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Margaret Cheney의 'Tesla : Man out of Time'

뚝틀이 2012. 8. 31. 04:38

http://theoatmeal.com/comics/tesla

아들이 보내온 메일, 자기장 세기의 단위는 테슬라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그의 이름, 참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그래서 책 주문.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비 과학자' 저자의 너무나 엉성하고 횡성수설 서술방식에 질려버려 그냥 덮어두었다가, 두 개의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무료함'을 달래려 다시 손에 잡았다. 이번에는 구글에 있는 그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가며.

 

책 말미에 나오는 Hugo Gernsback의 코멘트,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테슬라다. 

“If you mean the man who really invented, in other words, originated and discovered — not merely improved what had already been invented by others, then without a shade of doubt, Nikola Tesla is the world’s greatest inventor, not only at present, but in all history.”

 

내 가슴에 가장 와 닿았던 말은 벨그라드 테슬라 박물관 입구에 쓰여 있다는 조국을 향한 Никола Тесла 그의 희망의 辯.

“Out of this war, the greatest since the beginning of history, a new world must be born, a world that would justify the sacrifices offered by humanity. This new world must be a world in which there shall be no exploitation of the weak by the strong, of the good by the evil; where there will be no humiliation of the poor by the violence of the rich; where the products of intellect, science and art will serve society for the betterment and beautification of life, and not the individuals for achieving wealth. This new world shall not be a world of the downtrodden and humiliated, but of free men and free nations, equal in dignity and respect for man.”

 

 

 

 

 

시대를 앞서가는 수많은 발명을 한 그, 그의 삶은 어땠을까? 온갖 영화와 물질적 풍요를 누렸을까? 그렇지 않았음이 바로 이 책의 이야기.

 

28세 나이에 추천장과 詩集 또 단돈 4센트로 미국에 발을 디딘 그, 에디슨 밑에서 일자리를 찾지만, 직류방식에 매달리는 에디슨에 대항해 교류방식을 주장하다 결별하고, 평생 그와 원수관계로 지내게 된다.(위의 휴고 건스백의 코멘트는 사실 이 두 사람을 대비시키는 뉘앙스도 풍기는 것. 이때 그를 지원한 회사는 웨스팅하우스, 에디슨의 제네럴 일렉트릭 회사에 대항마. 역설적이게도 테슬라의 비극은 이때 잉태된다. 초기엔 그의 교류특허 사용료 계약을 맺지만, 웨스팅하우스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테슬라는 '시원하게' 권리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는데, 사실 이 사용료만 받았더라면 그 후 그의 여러 연구에 금전적 고통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테슬라가 평생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분야는 무선통신과 무선 에너지 전송 시스템. 세상에는 마르코니가 이 분야의 발명자요 권위자로 알려지며 온갖 영화를 누리는 사이, 테슬라는 계속 웨스팅하우스에 연구자금을 구걸하러 다니게 되고. 결국 그의 사후에 미국 법원의 판결로 1894넌 그가 시연한 무선통신이 인정을 받게 되지만, 죽은 다음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저자 마가렛 체이니는 경쟁자 에디슨 측의 교묘한 음해로 이 세르비아 이민자 테슬라가 정통 미국 엘리트의 일원이 아닌 국외자로 고난을 당해야만 했다고 이야기하지만, 내 생각에는 테슬라 자신에 더 큰 문제점이 있었다. 전형적 천재의 한계성과 욕심, 그것이 테슬라의 화근이었다. 모터, 변압기, 코일, 의료기까지는 당연하다 치더라도, 수직이착륙비행기, 미사일, 고에너지 발사무기, 국가 방위망 등 사회와 전쟁이 그의 관심을 끌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이끌려 그 일도 시작하니, 집중과 끈기가 필요한 발명의 세계에서 초점을 잃게 되고 추진력 또한 떨어져, 어떻게 완성도 있는 결과를 낼 수가 있었겠는가. 지지부진한 연구진척, 새로운 생각이 날 때마다 연구자금 구걸, 냉대, 자신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설익은 생각 언론에 먼저 발표, 허풍장이요 몽상가라는 낙인, 이런 식의 악순환엔 사실 그가 자초한 면이 크다.

 

화려한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의 생활을 물러난 후, 공원의 비둘기를 돌보는 것으로 소일하던 그, 특히 '눈에서 광선을 내뿜으며 그의 품에서 숨을 거둔' 흰 비둘기 그의 정신적 외로움과 절망감을 나타내는 상징성. 이런 식의 삶이 어디 테슬라라는 한 인물에 국한된 이야기이겠는가. 읽는 내내 마음이 답답했다. 더구나 저자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채 늘어놓는 과학분야 내용에서 느껴지는 답답함까지 거기에 겹쳐져. 이제 태풍은 다 지나간 모양이다.