서 시작한 교회가 이제 그 '젊은 목사'의 교회가 커져 다른 곳으로 나갔지만, 내 눈에 들어온 것 또 하나. 이 마을 구성원의 대부분은 노인이고, 더구나 남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독거노인들인데, 이 젊은 목사가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줄 뿐 아니라,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마음의 평안을 준다는 것. 사실 내 꿈이 틀을 잡기 시작한 상록수 그 시절에는 내 꿈이 야학이라는 시야에 국한된 것이었지만, 노인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 이것 또한 작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이것은 기독교라는 종교의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이다. 어쨌든 이제 그 꿈을 다시 살리련다. 이곳에 교회를 지으련다. 오늘 그 첫걸음. 모든 것이 수월하게 풀리는 것 같았는데, 첫 단계부터 생각지도 않았던 장애에 삐걱거린다. 하지만, 지금 손에 잡은 이 '세 잔의 차'에 비해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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